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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재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멋과 심성

  • 불서
  • 입력 2017.02.06 15:56
  • 수정 2017.02.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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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읽는 우리 미술’ 신대현 지음 / 혜안

▲ ‘테마로 읽는 우리 미술’

 

우리가 오늘날 볼 수 있는 문화재의 대부분은 그것이 생겨날 당시 사람들이 지니는 미의식과 정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오랜 역사가 더해져 지금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 그래서 문화재는 역사가 빚어낸 민족의 작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화재도 보는 이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문화재를 보면서 잘되고 잘못된 부분을 평가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점수를 부여하고 순위를 지정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당시의 시대상을 읽고 민중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을 가진 이들도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미술사를 연구해온 신대현은 후자의 경우다. 그는 문화재를 보는데 있어서 한 시대의 미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통시대적이고 종합적으로 놓고 평가하려 애썼다. 작품에 녹아 있는 우리의 성정을 살펴보면서 옛사람들과 동감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테마로 읽는 우리 미술’에 담았다.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원고를 가다듬어 테마별로 묶었다. 저자는 우리의 대표 미술작품을 석불, 석탑, 금속공예, 불화, 목조, 건축 및 문화유적 등 6개 테마로 분류하고 그 중에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성정이 잘 담겨 있는 47편의 작품 및 유적을 뽑아 해석한 것이다.

저자는 특히 작품의 양식과 형식을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살피면서 깊은 성찰이 이뤄지도록 안내하고 있다. “문화재에 있어서 작품의 내면이란 그 안에 녹아 있는 시대의 감수성과 대중의 바람”이라고 설명한 저자는 “작가뿐만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감성과 아픔이 함께 배어 있어 역사의 한 부분이 되는 게 문화재이니, 겉으로 드러난 것 이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도 함께 들여다보아야 올바른 작품 감상”이라고 우리 문화재 감상법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저자는 “미술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란 참 어렵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미술, 곧 문화재는 겉만 본다면야 ‘가치’와 ‘역사’가 핵심이지만, 실상은 인간 삶의 갖가지 흔적과 자취가 그 속에 어우러져 있다. 그러니 겉만 보고 지나쳐서는 안 되고 그 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야 거기에 담긴 옛 사람들 삶의 흔적을 보며 감흥이 일게 된다. 만일 감흥 없는 문화재가 있다면 그것은 화석일 것”이라고 시대를 뛰어넘어 생명력이 넘치고 감흥을 줄때 그것이 바로 진정한 문화재라고 단언한다.

▲ 우리 미술 황금기의 서막을 알리는 걸작으로 평가받는 서산마애삼존불의 미소는 백제 사람들의 심성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난 30년간 한국미술사를 연구해온 저자 신대현은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소개하면서 작품의 탄생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 작품의 가치를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통해 옛 이야기를 전하듯 풀어놓았다.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 마애삼존불의 미소와 문화재적 가치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화엄사 효대의 4사자 삼층석탑에 깃든 연기조사와 그 어머니의 사연이 들려주는 애틋한 이야기,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왔지만 한국전쟁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채 경복궁 경내에 남아 있는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 세련된 디자인의 갑옷을 입은 경주 감은사지 동탑 사리함의 사천왕상, 갑작스런 죽음마저 지극한 애정으로 극복한 조선시대 여인의 애절한 사부곡 전설이 깃든 울진 불영사 환생전기 현판, 정토세계를 향한 아름다운 상상을 작은 건축세계로 표현한 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닫집과 극락조 등 갖가지 사연이 깃든 우아한 품격과 다양한 미를 드러낸 미술작품들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47개의 작품 해설을 보고 듣다보면 어느새 불교문화재에 대한 알음알이가 확장된 것은 물론, 우리민족의 정서적 변천사까지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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