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강진으로 전 국민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도 탈핵 정책 전환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불교환경연대,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등 29개 불교단체는 11월29일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인 서명운동 불교본부’를 발족했다. 100만 서명운동 불교본부는 2017년 3월까지 10만명 서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장은 “핵의 기본적 속성은 평화를 깨뜨리는 반불교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기술 또한 없는 상황”며 “이에 불교계는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탈원전을 위한 서명운동에 앞장서기로 하고 ‘핵발전소 100만인 서명운동 불교본부’를 발족하기로 했다”고 본부 발족 취지를 밝혔다.
정부에 △신고리 5, 6호기, 삼척·영덕 신규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신규 핵시설 건설 철회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및 폐쇄 △고준위핵폐기물 관리계획 철회 및 공론화 재실시 △탈핵에너지전환정책 수립과 탈핵에너지전화기본법 제정 △재생에너지 지원 및 확대정책 실시 등 6가지를 요구한 100만서명운동 불교본부는 “이미 많은 선진국이 핵발전을 버리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제라도 정말로 깨끗하고 안전하며 재생가능한 자연에너지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만서명운동 불교본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불자들의 동참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전국적으로 참여단체를 확대해 지역 사찰을 직접 방문, 서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서명은 홈페이지(www.goodbyenuke.kr)에서 가능하다.
100만인이 동참한 서명은 2017년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전달되며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약속을 받는 데 사용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다음은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불교본부 발족 선언문 전문.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 불교본부 발족 선언문’ 지난 9월28일 국내 지진 계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 규모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 400여회 이상 계속되는 여진으로 원전 인근 주민은 물론 전 국민의 원전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주를 포함한 인근지역은 방폐장과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된 세계 최대 원전밀집지역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핵 시설관련 비리도 많고 정보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남한넓이와 맞먹는 광범위한 지역이 방사능에 오염되었으며 태평양도 오염되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26기(신고리 4호기는 상업운전 전이나 이를 포함)로 세계에 유래 없는 핵발전소당 인구밀집 세계 1위 국가입니다. 아직도 많은 핵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을 예정에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오래되고 낡은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기서 나온 많은 양의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는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또 다른 짐이 되고 있습니다. 대전에선 고준위 핵폐기물을 이용한 연구를 수십 년째 진행했으나, 인근 주민들은 최근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핵발전을 버리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많은 선진국들이 추가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했으며, 핵발전의 종주국이라고 하는 미국, 프랑스에서도 핵발전소 개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핵발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더 이상 불안한 핵발전소를 옆에 두고 살 수 없습니다. 10만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을 후손들에게 떠넘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핵에너지가 싸고 안전하고 청정하다는 홍보에 세뇌가 되고, 핵발전을 멈추면 우리나가가 암흑세계가 될 것처럼 과대포장된 핵발전의 허위선전들에서 벗어나서 핵발전은 결코 싸지 않고 불안하고 위험하고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기술이 현재 지구상 어느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제라도 정말로 깨끗하고 안전하며 재생가능한 자연에너지로 정책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전국의 많은 환경관련단체들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탈핵을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100만인 서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명존중과 소욕지족의 불교사상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며 핵발전에 의존하는 지금의 에너지 정책은 맞지 않습니다. 이에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인 서명운동 불교본부를 구성하고 햇빛과 바람과 지열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로 정책을 전환하여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에 불자들이 앞장서고자 합니다. 우리의 요구 2016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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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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