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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동식  |  ld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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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3  13: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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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6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바미얀에 있는 큰 석불을 파괴했다.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뮬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이것은 알라신을 찬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 38m로 세계 최대의 이 불상을 부수기 위해 탈레반은 처음 대공포를 쏘아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자 석굴 벽에 조성된 감실에 일일이 대전차지뢰를 넣고 다시 얼굴부분으로 대포를 발사해 한꺼번에 잇달아 터지도록 해서 결국 거대한 불상을 돌 부스러기로 만들었다.

바미얀의 이 석불은 서기 400년 경 중국의 법현 스님이, 630년에는 현장 스님이 이곳을 지나며 그 장엄한 광경을 기록해 놓았고, 727년에는 신라의 혜초 스님도 다녀간 유서 깊은 곳이다. 탈레반 정부가 이러한 인류의 문화유산을 파괴하겠다고 선언하자 국제사회는 야만적인 행위라며 비난했지만 탈레반은 기어코 파괴를 해서 불교인들을 애통하게 했다.

탈레반은 왜 석불을 없애려했는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석권하고 원리주의적인 통치를 시작한 것은 1996년이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들에 대해 경제봉쇄조치를 실시했다. 이 조치로 아프간인들이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게 됐고, 5년 후인 2001년 초, 이들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실제로 1992년 아프간의 인구는 2000만명이었지만 10년이 채 안 돼 250만명이 굶어죽고 난민이 되어 외국으로 떠나 인구의 40%가 감소했다고 한다.

국제사회는 바미얀 석불의 복원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당시는 석불의 얼굴 아랫부분이 살아있었고 이마 부분만 잘려나간 상황이었다. 그래서 스웨덴의 복원전문가를 통해 교섭을 한 모양이다. 이에 탈레반 정부는 당장 어린이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으니 불상의 얼굴을 고칠 돈이 있으면 어린이를 구호하자고 제안했으나 복원추진 측은 오로지 불상 복원에만 돈이 쓰여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탈레반은 종교지도자 회의를 열어 더 볼 것도 없이 파괴하기로 결정했다고 당시 탈레반 국제대사가 밝혔다. 물론 자신들의 파괴행위에 대한 변명이겠지만 당시 탈레반 정부가 미워 그 정부 아래에서 고생하는 아프간인들의 아픔에 국제사회가 눈을 돌리지 못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칸다하르’라고 하는 영화로 아프간 여인들의 참상을 고발한 이란의 국제적 영화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아프간 불상은 파괴된 것이 아니라 치욕에 견디다 못해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의 끝없는 비극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느끼고 수치스러워 무너져 내렸다는 주장이다.

새해를 맞으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에게 부처님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전국은 불사를 하느라 한창이었다. 전각을 고치고 요사채를 짓는 공사가 끊이지 않았다. 외국에서 들여왔을 거대한 나무들이 전기톱으로 다듬어지고 수입한 석재들이 허연 돌가루를 공중으로 뿌리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기독교 인구가 불교 인구를 추월했단다. 젊은이들이 절을 찾지 않는다고 걱정의 소리가 높다. 아니 스님이 되려는 사람이 없어서 더 문제라고 한다. 왜 부처님을 찾고 불교에 귀의하려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반면에 교회는 그렇게 증가하는가? 이 시대에 불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우리 불교는 절망을 닦아주고 희망의 빛을 보여주고 있는가? 그게 안 되어 신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이 시대 가난하고 먹고 살 길이 없고 희망이 없어 자살을 결심하는 이웃과 청년, 그들에게 ‘반야심경’과 ‘천수경’, 해탈은 어떤 의미일까? 고래등보다 더 높아 보이는 집들 안에서 황금으로 빛나는 부처님들을 계속 모시는 이 나라에서 부처님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혹 우리나라도 아프간의 부처님처럼 스스로 무너져 내린다는 말이 들리지는 않을까?

이동식 언론인 
lds@kbs.co.kr
 

[1374호 / 2017년 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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