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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선사 진면목 담긴 국내 첫 완역서

  • 불서
  • 입력 2016.11.08 15:01
  • 수정 2016.11.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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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어록’ / 김태완 역주 / 침묵의 향기

▲ '백장어록'
백장회해 스님은 마조 스님의 제자로 선의 황금시대를 활짝 열었던 선승이다. 그의 문하에서 황벽희운, 위산영우 등 뛰어난 선사들이 배출됐으며, 위앙종과 임제종도 백장 문하에서 출현한 중국 선종의 거대한 흐름이었다. 선수행자들이 기존 교단에 의탁해 지낼 때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굶는다’는 노동선을 주창함으로써 선종에 알맞은 규범과 제도를 마련한 것도 백장 스님의 공덕이다.

이처럼 백장 스님은 선종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백장 스님 어록이 온전히 소개된 적은 없었다. 오래전 장경각 선림총서의 일환으로 출판된 적이 있었지만 모호한 번역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고 그마저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그렇기에 백장 스님은 여타 선어록에서 단편적으로 알 수 있을 뿐이었다.

이 책은 ‘천성광등록’에 실린 ‘백장어록’을 빠짐없이 번역했을 뿐 아니라 ‘전등록’ ‘조당집’ ‘송고승전’ 등에 실린 백장 스님 관련 기록도 모두 우리말로 옮겨 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백장 스님이 전한 가르침의 진면목이 담긴 국내 첫 완역서라 할 수 있다.

당송 시대 선어록 번역은 난해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선사들이 주고받은 구어체가 많을 뿐 아니라 선사들이 인용하는 경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역자인 김태완 부산 무심선원장은 10년 이상 당송대 선어록을 번역했을 뿐 아니라 직접 실참수행을 지도하는 등 이론과 실제를 겸비했다. 저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당송언어사전, 당송언어 및 선어록에 관한 기존 연구결과 등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 ‘백장어록’을 최대한 정확하게 번역했다. 번역문에 덧붙인 1000개가 넘는 각주에서는 용어들을 설명하고 경전이나 일화 등 배경 지식을 상세히 소개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병이 나으면 약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만약 스스로 깨닫는다는 것에 고집스레 머문다면, 이것은 선병(禪病)이고 확실한 성문(聲聞)이니, 마치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비록 얼음이 모두 물이지만 목마름을 해갈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부처는 중생을 위하여 처방한 약인데 병이 없으면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약과 병이 모두 사라지면 비유컨대 깨끗한 물과 같다.’
예나 지금이나 수행자에게 어록은 길을 일러주는 나침반이다. 황벽 스님과 위산 스님 같은 명안종사들을 배출한 백장 선사의 가르침이 풍부하게 담겨 있는 이 책은 참선수행자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만6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66호 / 2016년 11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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