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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명 큰스님! 종립선원 봉암사 본분사 지켜주시길”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17.09.04 10:29
  • 수정 2017.09.04 14:31
  • 댓글 36

▲ 조계종 종립선원 문경 봉암사.

태백산 각화사 선원장 노현 스님이 9월4일 법보신문에 ‘적명 큰스님! 봉암사 본분사 지켜주시길’ 제하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편집자

이제 종단 화합 깨는 행동 멈추고
종립선원 수좌로 본분사 보여줘야
촛불집회 동의하는 스님도 극소수
“개인 인연서 비롯” 얘기도 많아
종립선원 봉암사 위의 생각해야

종립선원 봉암사 수좌 적명 큰스님! 태백산 각화사 노현, 이 글을 통해 인사 올립니다. 법체 청안하신지요?

적명 큰스님! 저간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본산인 조계사 주변이 혼란스러움에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과 근심이 앞섭니다. 큰스님 역시 종립선원의 수좌로서 종단을 아끼고 불자들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큰스님께서는 앞서 봉암사 경내에서 ‘청정승가 구현과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배려하신데 이어 서너 차례에 걸쳐 원로 및 수좌회 대표 스님들이 함께 하는 회의를 거쳐 전국승려대회의 결의를 이끌어 내려 애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스님의 뜻과는 달리 모임 자체가 성사되지 않은데다 원로 스님과 선원장 스님 다수가 반대해 승려대회 개최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큰스님의 수행력에 비할 바 없는 소납이 큰스님께 간곡히 청하고자 하는 것은 이제는 종립선원의 수좌로서 종단이 안정을 되찾고 새로운 총무원장을 원융화합 속에 선출할 수 있도록 본분사를 여실히 보여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큰스님께서는 평소 후학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목숨을 걸고 도를 닦는 스님들이 봉암사 선원에 여전하기에 불교가 세간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저 역시 깊이 공감합니다. “자신의 수행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니 일상에 별다른 참견을 하지 않는다” 하신 큰스님의 경책은 선방에 계신 수행자들의 귀감이 되어 왔습니다. 알다시피 봉암사는 한국 선수행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수행의 성지입니다. 왜색불교가 여전했던 1947년, 당대를 대표하는 젊은 수좌인 청담, 성철, 자운, 향곡 선사께서 “오직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결사를 시작했던 곳이 바로 봉암사였습니다.

저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성지 봉암사를 지켜 오신 적명 큰스님께서 앞장서 승려대회를 주창하신 데에는 작금의 현실에 깃들어 있는 종단의 문제점에 경종을 울리려는 애종심의 결기가 확고하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불편하고 실망스러운 대목은 한국불교의 수행을 상징하는 봉암사 선원에서 사실상 임기가 만료돼 퇴임을 앞두고 있는 총무원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몇 가지 종단의 문제점을 들어 종단 전체를 적폐라고 규정하는 촛불집회에 차량을 동원해 결제 중인 봉암사 대중들을 보내고 집회에 동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큰스님께서 그러하시니 의정, 월암 스님 등 전국선원수좌회를 대표한다는 몇몇 분들이 총무원장과 종단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 운운하면서 앞장서고 있으니 촛불집회에서 ‘전국선원수좌회’란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혼란을 더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0여 수좌 스님 중 승려대회와 촛불집회에 동의하는 스님은 극소수인 상황으로, 이 어찌 대중공의라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그러한 움직임들이 명진 스님과의 사사로운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니 실망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선방에 앉아 수행에 전념해 온 대중으로서 간곡히 청합니다. 이제는 종단의 화합을 깨는 행동을 멈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큰스님의 지극한 결기를 대중들과 후학들이 잘 알아차렸을 터이니 종립선원의 수좌로서 수행 대중들과 함께 오직 수행에만 매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하신다면 봉암사에 깃든 수행의 향기가 혼란스러운 조계사와 주변을 정화하여 이른 시일 내에 혼란함은 수그러들고 새로운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화합의 기운 움트리라 확신합니다. 소납의 간곡한 요청이오니 귀담아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 각화사선원장 노현 스님
봉암사 주지 원광 스님과 사중 살림을 받드는 대중 스님들께도 한 마디 전하고자 합니다. 봉암사 선원은 물론 대한불교조계종을 대표하는 수좌이신 적명 큰스님과 수행자들이 오직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은 오로지 주지와 소임자 스님들의 몫입니다. “결제 중 산문 밖으로 무단외출을 금할 것이며 선원 운영에 관한 것은 오직 대중공의로 정한다”는 선원의 청규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 큰스님께서 수행에만 진력할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하는 것이 주지의 본분사라는 점을 깊이 새겨 실행해 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종단 안팎에서 신뢰하는 종립선원으로서의 봉암사에 대한 위의는 가을 낙엽과 같이 떨어질 것입니다. 이 점 명심하고 또 명심하길 바랍니다.

지혜와 복덕 부족하여 서툰 글이 길어졌음을 탓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기 2561년 9월4일
태백산 각화사 선원에서 노현 합장
 

[1407호 / 2017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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