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김종욱)은 6월24일 일본 가나가와현 현립 가나자와문고에서 ‘원효 탄신 1400주년 기념 공동학술대회-원효와 신라불교사본’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카모토 잇페이 게이오대학 교수는 “교토 도지(東寺)의 상자에 담겼던 고서 필사본은 ‘판비량론’의 단간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일본인은 이번 학술대회 개최 사실을 인지한 뒤, 5월경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고서 필사본의 ‘판비량론’ 여부를 주최 측에 의뢰했다. 해당 단간은 상자 뒷면에 ‘昭和巳酉秋日(1969년) 西鄕山莊(사이고산장)에서 梅?(우메타니) 기록하다’라고 적혀있어 ‘우메타니 구장본(舊藏本)’으로 불린다. 가로 7.7㎝, 세로 25.7㎝에 5행 총 100자로 구성돼 있다.
오카모토 교수는 이 고문서가 ‘판비량론’ 단간이라는 근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오타니대학 박물관 소장 ‘판비량론’의 단간과 문체, 계폭(界幅, 행과 행 사이의 너비) 등이 일치한다는 것을 들었다. 두 번째 근거로 제시한 것은, 5행 가운데 첫 1행 반(29자)이 나라시대 젠주(善珠, 723~797) 스님의 저작 ‘인명론소명등초(因明論疏明燈抄)’에서 ‘판비량론’을 인용한 부분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오카모토 교수는 “해당 단간에서 인용된 ‘문궤법사(文軌法師)’의 문장은 ‘인명론리문십사과류소(因明論理門十四過類疏)’의 문장과 일치하는데, 따라서 ‘인명론리문십사과류소’가 문궤 스님의 저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차후 연구가 진행된다면, 문궤에서 원효로 전개되는 신라인들의 인명(因明)연구 흐름을 해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98호 / 2017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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