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식품 전락, 이천 오층석탑 운명은?

  • 교계
  • 입력 2017.04.24 13:43
  • 수정 2017.04.24 13:53
  • 댓글 0

돌아오지 못한 성보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한국전쟁 이후 자취를 감춘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현재 미국 라크마(LACMA. 로스엔젤리스 카운티 박물관)에서 ‘석가여래설법도’라는 이름으로 보관되고 있다. 이 불화가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한국전쟁 당시로 추정된다. 한국전쟁 때 신흥사 인근의 미군정 설치로 산문이 폐쇄됐는데 1954년 산문이 다시 열리자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던 것이다. 이후 2007년, 정우택 동국대 교수에 의해 라크마의 ‘석가여래설법도’가 신흥사 ‘영산회상도’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박지선 용인대 교수를 중심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인 보존처리가 진행됐다. 2011년 11월11일 ‘석가여래설법도’라는 이름으로 라크마 한국관에서 전시되며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를 누가 가져갔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조계종이 환수를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반출문화재 중 하나다.

 
▲이천 오층석탑=고려시대 초 이천시 관고동에 건립된 이천 오층석탑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1915년대 중반 경복궁으로 옮겨졌다. 일본이 조선 지배 5주년을 맞아 개최한 ‘시정(施政) 5년 기념 공진회’ 행사장을 장식하겠다는 명목이었다. 이후 오쿠라 기하치로에게 넘겨져 1918년 일본으로 반출됐으며 도쿄의 오쿠라호텔 뒤뜰에서 한낱 장식품 신세가 되어 전시됐었다. 2008년 이천오층석탑환수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지속적으로 요구한 결과 2010년 호텔 측으로부터 일본정부의 동의가 있을 시 반환할 수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2015년 호텔 재건축 공사로 해체된 뒤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을뿐더러, 호텔 측의 미온적 태도에 정부 차원의 관심마저 줄어 반환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천시청 청사 잔디밭에 ‘이 자리는 이천 오층석탑이 놓일 자리입니다’라고 적힌 표석이 서 있다.

 
▲송광사 16국사 진영=도난당한 뒤 행방을 알 수 없는 대표적 성보로 손꼽힌다. 1995년 1월27일 밤, 송광사 국사전에 봉안돼 있던 16국사 진영 가운데 제1세 보조국사 진영과 제2세 진각국사 진영을 제외한 13점이 사라졌다. 조계종은 사건 발생 직후 ‘송광사 성보도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적으로 현상금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사건 해결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체계적인 불교문화재 보존·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정부 역시 성보박물관 건립 예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6국사 진영은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정부 역시 지난 2010년 송광사와 함께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에 이 사건을 등록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