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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깨어있는 생활이 가장 수행자다운 일상”

  • 교계
  • 입력 2017.03.29 18:29
  • 수정 2017.03.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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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행 스님 수필 ‘적당한 생활’
출간기념 ‘북콘서트’ 청계사서
도서출판 모과나무 주관·기획
이미령씨 진행에 진솔한 토크

“물과 같은 자세로 아름답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갑시다. 그것이 적당한 생활입니다. ‘한 걸음 더’를 외치는 속도와 경쟁의 사회에서 우리는 이제 적당한 삶을 찾아야 합니다.”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의 에세이집 ‘적당한 생활(모과나무 刊)’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가 3월28일 청계사에서 열렸다. 법보신문 자회사인 도서출판 모과나무(대표 남배현)가 기획·주관한 이날 북콘서트는 저자와의 대화를 비롯해 청중과의 질의응답, 음악, 사인회 등을 통해 책과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누는 문화공연으로 꾸며졌다.

청계사 주지이자 조계종 15·16대 중앙종회의원, 불교환경연대집행위원, 의왕경찰서 경승실장, 의왕시립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장, 하동청소년수련원장 등 불교계 안팎과 지역사회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행 스님은 수필집 ‘적당한 생활’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와 이를 통한 일상의 변화를 제시했다. 스님의 일상에 미루어 볼 때 다분히 역설적이게 느껴지는 책의 제목만으로도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성행 스님의 평소 활동을 지켜봐 온 청계사 신도들은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성행 스님이 들려줄 ‘적당한 생활’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북콘서트는 음력 초하루를 맞아 200여 명의 불자들이 동참한 기도입재에 이어 시작됐다. 진행은 북칼럼니스트이자 YTN라디오에서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이미령씨가 맡았다. 이씨는 “책 제목은 적당한 생활이지만 스님의 이력을 보아서는 전혀 적당한 생활인 것 같지 않다”는 직설적 대화로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이에 성행 스님은 “남들이 보기에는 어떤지 몰라도 이것이 나에게는 적당한 것이라 생각된다”며 “수행자는 허투루 보내는 시간 없이 게으르지 않아야 하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디든 내가 함께할 수 있다면 머뭇거림 없이 움직여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들의 이목을 기준으로 과하거나 부족함을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게으름 없이 늘 깨어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이 생활이 스님에게는 ‘가장 적당한 생활’이라는 의미다. 명쾌한 첫 질문으로 의문이 풀리자 진행자와 청중들은 빠르게 책속으로 몰입해 들어갔다.

 

“담대한 행동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나요.”
“포교활동을 하다보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깊게 고민해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판단이 서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실천해야 합니다. 해야 하는 일이라고 판단된 후에 머뭇거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담대한 행동입니다.”

스님은 ‘운동화’를 예로 들면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좋은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섰는데 누군가 그것을 보고 신발이 필요하다니 달라고 합니다. 신발이 필요한 사람이 신발을 달라고 하니 바로 그때 신발을 벗어주면 보시가 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며칠 지난 후에 비로소 주겠다고 하면 그 사람이 그때까지 신발이 필요할까요. 그 사이에 다른 신발을 얻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도 신반을 주면 그것은 보시가 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옳다고 생각되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그대 행해야 합니다.”

▲ 북콘서트에 이어 저자 사인회가 진행됐다.

북콘서트는 청계사 합창단 지휘자이자 성악가인 박정향씨와 청계사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어우러지며 문학과 음악이 함께 하는 봄날의 축제로 무르익어갔다. 특히 진행자 이미령씨는 축하공연 후 스님에게 즉석에서 ‘답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동안 망설이던 성행 스님은 불자들의 박수가 이어지자 ‘청산의 나를 보고’ 한 구절로 화답하며 북콘서트에 동참한 불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행 스님은 “사찰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고민과 짐을 지고 있다”며 “그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말들을 전하고 싶어 그동안 썼던 글들을 모으다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글의 모든 주제와 생각들은 불자님들과 함께 하는 생활 속에서 잉태되고 결실 맺은 것인 만큼 이 글은 인연 맺은 모든 이들이 함께 쓴 것이며 특히 청계사 불자님들의 응원과 외호가 있었기에 태어날 수 있었다”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성행 스님은 한국불교문인협회(회장 선진규)가 수여하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날 북콘서트에 앞서 성행 스님은 한국불교문인협회(회장 선진규)가 수여하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불교문인협회 발행하는 계간 ‘한국불교문학’ 2017년 봄호에 수필 ‘과보는 더디 올지언정, 오차란 없다’ 외 1편을 응모한 성행 스님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혼탁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고 교훈이 된다’고 평가 받으며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의왕=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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