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변신은 무죄’이다. 아니 적극 찬양되어야 한다. 보라! 이름 하나 다르게 거니 완전히 달라지는 멋진 예가 있지 않은가? 불교에서 힐링으로…. 가만히 보면 이름을 바꾼 것도 아니다. 단지 이름을 오늘의 말로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교가 원래 무엇인가? 이고득락(離苦得樂), 괴로움을 벗어나 즐거움을 얻자는 종교 아니던가? 바로 힐링인 것이다. 그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연 힐링법회가 대 성황으로 끝났다는 소식이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혜민 스님, 정목 스님, 마가 스님, 법륜 스님으로 이어진 힐링의 자리, 행복 나눔의 큰 무대는 불교가 오늘에 어떻게 있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의미 깊은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이름 하나 다르게 건 것으로 성공을 할 리야
‘그대가 이미 출가했으니 수도인(修道人)이라 불린다. 임금에게도 신하 노릇을 하지 않는다. 온 천하가 머리를 조아려 정성스레 공경한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도안 법사가 후학을 위해 남겨 놓은 이 말은 승가의 당당함을 피력 하려 할 때 종종 인용된다.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우선 내가 머리를 숙여야 하는 법이다. 하심이나 겸손과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른 거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낮춤이다. 이 낮춤이 도를 넘으면 비굴, 굴욕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납자는 명예나 부귀를 구하지 않기에 임금 앞에서도 신하 노릇 할 이유가 없다.
우리 동내에 아주 행복한 시간이 있다. 오후 3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들이 철쭉, 제라늄, 장미가 화사하게 피어있는 유치원 마당에 모여든다. 그리고 설레는 가슴으로 수업을 끝낸 꼬마들이 쪼르르 몰려나올 복도를 지켜본다. 이내 꼬마들이 보이면 미소를 띠우며 손을 흔든다. 이들에겐 꼬마들이 “별아 내 가슴에”이다. 문밖을 나선 꼬마들은 가족의 품속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온통 웃음천지다.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북한이 핵과 유도탄으로 위협을 해도 철쭉이 화사한 이 시간의 유치원은 그저 천상의 세계이다. 어떠한 고난, 괴로움, 슬픔도 없고 더없이 행복한 시간만이 흐른다. 왜 이렇게 행복할까? 꼬마들은 그들을 끊임없이 보호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고 철저
며칠 전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가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공천제가 필요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야당의 문제인 후보와 중도사퇴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다 같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기 전에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지금 지방자치와 지방선거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이 모두 정당공천제 때문인가 하는 점이다. 전에는 문제가 별로 없었는데 2006년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도입한 뒤 갑자기 많아졌는가. 물론 2006년과 2010년의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의 폐해가 많았다. 책임정치 구현 등 기대했던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양상이 두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그 큰 기쁨에 함께 하면서도 늘 아쉬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연등축제다. 연등축제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온 국민, 나아가 외국인들에게까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너무나 자랑스럽고 다행한 일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과 불자들의 동참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머물러 비슷한 행사를 답습하지 말고 보다 발전하여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연등행렬이 갖는-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지나친 엄숙성과 정태성을 바꾸었으면 하는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은 온 누리에 기쁨이 충만한 날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단 연등을 하나씩 들고 걷는 것이 중심이 되고 나면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
며칠 전 마곡사에서는 신록축제가 펼쳐졌다. 그림 그리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겠지만 역시 가장 인기가 높았던 건 숲길 걷기였을 터. 친구, 연인, 가족 두서 너 명씩 작은 무리를 지어 미소를 머금으며 산길을 걷는 모습은 청량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지난 해 신록축제에 참여했던 당시 필자도 그러했다. 하지만 신록축제가 열리기 전인 4월 초 벗들과 함께 마곡사를 찾았을 때는 사념에 이끌려 그러지 못했다. 책 한권 때문이었다. 마곡사에 백범 명상길이 생긴 연유는 이제 상식에 속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 번 되짚어 보자. 청년 시절의 백범 김구 선생이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갇혔다가 탈옥한 뒤 찾아 온 곳이 마곡사였다. 백범 선생은 1898년 가을 ‘원종’이란 법명으로 출가
최근 한 친지가 나에게 보내 준 이메일 ‘중산층의 기준’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국가적 이슈로 부각한 중산층 붕괴현상과 연관하여 중산층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메일은 소위 선진 외국인 프랑스, 영국과 미국의 중산층의 기준과 우리나라의 중산층의 기준을 비교하였다. 프랑스의 경우,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은 ‘1.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다.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다. 3.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다.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4. 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한다. 5.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한다’이다. 영국의 경우, 옥스퍼드 대학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기준은 ‘1. 페어플레이를 한다. 2. 자신의 주장
한국정치의 뜨거운 감자인 개헌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개헌특위 수준은 아니지만 여야가 국회에 개헌논의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주춤한 상태지만 개헌 추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현행헌법 개정 이후 개헌논의기구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개헌의 필요성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18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개헌을 추진했으나 논의만 무성했을 뿐 성과는 없었다. 지난해 대선에선 여야 모두 개헌을 공약했다. 국회에는 새 정부 출범 직전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이 발족했다.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150명은 아직 안되지만 참여자가 벌써 100명을 넘었다. 지금까지 이뤄진 9차례 개헌은 정부형태 등 권력구조의 개편이 초점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정부의 종교예산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대 수혜종교는 불교가 아니라 개신교였다. 불교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등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나, 개신교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의 예산지원에서 엄청난 차이로 불교를 압도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자료가 갖는 몇 가지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총론으로서 전제해야 할 것은 그러한 예산지원의 차이가 종교편향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예산 지원은 종교의 국가적·사회적 역할에 대한 지원이기에 그 자체가 편향일 수는 없다. 그것은 논점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만, 그 인정된 종교의 역할이 과연 지원의 기준에 합당한가를 논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
봄이다.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절기 곡우(穀雨)도 그리 멀지 않았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전을 기다리며 어린 찻잎이 전해주는 푸릇한 향을 떠올리고 있을 시기다. 속 깊이 품었던 망울을 앞 다퉈 터칠 꽃들의 향연도 이제 곧 시작한다. 생동의 계절이 벌써 우리 앞에 다가 왔으니 길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나그네들도 많을 것이다. 자연을 만끽하고자 하는 캠핑족도 이 봄을 간절하게 기다렸을 터. 우리나라 캠핑 인구는 벌써 100만 명을 넘어 섰다고 한다. 캠핑시장도 4000억 원 규모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방송매체의 몇 개 프로그램 영향이 컸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상을 떠난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갖고자 하는 열망에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 이젠, 캠퍼들의 일거수일투족도 캠핑문화라
어떤 경제학자가 경제학을 요약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성적인 경제학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익의 극대화만을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지천이다. 되는대로 많이 챙겨라” 그러나 과연 공짜가 있을까? 불교의 인과법은 그렇지 않다고 가르친다. 필자는 중 3때 심한 관절염으로 몇 달 학교를 쉬었다. 그 때 광주의 유명한 한의사인 C선생의 치료를 받았다. C선생의 한의원은 그 이름부터 유별났다. 그냥 간단이 “인과원(因果院)”이었다. 그때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나중에야 그 까닭을 이해하게 되었다. 병은 반드시 일어난 원인이 있고 따라서 의사는 그 원인을 밝혀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C선생의 치병철학이었다고 생각한다. C선생은 환자가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