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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중·일 첫 원효 릴레이 학술대회 열린다

  • 교학
  • 입력 2016.12.08 13:02
  • 수정 2016.12.08 17:00
  • 댓글 0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
원효 탄신 1400주년 기념해
내년 3월부터 순차적 개최
한국대회 국내외 14명 참석
가나자와문고와 공동으로
6월23일~8월17일 사본전도

내년 원효 스님 탄신 1400년을 맞아 한·중·일 3개국 학자들이 참여해 스님의 저술과 사상을 조명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가 열린다. 특히 ‘원효 스님’이라는 공동 주제로 각 나라를 순환하며 개최되는 이색적인 형식의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산하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단장 김종욱)은 원효 스님 탄신 1400주년인 2017년 한·중·일 3국을 순환하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시작은 3월 23~24일 중국 인민대학에서 열리는 ‘원효와 동아시아불교’ 공동 학술대회다. 동국대, 중국 인민대학, 민족대학 공동 개최로 진행되며 신라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사상계에 미쳤던 원효 스님의 영향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한 차례 학술대회로 끝나지 않고 동국대와 인민대학, 민족대학에서 동아시아 ‘불교 보편성과 각국 특수성’ 주제의 정례 공동 학술대회를 매년 돌아가며 열기로 해 더욱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조은수 서울대 교수와 김천학 동국대 HK사업단 교수가, 중국에서 스징펑(史經鵬) 민족대학 교수와 장웬량(張文良), 장펑레이(張風雷) 인민대학 교수가 원효와 중국 불교사상가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다. 대회 종료 후에는 김종욱(HK연구단장)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이 인민대학에서 ‘원효 불교와 서양철학의 접점’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원효 스님의 주저 ‘대승기신론소·별기’의 현대 철학적 의미를 조명한다. 김영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도 ‘근대 중국불교에서 기신론의 위상과 철학적 의미’를 강의한다.

두 번째 학술대회는 한국에서 열린다. 동국대가 주최하며 5월19~20일 ‘21세기 원효학의 의미와 전망-원효 찬술 문헌의 계보학적 성찰’이 주제로 총 14명의 국·내외 학자들이 모여 원효 스님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원효학 학술축제’다. 이 대회의 특징은 원효 스님의 주요 저작들을 일일이 검토하는 것이다. 한 명의 학자가 원효 스님의 대표 저술 하나를 전담해 심화 연구한 성과를 발표하며, 텍스트(사본 포함)와 사상 두 측면을 동시에 다룬다. 또한 각 텍스트에 대해 원효 스님 이전 인도 및 중국에서 관련 문헌이 어떻게 유통되고 영향을 미쳐왔는지에 대해 거시적으로 조명한다. 이 토대 위에 원효 스님의 사상을 해석학적으로 접근, 그 의미와 사상사적 위상을 밝혀내겠다는 취지다.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최연식 동국대 교수가 ‘기신론소·별기’를, 안성두 서울대 교수가 ‘이장의’를, 이시이 코세이 일본 고마자와대학 교수가 ‘금강삼매경론’을, 모로 시게키 일본 하나조노대학 교수가 ‘중변불변론소’를 발표한다. 이어 고영섭 동국대 교수의 ‘십문화쟁론’,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의 ‘판비량론’, 박광연 동국대 교수의 ‘보살계본지범요기’, 야오잉 중국 푸탄대학 교수의 ‘본업경소’에 대한 심화된 연구 성과를 접할 수 있다. 남동신 서울대 교수가 ‘법화종요’를, 장웬량 중국 인민대학 교수가 ‘열반종요’를, 요르그 플라센 독일 보훔대학 교수가 ‘화엄경소’를 발표하며 노로 세이 일본 류코쿠대학 교수와 이수미 동국대 교수는 각각 ‘승만경소’와 ‘금광명경소’의 일문(逸文)을 수집해 소개한다.

끝으로 14개 연구 성과를 총결산해 ‘21세기 원효학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불교와 서양철학을 전공한 김종욱 불교문화원장의 진행으로 원효 스님의 저작과 사상을 현대적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21세기 동아시아 문명을 선도할 수 있는 철학적 담론을 어떻게 생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다.

세 번째 일본에서의 학술대회는 일본 소재 한국불교 사본 전시회인 ‘원효와 신라·고려불교’와 함께 열린다. 전시는 가나자와문고(金澤文庫)와 동국대 HK연구단이 공동으로 6월23일~8월17일 일본 가나가와현 현립 가나자와문고에서 진행한다. 가나자와문고는 일본에서 동아시아 불교문헌이 가장 방대하게 집성된 가마쿠라시대의 불교전적을 제일 많이 소장하고 있는 굴지의 문고다. 문헌 가운데 다수가 일본의 국보와 귀중문화재로 지정됐으며, 현재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도 추진 중이다. 한국 불교문헌의 경우 원효 스님의 ‘대승기신론 별기’와 보조지눌 스님의 ‘화엄론절요’ 사본 등을 소장하고 있다. 때문에 가나자와문고에서 원효 스님 탄신 1400주년을 기리기 위해 일본 소재 대표적 한국 불교문헌들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일본 소재 원효, 지눌 스님의 저술을 포함, 신라·고려불교의 문헌·사본들을 총망라해 볼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될 전망이다. 또한 원효 스님 이후 신라와 고려의 스님들이 일본에 미친 사상적 영향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6월24일 열리는 동국대 HK연구단, 가나자와문고 공동 세미나는 전시회를 기념하고 원효 스님을 일본에 알리기 위한 학술기획이다. 가나자와문고에 유일하게 소장된 원효 스님의 ‘대승기신론별기’뿐 아니라 나고야 혼쇼지(本證寺)에 소장된 ‘대혜도경종요’, 그 밖에 가나자와문고 소장 원효 스님 저술과 의상 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 ‘화엄경문답’, 원흥 스님의 ‘법화경론자주’, 의적 스님의 ‘보살계본소’ 등에 대한 심화 연구가 발표된다. 동국대에서는 최연식, 박광연, 김천학 교수가 발표하고 일본에서는 이시이 코세이 고마자와대학 교수의 기조강연을 필두로 오카모토 잇페이 게이오대학 교수, 도츠 아야노 현립 가나자와문고 주임학예원, 사토 아츠시 센슈대학 교수, 김병곤 미노부산대학 교수의 발표가 이어진다. 또한 원효 스님 저술의 동아시아 유통과 전파를 평생 연구한 후쿠시 지닌 선생이 일본의 원효 연구에 대해 회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3개국 순환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한 김종욱 불교문화원장은 “원효 스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독창적 사상가이자 한국인이 꼽는 최고의 고승이지만 학계를 제외하면 우리 역사와 현재 한국사회에서 그 위상만큼 대접받고 있지 못하다”며 “이는 원효 스님 저술 대부분이 일본에서 전해져 왔고, 근대기 이후에야 한국에 소개돼 연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효 스님의 보편적 학문과 대승보살에 대한 현대적 접근과 다각적인 해석이야말로 원효 스님이 ‘21세기 한국 속의 원효’ ‘세계속의 원효’로 거듭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원효 텍스트의 성립과 유통 문제에 대한 문헌학적 접근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신뢰할 만한 정본 자체가 없는 실정에서 원효 스님을 텍스트의 관점서 새롭게 조명해 사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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