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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혼저 돌아옵서예

기자명 성원 스님

혜인 큰스님 속환사바 하소서

 
일곱 번째 정기공연을 마쳤다. 모든 면에서 대만족이었다.

약천사 회주 혜인스님 일대기
천진불들 합창 공연으로 재연
노래와 안무 완벽하게 소화한
리틀붇다 합창단에 함박웃음

매번 스토리가 있는 합창으로 공연을 준비하는데 이번 무대는 작년에 입적하신 약천사 회주 혜인 대종사의 일대기를 영상과 합창으로 엮어서 그 의미가 더욱 새로웠다. 큰스님께서 속환사바(速還娑婆) 하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혼저 돌아옵서예-신심과 원력의 삶 혜인큰스님 이야기’로 제목을 정해 스님 향한 그리움과 떠나신 아쉬움을 담아 보았다.

비단에 수를 놓는 격이라고 할까. 이번 공연에는 의상도 너무나 좋았다. 실은 중국 측에서 우리 약천사 리틀붇다어린이합창단에 우호협력의 의미로 ‘제주화성 예술청소년 우호합창단(濟州華星藝術靑少年友好合唱團)’이라는 긴 명칭으로 불러 주면서 한중교류의 가교 역할을 부여해 주었다. 이것에 머물지 않고, 중국정부 국무성 마크를 찍고 직접 자수까지 놓은 치파오를 모든 단원들에게 만들어 주었다. 마침 우리들이 준비한 드레스와 색상이 잘 맞아 무대는 더욱 빛났다.

작년에 결성된 부산 대원선재합창단원들과 사하구 관음사 단이슬어린이합창단원들 그리고 자모들이 “약천사 리틀붇다의 공연을 직접보고 배우겠다”며 대거 참석해 단원들이 더욱 긍지를 갖고 공연한 것 같다.

어린 합창단원들은 연습 때 너무나 지친다며 주지스님이 연습장에 들어가면 더욱 엄살을 부리며 힘겨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어쩌랴. 안무선생님의 날카롭고 무서운 지도방식을 차마 헝클릴 수 없어서 구원받고 싶어 하는 간절한 눈길을 애써 무시하고 돌아서며 아무 말 해주지 못하니 말이다. 그들은 돌아서는 스님의 아픈 마음을 알지 못하겠지?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연습 내내 한 번도 온전하게 하지 못해서 걱정 가득 안은 채 막을 열더라도, 머리 다듬고 화장하고 의상을 갖추어 입고 무대에 오른 리틀붇다는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우리의 걱정을 숨어 웃기라도 하듯이 온전히 연출을 소화해 주었다. 어쩌면 어린아이들은 노래 연습과 안무를 각자 다 소화시켜두고는 염려하고 걱정하는 우리들을 슬슬 골려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매번 그토록 불안한 마지막 연습의 모습을 보여 놓고는 막이 열리면 저토록 온전히 꾸며낼 수 있는가 말이다. 그들이 귀여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들의 과민한 걱정을 귀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나 않았을까 웃음이 나온다.

혜인 큰스님께서는 ‘약천사를 지은 일보다, 리틀붇다를 이끌고 가르치는 것이 훨씬 잘한 일이다’시며 관심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다.

이번 무대에서는 스님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고자 스님께서 출생하신 제주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동요 섬집아기를 ‘섬집물애기’로 온전히 제주어로 번역하여 열창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주방언이 고스란히 담긴 대중가요 ‘감수광’을 개사하여 큰스님께서 우리들 곁으로 어서 돌아와주기를 바라며 꾸몄다. 큰스님을 향한 우리들의 간절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잘 전해져 사바로 돌아오시는 스님의 발걸음 재촉하리라 믿고 싶어만 진다.

성원 스님 제주 약천사 주지 sw0808@yahoo.com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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