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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살라에서 펼쳐지는 불교논리학은?

  • 불서
  • 입력 2017.02.13 14:08
  • 수정 2017.02.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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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논리학의 향연’ / 범천 지음 / 불교시대사

▲ ‘불교논리학의 향연’
‘바른 사고의 형식 및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을 일러 논리학이라고 한다. 그래서 명제와 명제가 서로 관계하는 원리뿐만 아니라 이 관계를 해명하고 그에 대해 타당한 진술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기법까지 연구영역에 들어 있다.

이러한 논리학은 중국과 인도, 서구에서 따로 발전해 어느 정도 체계를 이루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이 다가서기에는 어렵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종교의 틀을 갖추기 위해 교리적 입장에서 완벽해야 할 종교, 그 중에서도 불교는 어떨까. 불교에서도 다른 학파의 교리를 부정하고 불교의 입장에 입각해 불교교리를 논증하기 위한 논리학이 계승 발전됐다. 때문에 불교논리학은 불교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불교논리학의 향연’은 뺀첸쐬남닥빠가 쓴 불교논리학 개론서인 ‘논리학-일체법을 비추는 거울’의 내용을 근간으로 한국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1999년 출가해 2004년 북인도 다람살라 불교대학에 입학, 2006년 달라이라마로부터 사미계와 구족계를 수지하고 반야부 과정을 정식 졸업한 데 이어 중관학 등을 수학한 범천 스님이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서 실제 행해지고 있는 불교논리학을 정리한 것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다. 생소한 부분이 많아 첫 대면이 그리 녹록치 않다. 우선 첫 번째 장인 ‘논증식과 그 요소’에 등장하는 유법, 소립과 소립법, 소파와 소파법, 논거, 보기, 편층 등의 단어만으로도 혼란스러울 만큼 생경하다. 이어 유효논거와 무효논거에 등장하는 단어들 역시 생소하긴 마찬가지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단어와 설명의 연속이어서 결코 만만치 않은 읽기가 지속된다.

이어지는 ‘연습문제’와 ‘티베트식 대론 개요’는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어렵고 난해한 질문과 응답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점차 사물을 이해하고 불교의 논리적인 대화법에 빠져들면서 놀라움을 맛보기도 한다. 연기법에 근거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왜 있는지를 묻고 이해하는 과정이 새롭게 다가서기 때문이다.

한국불교가 선불교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따져 묻고 답하면서 의문점을 대화로 풀어 깨달음에 다가가는 과정이 낯선 풍경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묻고 응답하는 과정 자체에서 흥미를 발견하고 빠져드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다.

다람살라를 참배하며 티베트 스님들이 곳곳에서 서로 묻고 답하는 광경을 목격한 독자들이라면 조금은 더 친숙하게 대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불교논리학의 실천 현장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사진자료를 첨부해 흥미를 더했다. 1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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