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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강화·도난백서 증보로 유통 봉쇄

  • 교계
  • 입력 2017.04.24 13:46
  • 수정 2017.04.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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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환지본처, 배경은

▲ 2015년 해외 경매에 출품됐던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의 환수를 계기로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체결한 협력각서는, 국외소재 불교문화재 환수 체계 강화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도난 등으로 제자리를 이탈한 성보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환수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조계종과 문화재청, 경찰청의 삼각 공조체계 안착이 손꼽힌다. 민족정신 형성과 동시에 소중한 성보를 이 땅에 조성해온 불교계와 그것의 보존·계승을 목표로 하는 문화재청, 그리고 국가 수사기관의 협업이 지속적인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각공조체계 시너지 발휘
선암사 ‘재인대선사진영’
종단 최초 해외 환수 사례
도난백서, 환수척도 활용

세 기관의 공조체계는 2014년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식’을 맺으면서 닻을 올렸다. 이는 조계종·문화재청·경찰청이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사립박물관장 권모씨가 은닉하고 있던 보물급 불교문화재 31건 48점을 일시에 회수했던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성과에 이은 협약 체결은 불교문화재 회수는 물론 차후 발생할 수 있는 도난 예방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이에 경찰청은 협약 다음해인 2015년 문화재 전문수사관 육성을 골자로 하는 ‘문화재 사범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관련 수사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하기도 했다.

나아가 2015년 해외 경매에 출품됐던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의 환수를 계기로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체결한 협력각서는, 국외소재 불교문화재 환수 체계 강화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이는 조계종 최초의 해외 환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었다. 당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 경매 모니터링 중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발견한 뒤 조계종이 1999년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토대로 도난성보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해외 경매소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으며 조계종은 소장자와 수차례 협상을 통해 반환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해외에서 진영을 이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원소장처인 선암사가 부담함으로써 조계종·문화재청·원소장처 간 협업을 통한 국외소재 불교문화재 환수의 선례를 남겼다.

이후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국외소재 불교문화재의 기본 정보를 주기적으로 교환했으며 현황과 반출경위 등 조사에 협력해왔다. 2016년에만 석천암 ‘지장시왕도’, 송광사 ‘오불도’,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 등 3점을 해외에서 환수해왔다는 사실은, 조계종과 문화재청 간 협업체계가 나날이 공고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송광사 ‘오불도’와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는 소장자에게 도난성보임을 설득시켜 반환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협상과 신뢰구축을 통한 환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기록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해외 경매를 모니터링하고 의심되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소유이력 조사 결과 등을 조계종과 공유하는 방식의 협업체계가 상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도난문화재로 확인될 시 문화재청과 조계종이 제도적 검토와 소장자 협의 등을 나눠 진행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자리 이탈 성보들의 잇따른 환수에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조계종이 1999년 펴낸 백서에는 1984년 1월부터 1999년 6월까지 도난당한 불교문화재 316건 총 453점이 수록돼 있다. 특히 선의취득(善意取得) 주장을 법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1997년 울주 석남사에서 ‘지장보살도’를 훔쳤던 범인들이 백서 발간으로 유통이 불가능해진 것에서 나아가 수사망까지 좁혀오자 자진해서 돌려줬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후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오불도’ 등 해외소재 문화재 환수에까지 위력을 발휘한 백서는 지난 2월 도난문화재 153건이 신규로 수록된 증보판 발간으로 이어졌다. 영문본도 제작돼 해외 경매시장 유통 방지에도 만전을 기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환수는 개인이나 기관의 힘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조계종은 문화재청·경찰청과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공조해오고 있으며, 향후에도 예경의 대상으로서 성보를 되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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