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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고미술사학계 거목 정영호 박사 별세

  • 부고
  • 입력 2017.04.07 20:49
  • 수정 2017.04.07 20:54
  • 댓글 0

4월7일, 84세 일기로 세연 접어

▲ 고 정영호 박사.
한국 고고미술사학계의 거목 호불(豪佛) 정영호 전 단국대 석주선박물관장이 4월7일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최고의 미술사학자로 일컬어지는 초우(蕉雨) 황수영(1918~2011) 박사의 제자였던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대 사범대 역사과에 입학하면서 고고미술사학계와 인연을 맺었다. 지도교수의 소개로 만난 황수영 박사 밑에서 공부를 이어나갔으며 간송 전형필 선생을 비롯한 문화재 전문가들과 교유하며 안목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중 황수영 박사 등의 주도로 1960년 창립된 고고미술동인회의 간사를 맡아 미술사학 발전으로의 여정을 시작했다.

고인은 1950년대부터 수백여점의 유적 및 유물을 발굴했는데, 이 가운데 단양신라적성비(국보 제198호)와 중원고구려비(국보 제205호) 발굴은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78년 단양군 성재산성에서 답사를 진행하던 중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내다 발견한 것이 6세기 신라가 단양을 점령한 뒤 세운 진흥왕 비석이다. 이듬해에는 충주 입석마을 비석이 5세기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정책을 기념하기 위한 고구려비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9년 대한민국문화상 대통령상, 2001년 만해학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평소 “조계종 종조 도의국사가 창건하고 입적한 사찰이기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던 양양군 진전사지 발굴도 빼놓을 수 없다. 1974년부터 1979년까지 6차례 조사를 통해 부도(보물 제439호)와 석탑(국보 제122호) 발굴 등으로 진전사가 2005년 국내 첫 폐사지 복원의 역사를 일궈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발굴을 위해 매입한 인근 땅 3000여평을 진전사에 무상기증하기도 했으며 2005년 진전사 낙성법회 당시 조계종으로부터 공로패를 수여받았다.

1977년 이후 지난해까지 200여회에 걸쳐 일본 대마도를 방문, 왕인 박사를 비롯한 선현들의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던 고인은 최근 불탑 관련 연구를 지속하며 열정을 불태우다 세연을 접었다. 장례식장 서울아산병원 30호실, 4월10일 오전 8시 발인. 장지는 양평 선영.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87 / 2017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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