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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단 군포교 화랑선원팀 김금자-상

기자명 김금자

애끓는 모정과 부처님 중생구제 원력이 닮았더라

▲ 51, 정법행
애끓는 모정과 중생을 가엽게 여기는 부처님 마음은 같다.
 
막내 간호하는 어머니 정성
공양주 살던 언니 등 불연
어린이·군장병 포교 이어져

막내 동생이 많이 아팠다. 7남매 중 막내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던가? 어머니는 좋다는 병원, 효과 있다는 용한 점쟁이 다 찾아갔지만 이름 모를 병은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 어머니는 매월 초하루, 보름, 약사재일마다 쌀 한 말을 머리에 이고 버스에 올랐다. 공양미였다. 어머니는 덜컹거리는 버스에서도 공양미를 바닥에 놓지 않았다. 무릎에 얹어 고이고이 이고지고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올렸다. 시골에서 시부모님 모시고 살면서도 막내 살려보겠다는 노력이 대단했다. 새벽에 일어나 목욕재계 후 막내를 돌보는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덕분일까. 막내는 결혼해 아들, 딸 낳고 잘 산다. 돌이켜본다. 어머니 따라 절에 가고 어머니의 긴 하루를 지켜보던 어린 마음에 모정과 부처님이 어렴풋이 닮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부처님이 그러셨던가. 인생은 고통이라고. 결혼하고 얻은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시절, 넉넉한 가정은 별로 없었다. 빚을 내 얻은 전세였다. 빚은 전에 살던 집에서 받지 못한 전세금으로 갚을 생각이었다. 앞이 캄캄해졌다. 상황이 변할 기미가 안 보였다.

살아있으면 뭐라도 해야 했다. 집과 20분 거리에 비구니스님들이 거주하는 암자가 있어 친구 따라 가봤다. 마침 백중을 앞두고 있었다. 백중이 뭔지 몰랐지만 매일 기도에 동참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법당도 청소했다. 일찍 혼자가 된 애처로운 언니를 소개했다. 기도도 하면서 공양주로 암자에 머물게 했다. 절에 행사가 있을 때 마다 나는 달려가서 도와주고 뒷마무리까지 했다. 공양주 소임을 묵묵히 견뎌내는 언니를 보면서 기도했다.

내게도 봄이 찾아왔다. 경매로 넘어갈 집은 우리집이 됐고, 전세금도 해결됐다. 아무 관련 없다고 아무리 고개를 저어도 부처님께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어머니의 모정 그리고 우리 가족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불연. 시간이 흘렀고, 포교사의 길에 입문했다.

사실 포교사가 되기 전부터 중증장애인 시설에 근무하면서 사찰 어린이법회를 진행했다. 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어린이법회를 혼자 맡아 이끌어 가는 일이 여간 힘들었다. 동련에서 주관하는 교사대학을 사이버로 공부했고, 지도자 연수에도 빠짐없이 동참하며 아이들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사찰 어린이법회 참관도 다니는 등 발버둥 쳐 봤지만 한계를 느꼈다. 혼자 법회, 프로그램, 간식 모두를 해결해야 하는데 고민이 이만저만 많았다. 함께할 지도자 선생님 구하는 일도 급선무였다. 스님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프로그램 진행하는 분만 오실뿐이었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자 어린이법회는 잠시 쉬기로 했다.

내 능력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마음 한 구석이 아렸다. 한국불교대학 경산도량에 입학했다. 포교사고시도 준비하면서 일이 없는 일요일에는 선배 포교사들을 따라 현장에 나갔다. 어린이법회도 어렵지만 군법당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였다. 그곳 역시 손이 부족했다.

불교인구가 급감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젊은 불자들은 미미했다. 대개 연령이 높았다. 현실이 안타까웠다.

포교사 품수를 받으면 어린이·청소년법회 팀에서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린이·청소년·대학생·군포교 영역이 젊은 층을 만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북지역단 남부총괄팀에는 어린이·청소년팀이 없었다. 상관없었다. 팀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한국불교대학 경산도량에서 어린이법회 선생님 활동을 시작했다. 포교사로서는 군포교 화랑선원팀에 소속돼 전법현장으로 뛰어 들었다.

김금자 경북지역단 군포교 화랑선원팀 kimsuhyen2@hanmail.net
 

[1406호 / 2017년 9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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