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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통등 축제 능가할 콘텐츠 가능성 충분”

▲ 한국전통등연구원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12월21~26일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기념전시회를 가졌다. ‘나만의 빛, 모두의 빛’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전시회에는 지난 20년간 한국전통등연구원이 연구·개발하고 복원한 다양한 작품들이 소품 형식으로 만들어져 전시됐다.

전통등은 천년이 넘게 이 땅의 밤을 밝혔던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근대 산업화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등은 1990년대 연등회와 지역축제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시 시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2012년 연등회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전통등은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입지를 굳혔다.

전통등연구원, 창립 20주년
‘등 어제·오늘’ 세미나 개최
“문화재 지정으로 입지 굳건
정서 생활화돼야 지속 발전”

위기의 전통등을 복원하는 데 앞장서온 한국전통등연구원(원장 백창호)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전통등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12월21일 서울 W스테이지에서 개최된 학술발표회는 전통등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문화콘텐츠로서의 미래 가치를 전망하는 자리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김범정 한국전통등연구원 연구위원은 ‘전통등 미래를 위한 제언’에서 일본의 대표적 등축제인 ‘아오모리 네부타 마츠리’를 실례로 지속적인 발전가능성을 확신했다.

매년 8월 첫째 주에 열리는 아오모리 네부타 마츠리는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로 인구 30만의 아오모리시에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아오모리 곳곳에서 열리는 네부타 마츠리는 전통등이라는 콘텐츠를 축제와 결합시켜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자 모든 행사가 시민참여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화합과 소통의 자리로 평가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아오모리 마츠리 외에도 센다이 다나바타 마츠리, 아키타 간토 마츠리, 야마가타 하나가사 마츠리 등이 일본을 대표하는 축제로 꼽히면서 전통등이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의 전통등이 지속가능한 문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등을 축제 아이템으로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생활 속으로 끌어들여 전통등의 정서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이제 전통등은 가능성을 넘어 경쟁력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확실한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은 지금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적기인 만큼 전통등이 미래에도 가치를 인정받고 자랑스런 문화로 육성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호 전북대 교수는 등이 갖는 문화적 기능에 주목했다. 정 교수는 ‘전통등의 역사적 변화와 관련 의식’에서 “등은 아름다움을 즐기는 작품인 동시에 소원을 담는 그릇”이라며 “예전부터 각양각색의 전통등을 만들어 밝히고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것도 이러한 특징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은 조명의 기능을 기본으로 장식의 기능, 군사적 신호의 기능, 놀이의 기능, 순찰의 기능 등 우리의 삶에서 다양하게 활용됐다”며 “특히 현대에는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종이컵으로 감싼 것이 시위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데, 이 역시 사회의 변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원이 담겼기에 변형된 형태의 등이라 말할 수 있다. 등 문화는 앞으로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하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형성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은 “전통등 복원을 위해 20년간 매진한 결과 옛 문헌에 이름만 남아있던 한국의 전통등을 복원했고, 북녘의 전통등까지 이어졌다”며 “이제는 과거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의 전통등을 제작하기 위한 다앙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부족함을 알기에 작품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미래를 향한 디딤돌을 놓았다면 이제는 그 디딤돌을 밟고 하늘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겠다”고 한국전통등연구원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73호 / 2016년 12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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