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 겨울철 사찰 밥상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다. 제철 식재료로 영양이 풍부하고 조리법이 다양할 뿐 아니라 맛까지 뛰어나 스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김을 활용한 음식으로 노스님께 배운 김자반을 소개할까 한다.사찰에서 스님들은 외출할 때 살짝 적신 누룽지로 식사를 대신하기도 하고 자른 다시마로 멀미를 예방하는 등 간편하게 싸다닐 수 있는 음식을 챙기곤 하는데 이 김자반도 그 중 하나다. 약간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이 더해져 먼 여행길에 함께하면 더없이 좋은 간식이 된다. 한번 만들 때 넉넉히 만들어 보관해
[1324호 / 2015년 12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불교의 목적은 성불에 있다. 성불은 깨달음과 열반과 해탈을 수반한다. 깨달음은 중생의 근원적인 어리석음이 사라진 것이고 열반은 갈애와 집착이 사라진 것이며 해탈은 생로병사를 비롯한 일체의 괴로움이 사라진 것이다. 우리가 중생 놀음을 끝내고 성불하려는 이유는 결국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다. 정토경은 성불의 길로 아마타불이 세운 극락세계에 나기를 발원하고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부를 것을 제시한다. 중생이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오로지 아미타불을 부르면 그 중생이 일으킨 정토왕생원과 중생을 정토에 나게 하려는 아미타불의 본원이 하나가 되어 마
믿을 수가 없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소설을 버무려놓은 글이라 생각했다. 논픽션으로 생각하기에는 전설 따라 삼천리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이 너무 많았다. 조선시대의 일이었다면 무시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근대를 살았던 분의 얘기였다.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전을 쓴 사람이 스님을 직접 모시거나 곁에서 지켜 본 사람들의 증언을 채록하여 글을 썼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물속을 걸어가는 달’(김진태 저)을 읽었을 때 느낌이 그랬다. 수월(水月,1855~1928) 스님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경허 스님의 제자 수월신분
‘수심결’이란 마음 닦는 비결을 말한다. 그러면 ‘수심결’에서 제시하는, 마음 닦는 핵심된 비결은 무엇인가? 보조국사는 ‘육조단경’을 통해 정혜쌍수의 성적등지(惺寂等持)를, ‘신화엄경론’을 통해 원돈신해문(圓頓信解門)을, ‘대혜어록’을 통해 간화경절문(看話逕截門)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서 ‘수심결’은 어디에 위치할까?간화선 수행 제시한 최초 어록간화로 깨쳐 정혜로 불성 장양고려·조선 거쳐 전승 불구하고지도자 부족해 대중화 어려움‘수심결’의 핵심사상은 마음을 닦는 비결로서 간화선이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는 수심결이 간화선보다는 정혜를
치유하는 ‘금강경’ 읽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누군가가 ‘금강경’의 핵심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공(空)을 바탕으로 한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라고 대답할 것이다.감사하는 마음이 곧 지혜수행연기적 관계 깨닫도록 이끌어용서는 자신에게 베푸는 자비결국 타자 향한 친절과 연결대승불교 보살정신의 핵심가치이기도 한 자타일시성불도는 우리 자신과 더불어 타자가 동시에 성불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금강경’은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궁극적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자의 깨달음을 돕는 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공
종경당 수증도량 결성 규약 이야기부처님께서 일대장교를 설하시어 여러 가지 수행을 갖추어 설명하셨는데 종합해보면 수행증득[修證]으로 돌아가는 것을 구경의 경지로 여겼다. 이른바 “일심에 의지해서 만 가지 행을 세운다”고 하는 것이다. 만 가지 행은 일심을 증득하는 데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이 법계로부터 흘러나가지 않는 것이 없고 이 법계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한 것이다.천태 대사는 법화삼매를깨닫고도 참회법을 존중영명 대사는 법화경 염송수행 통해서 유심을 실증저 법계는 미혹함과 깨달음과 성인과 범부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
아름다움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꾸미지 않아도 절로 빛을 발하니 굳이 남의 시선을 끌려 할 필요가 없다. 덧바르고 자랑하려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은 떠난다. 꾸밈이 많아지면 가식이 되고 화려함이 지나치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미라고 여겨져 온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사찰은 이런 아름다움의 정의(定義)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다. 경내를 거닐면 고상하고 편안한 기운이 온몸에 그득 퍼져온다.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고 또 이래야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사찰의 문화
어떤 대상에 달라붙어 자신의 것으로 취하려 하는 욕망은 무상(無常)과의 대결이라는 필패의 싸움을 해야 한다. 자신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무상하게 변한다면, 달라붙어 있는 채 잃어버리고, 달라붙은 채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상은 어떤 대상에 취착하여 달라붙어 있는 것을 의미 없게 만든다. 무상에서 허탈함을 느끼는 것(‘인생무상!’)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취착하는 마음은 자신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어’주기를 욕망하게 된다. 취착을 조건으로 유가 생겨난다는 말은 이런 의미일 것이다. 그런
삶의 원칙이 분명하고, 그 원칙에 충실한 사람은 세상에 드물다. 설령 그 원칙이 다소 이기적이고 편향적이라 해도, 혹 그런 사람이 있다면 ‘대단하다’는 평을 들을 만하다. 하물며 그 원칙이 자타를 아우르는 공익을 목표로 삼고, 지극히 보편타당한 사유를 기반으로 한 경우라면 어떨까! 그런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 앞에서 목숨마저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실로 그가 성자라 하겠다.도교 숭상했던 당나라 고종거대한 노자상 망산에 설치“승려들 깃발 들고 앞장” 명령목숨건 반대로 사죄 받아내수나라 말엽 당나라 초기에 명도(明導) 스님이란
참혹하다. 짓이겨진 흔적들이 곳곳에서 나뒹굴고 있다. 벽에서 파여진 손과 눈, 그리고 처참하게 뜯긴 몸체가 차가운 바닥을 헤맨다. 도려내진 것들이 남긴 윤곽선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날아올 것 같다. 텅 빈 모퉁이 어둠속에서 웅크려있던 유령이 핏물 배인 눈으로 순례자를 노려본다. 그것은 욕망과 광기에 앗겼던 부처님을 되찾으려 100년을 배회해온 과거의 영혼이었다. 탐욕의 잔재를 어루만지며 가련한 영혼들에 말을 건넨다. 부처님이 이곳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주시길, 함께 기원한다. 인간의 무지를 참회하는 기도가 베제크릭(백자극리극, 伯孜克
“슬픈 밤이다. 나는 집을 떠나 돌아오지 않으려 한다.”하니프 쿠레이시의 소설 ‘친밀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사랑·열정 사라진 상대와한 공간서 사는 무감각 상태아이들 크는 재미로 사는 것이인생이란 상식에 실망한 주인감정에 솔직하려고 떠날 결심 동감 어려워 읽는 내내 거북익숙한 관계 깨버리는 독백이진리 찾아 떠난 수행자와 겹쳐집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한 집안의 가장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인 40대 제이. 그에게는 두 아들의 엄마인, 6년을 함께 살아온 파트너 수전이 있습니다. 정식 부부관계가 아닌 만큼 이들은 자유로운 연애를 했습
조사선과 간화선은 동일한가? 체험적인 깨달음의 측면에서 보면, 그 사상적 내용은 동일하다. 이렇게 보면 부처님의 깨달음이나 조사들의 깨달음은 서로 다르지않다. 이점은 보편적인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치로 말하자면 서로 다르지 않다.조사선, 당 육조혜능 이후 시작간화선, 송 대혜종고 이후 출현대표적 차이점은 교외별전 사상역사 위에 펼쳐지는 양상일 뿐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진리는 역사나 시대가 바뀌어도 그 본질에는 변화가 없지만, 진리가 역사 속에서 문화로서 어떤 형태를 갖고 드러나게 되면 그 양상은 다양해
지난 호를 마지막으로 ‘금강경의 치유적 읽기’를 마쳤다. 이제 그동안 44회에 걸쳐서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금강경’의 핵심인 공, 무아,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연기, 무상 등의 가르침에 대해서 좀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하자.부처님 대신할 스승 없을수록부처님 만나려는 절실함 중요모든 인연들에 자애로운 것이금강경 핵심 가르침 따르는 것‘금강경’은 서기 150년에서 200년 사이에 성립된 내용으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시고 나서 21년째 되던 해부터 시작해서 21년간 설법하신 내용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35세에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로 마음을 제어하는 법을 설하셨지만 모두가 생사윤회에 뱅뱅 도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일 뿐이다. 법문이 비록 많기는 하지만 중생들의 번뇌의 때가 무겁고 심식이 혼미하기 때문에 거두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염불수행의 일문만이 가장 첩경이면서 요점이 된다.서로 부처님을 큰소리로부르면 혼미해지지 않고삼매에 들어가 동정일여자타 같아서 염불 이어져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면 현재 눈앞에 오시어 반드시 부처님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중생들은 일체 망견으로 인해 모두가 생사에 속해있기 때문인데 유독 부처님을
미술사는 미술작품을 다루는 학문이다. 거기에는 미적취향, 감수성과 같은 주관적 요소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미술사를 엄밀하고 객관적인 학문으로 만들기 위해 미술사 연구자들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 미술이라고 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으로 보이는 대상을 다루는 학문이니만큼 그 객관성을 비판받는 경우가 많다. 그 비판의 요점을 쉽게 표현하자면 “미술사란 어차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학문 아닌가?” 하는 것이다.지나친 문헌 확실성 강요가 인문학 전반에 문제 일으켜학문 논쟁은 이론·해석 싸움
손에 잡은 것 놓지 못해결국 잡히는 원숭이처럼취착은 좋아하는 대상에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무능력한 수동적인 마음서양철학의 어법으로 말하자면, 촉(觸)이란 일종의 ‘종합’이다. 분석이 분해하고 나누어 핵심적인 요인을 찾는 것이라면, 종합은 분리된 것이나 떨어져 있는 것, 다른 것을 결합하여 ‘하나’로 묶는 것이다. 결합한다고는 했지만, 사실 이 결합이 꼭 의도적인 것이나 의식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령 어떤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귀의 ‘주인’인 내가 그 소리를 듣고자 하는 의도 이전에 발생하는 사건이다.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주어 ‘나’를
겨울, 사찰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보면 생각보다 다양하고 영양이 풍부한 것들이 많다. 다양한 김치는 기본이며 시래기, 묵나물 그리고 겨울 제철 식재료인 김, 물미역 등 해조류들이 지천이다. 이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와 같은 좋은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건강재료들이다. 이번주에 준비한 버섯연탕의 특징은 항암작용이 뛰어난 말린 버섯의 졸깃한 질감을 두드려서 부드럽게 하고 구운두부와 가을의 저장무를 주재료로 사용하여 담백함과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남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추운 겨울, 몸을 따
수나라 말엽 당나라 초기에 도흥 스님이란 분이 계셨다. 어려서부터 그는 남달랐다. 겨우 글을 익히고 생각할 나이인 여덟살 무렵, 흙장난이나 전쟁놀이로 여념 없는 또래와 달리 그는 늘 스님들 꽁무니를 따라다녔다. 그에게는 스님들이 동무였고, 마을 인근의 대광사(大光寺)가 놀이터였다. 열아홉이 되던 해, 그는 결국 대광사로 출가하였다. 눈물 짓는 부모님께 도흥은 맹세하였다.나와 이웃 행복 발원하며열아홉 나이 대광사 출가살해 위협에도 계율 지켜만인 존경받는 스승되다“부처님 가르침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겠습니다.”그리고 얼마 후였다. 당
“엄격하게 실용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폭력은 가끔 참으로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폭력으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공은 종종 타인의 권리와 복리를 희생하는 대가인 경우입니다. 결국 한 가지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또 다른 문제의 씨앗은 뿌려지게 됩니다.”저는 공격을 감행한 이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9·11 폭력 행위를 감행한 이들도 또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입니다. 유사한 일이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일어난다면 아마도 그들도 또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괴로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