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결성됐다. 그리고 2016년 2월에 ‘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 순례’가 시작됐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동안 매월 5000명에 이르는 순례단이 산사를 찾았고, 무려 66만 명에 이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빠짐없이 순례를 이어온 순례단은 산사에서 ‘천수경’을 독송하고 입정과 사경을 한다. 그리고 108참회기도를 이어간다. 산사에서 염불 소리와 함께 부처님 전을 향해 ‘나를 찾는 108참회 기도문’을 마음속으로 외우며 한 배 한 배 절을 올리는 것이다.
108참회 기도문은 부처님께서 49년 동안 설한 가르침 중에서 불자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내용들을 가려 뽑았다. 일상 속에서 항상 생각해야 할 몸과 입, 뜻으로 짓게 되는 십선악과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전한 삼법인은 물론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등 대승경전에서 마음을 울릴 법문들을 길어 올렸다.
이 책 ‘나를 찾는 108참회 기도문’은 그렇게 순례 때마다 한 배 한 배 절과 함께 마음속으로 서원하던 기도문에 대한 해설이다. 선묵혜자 스님은 “순례를 다니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108배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참회 기도문을 외울 때입니다. 가장 경건하고 가장 간절한 순간이지요. 어떤 이는 두 손을 모아 서원을 빌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과거와 현재에 지은 업장을 녹이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합니다. 기도문 한 구절 한 구절이 진실로 마음을 울립니다.”라며 책을 통해 참회기도문의 뜻을 새기고 매일 아침 108참회 기도로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도 유정과 무정이 항상 안락하고, 나아가 불법을 익혀 완전한 깨달음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즉 열반과 해탈에 이르기 위함입니다. 그래야만 나와 기도가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법구경’에서는 말했습니다. ‘온화한 마음으로써 성냄을 이기고, 착한 일로써 악을 이기고, 베푸는 일로써 인색함을 이기고, 진실로써 거짓을 이겨라.’ 결국 열반이란 특별한 경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불보살로서 살아가는 것, 그 자체라고 보는 것입니다.”
“중생은 흙, 물, 불,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 ‘나’라고 하는 불변의 실체가 없습니다. 즉, 나를 내세우지 말라는 뜻이지요. ‘나’라는 것이 없다면 ‘나’라는 생각이 지어낸 차별심과 분별심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기도문은 이를 참회하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책은 순례를 이끌어온 선묵혜자 스님이 108참회 기도문 하나하나를 이렇듯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안한 마음을 평화로 채우는 안심법문에 다름 아니다. 특히 불교의 핵심 사상과 어려운 용어들을 풀어 설명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불교교리를 배우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불교입문서 역할까지 하고 있다. 답답하고 황량한 현실에 지치고, 가까운 사람을 미워하는 자신이 원망스럽고, 마음 갈피를 잡지 못해 고통 속에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심신을 정화하고 마음을 밝히는 청량제로도 제격이다.
‘나를 찾는 108참회 기도문’에는 선묵혜자 스님의 염불이 담긴 CD가 수록돼 있다. 매일 아침 스님 음성을 들으며 108배로 하루를 열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배려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1호 / 2017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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