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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마하카피 자타카-중

자기 희생해 무리를 살린 원숭이왕

▲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Borobudur)의 제1회랑의 마하카피 자타카(Mahākapi Jātaka).

자타카에 나타나는 전생의 부처님은 주변의 모두를 압도하는 지혜와 덕행을 갖추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존재는 아니다.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자기희생과 덕행은 완전한 지혜를 얻어 깨달음을 얻겠다고 하는 부처님의 위대한 서원을 향한 당당한 실천이다. 따라서 자타카의 부처님은 비록 뛰어나지만 여전히 부족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친근하게 나타난다.

망고 열매 발견한 왕이
원숭이무리 죽이려하자
몸 바쳐 무리 탈출 도와

어떠한 망고도 강가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원숭이왕은 강을 향해 자라난 망고나무 가지의 모든 꽃과 어린 과일을 따먹어버리도록 했다. 하지만 개미집 안쪽에 숨겨진 망고 하나가 무럭무럭 자라나서 잘 익은 후 강에 떨어졌고 강을 따라 바라나시 근교까지 흘러갔다. 이때 바라나시의 왕은 어부들에게 상류와 하류에 그물을 치도록 하고 강가에서 목욕을 했다. 그날 저녁 그물을 정리하던 어부들이 그물에 걸린 과일을 발견하고 왕에게 올렸다. 산사람들의 도움으로 이 과일이 망고라는 것을 알게 된 왕은 신하들과 부인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망고의 달콤하고 뛰어난 맛에 완전히 반해 버린 왕은 망고를 더 먹고 싶었고, 산사람들의 도움으로 거대하고 맛있는 망고나무가 강 상류 히말라야 설산 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왕은 뗏목들을 엮어서 큰 배를 만들고 많은 부하들과 함께 강을 따라 히말라야 설산 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맛있는 망고가 가득 열린 거대한 망고나무를 발견하고 강가에 캠프를 차린 후 부인들, 신하들과 함께 맛있게 망고를 먹고 만족하여 밤에 잠이 들었다.

한 밤중에 전생의 부처님인 원숭이왕이 이끄는 8만명의 원숭이무리가 자신들의 망고나무로 되돌아와서 망고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원숭이들의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깬 왕은 맛있는 망고를 자신의 허락도 없이 먹어 치우고 있는 원숭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났다. 왕은 조용히 궁수들에게 활과 화살을 들고 모이게 했다. 그리고 왕은 “망고를 먹고 있는 원숭이들을 둘러싼 후 활을 쏘아라. 내일 우리는 맛있는 망고를 원숭이 고기와 함께 먹을 것”이라고 명령했다. 강가의 망고나무는 궁수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었고 도망갈 곳이 없게 된 원숭이들은 공포에 질려서 원숭이왕에게 흐느끼면서 말했다.

“왕이시여, 궁수들이 활과 화살을 들고 망고나무를 둘러싼 후 활을 쏘아 우리를 죽이려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원숭이왕은 참착하게 부하들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희들의 생명을 구할 것이다.”

원숭이왕은 강을 향해 자라난 망고나무 가지로 가서 엄청난 힘으로 점프하여 강 건너편에 도달했다. 강 건너편 나무와 망고나무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후 나무덩굴을 잘라서 한쪽 끝은 나뭇가지에 묶고 다른 쪽 끝은 자신의 허리에 묶었다. 그리고 강 건너편에서 다시 망고나무를 향해 엄청난 힘으로 점프했다. 비록 뛰어났지만 아직까지 조금 부족했던 원숭이왕은 자신의 허리에 묶은 나무덩굴의 길이를 계산하지 않았고, 나무덩굴의 길이는 강 사이의 두 나무를 연결하게에 조금 부족했다. 원숭이왕은 두 팔을 뻗어 강을 향해 있는 망고나무가지의 끝을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스스로 원숭이들이 도망갈 수 있는 탈출로의 일부가 된 왕은 “내 등을 밟고 넘어 이 나무덩굴을 통해 강 건너편으로 탈출하라. 너희들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노라”며 엄청난 자기희생을 통해 공포에 질린 원숭이들의 생명을 구했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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