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 진리의 울림’ 테마전 개최
통일신라부터 근대까지, 시대를 망라한 한국의 범종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불교중앙박물관은 6월21~8월20일 ‘2017년 테마전-범종, 진리의 울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범종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법석으로, 합천 해인사 동제 소종, 문경 김룡사 동종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범종과 탁본 25건 45점이 대중에 공개된다. 특히 국내 최고의 범종 주성 기술을 보유한 원광식 주철장(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이 오랜 기간 복원 또는 복제한 범종도 함께 소개해 의미를 더한다.
한국의 범종은 불교의 중요한 의식법구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조성되어 사용돼 왔으며 특히 세부장식이 정교하고 울림소리가 웅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교중앙박물관 측은 “한국 범종은 부처님의 소리 그 자체이며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과학기술과 예술성을 보여주는 결정체”라며 “그 웅장한 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환희심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통일신라-천상의 소리를 전하다’ ‘고려-불법을 담다’ ‘조선-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피다’ ‘근대-호국의 염원을 담다’ 등 시대별 특징을 반영한 주제로 보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한국 범종 가운데서도 가장 깊은 울림을 지닌 통일신라 범종은 천인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한 주악천인상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부처님의 법음을 통해 혼란한 세상을 안정시키고자 한 의도로, 운주지 소장 동종과 양양 선림원지 종이 대표적이다. 고려시대 범종은 삼존불과 함께 원패나 경전 등을 장식한 경우가 많다. 불교가 대중화되면서 소종의 제작도 크게 늘어났으며 불법을 담기 위한 다양한 장식이 사용됐다. 합 천 해인사 동제 소종과 부안 내소사 동종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범종은 문경 김룡사 동종과 양양 낙산사 동종, 합천 해인사 동종이 대표적이다. 범자와 함께 합장을 한 보살입상이 장식된 경우가 많으며 옴마니반메훔과 파지옥진언, 육자대명왕진언 등이 함께 새겨지기도 했다. 억불정책 속에서도 세상 모든 소리를 살피는 보살에게 중생의 염원을 전하고자 한 의도다. 근대 범종은 일제감점기를 거치면서 일부 일본 범종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한국 불교의 자생적인 포교활동 속 조선시대 범종 양식을 따르는 범종이 다수 제작됐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 스님은 “부처님이 처음 법을 설했을 때 천지가 진동했다고 한다. 한국의 범종이 오랜 세월 그 장엄한 진리의 울림으로 중생에게 환희심을 전해 온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범종을 새롭게 조명하고 더 많은 이들이 진리의 울림을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96호 / 2017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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