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 성공을 향한 경쟁이 치열해진 시대, 법상 스님은 새롭게 선보인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정말 잘 살고 있는가.” 더 벌기 위해 달려온 끝에 남는 것이 허무와 불안이라면, 우리는 이미 삶의 본질을 놓친 것인지 모른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으로 돌아가는 길을 다정하면서도 분명히 제시한다.책은 2006년에 출간된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돼라’의 전면 개정판이다. 출가 초기의 순수한 발심과 현재 수행자의 깊은 사유가 함께 담기며, 20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불교를 배우는 이들에게 ‘업’은 피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되는 핵심 개념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회자되는 업은 대부분 부정적 이미지에 치우쳐 있다. ‘업보를 받는다’ ‘업이 깊다’는 표현은 업을 숙명이나 징벌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히라오카 사토시 교수의 ‘업이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편견을 넘어, 업 사상이 고대 인도라는 역사적 토양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불교에서 어떻게 전개·확장되어 왔는지를 치밀하게 밝혀내는 연구서다.저자는 업을 도덕지침이 아니라, 존재를 형성하는 근본 원리이자 인간 삶을 규정하는 인연의 법칙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요즘 불교는 사찰을 넘어 일상의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명상과 템플스테이, 불교박람회가 성황을 이루는 가운데, 사람들은 위안을 넘어 사유의 근원을 불교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누구나 망설인다. 바로 그 물음에 중현 스님이 ‘불교, 한 번쯤은 궁금하잖아’를 통해 답한다.이 책은 불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교양 강의다. “불교는 종교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부처님의 생애, 불교의 역사와 문화, 수행과 윤리, 생사관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전 영역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었다. 중현 스님은 교리
이갑숙 작가의 산문집 ‘시절인연’은 환갑을 훌쩍 넘긴 한 인생이 걸어온 길을 “시절 인연의 주름”이라는 말로 되짚는 자전적 성찰이 담겨 있다. 작가는 사람과 자연, 법과 글을 통해 맺은 인연을 삶의 향기로운 법문으로 되살린다. 그의 문장은 한 생애의 주름마다 새겨진 인연의 깊이를 찬찬히 헤아리며, 존재의 근원을 되묻는다. 하여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세월이 남긴 흔적 속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새롭게 발견하는 수행의 기록이다.작가는 자신을 향해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사진 속 해맑은 어린아이와 거울 속 주름진 노년의 얼
불교의 궁극은 깨달음이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먼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미 드러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 ‘금강경 직지설법 1’이다. 김태완 무심선원장은 조사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이자, 수행자다. 그는 2001년부터 수행자들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금강경’의 뜻을 곧장 마음으로 인도하는 설법으로 펼친다.이 책은 ‘금강경’이 전하려고 한 ‘본래 마음’을 체험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선원장은 “모든 이름과 모습이 곧 이름과 모습이 아니다”라는 가르침을 통해, 언어와 형상 너머 ‘이것 하나’의 실
한국 불교미술의 장엄함을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책이 나왔다. 성보문화유산연구원이 펴낸 ‘우리가 사랑한 괘불탱, 마음챙김 컬러링 북’은 불교미술의 정수인 괘불탱을 직접 색칠하며 명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통미술 컬러링 북이다.괘불탱은 사찰의 큰 법회나 의식 때만 공개되는 대형 불화다. 화면 가득한 부처와 보살의 위엄, 섬세한 선묘와 화려한 색채는 보는 이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 장엄한 괘불 세계를 집 안에서도 감상하고 손으로 직접 채색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책에는 국보 4점, 보물 14점을 포함
“지나간 것에 괴로워하지 말고, 오지 않은 것을 바라지 말라.” 부처님이 설한 이 한마디는 오늘의 우리에게 여전히 살아 있는 경구다. 빠른 속도와 끝없는 비교 속에서 흔들리는 현대인의 삶에, 초기불교 학자이자 명상 지도자인 정준영 교수의 신간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고요한 중심을 세우는 수행의 길을 제시한다.정 교수는 미얀마 수행처에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하나로 길을 나섰다. 여정의 끝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수행의 길은 멀리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자리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차릴 때
‘천수경’은 한국 불자에게 가장 익숙한 경전이다. 절마다 새벽 예불과 사시, 저녁기도 때 울려 퍼지는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일상의 신행이 되었다. 그럼에도 ‘천수경’의 참뜻을 알지 못한 채 독송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불광교육원장 동명 스님이 ‘매일매일 천수경’을 통해 익숙함 속에 놓친 경전의 본래 의미를 되살리며, 매일 한 번의 독송을 마음공부로 승화시키는 길을 제시했다.이 책은 동명 스님이 오랜 세월 신도들과 함께 공부하며 직접 제본해 사용하던 교재를 정식 출간한 것이다. ‘천수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엄마는 시코쿠’는 돌봄이 일상이 된 가족의 발걸음을, 일본 시코쿠 섬을 돌며 ‘함께 걷기’로 바꾼 기록이다. 저자는 병원과 약봉투 사이에 갇힌 엄마와의 시간 속에서 길 위로 발을 돌린다. 이 여정에서 엄마의 보폭이 곧 순례의 속도가 되고, 순례의 리듬이 곧 돌봄의 숨결이 된다.시코쿠 순례길은 흔히 시코쿠 섬의 88개 사찰을 잇는 원형의 길로, 대략 1200㎞에 달한다. 이 길 위에서 저자는 엄마와 함께 스탬프처럼 찍히는 납경장(순례 도장)을 하나씩 채우며 삶과 마주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강조되는 것은 ‘완주’가 아니라 ‘함께 서
신라 천 년의 역사를 ‘불교적 지식의 유통·변용·소비’라는 시선으로 새롭게 조명한 안경식 부산대 교수의 ‘신라시대 불교교육사’는 기존의 ‘교육사는 곧 학교사’라는 통념을 전면에서 뒤집는다. 저자는 붓다를 인류 최초의 교육자로 보고, 경전의 번역·강설·독송·필사로 이어진 지식의 흐름을 통해 신라 사회의 학문과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승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저자는 “교육은 지식의 유통과 소비의 과정이며, 불교사 자체가 불교적 지식의 유통사”라고 강조한다. 신라는 불교적 사상을 현지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로, 구술 문명 속에서
불교 근간은 가르침과 수행,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계율에 있다. ‘불교공동체와 계율’은 이러한 율장의 본질을 통해 불교공동체의 형성과 변용을 새롭게 조명한 연구서다. 신성현 동국대 교수가 30여 년간 발표한 논문 중 10편을 엄선해 초기불교에서 대승불교, 나아가 동아시아 불교의 계율 전개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저자는 붓다가 단지 가르침만 전한 성인이 아니라, 재세 시 이미 완벽한 교단과 계율을 설계한 종교적 설계자였다고 본다. “붓다의 교단은 계율이 있었기에 유지될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계율은 불교의 생명선을 지키는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는 수많은 일이 생기고, 그 모든 일에는 예(禮)가 따르기 마련이다. 예는 곧 마음의 바탕이며, 그 마음이 모여 불교에서는 ‘의식’이라 불린다. 천불사 주지이자 사단법인 대한불교 교종 종정인 도산 월성 스님이 평생 여러 사찰을 찾아다니며 옛 스님들의 불공(佛供) 의식을 직접 조사하고, 이를 집대성한 ‘통용불공법요집’을 펴냈다. 더불어 ‘천도법요집’과 ‘다비법요집’도 함께 간행해 불교의례의 통일과 올바른 수행지침을 제시했다. 오랜 세월 사찰에서 직접 집행해 온 불공 의식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은 결과물이 바로 이번
불교의 상징물 가운데 염주만큼 익숙하면서도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것도 드물다. 수행자의 손끝에서 돌아가는 염주알에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가 스며 있다. 태경 스님의 저서 ‘염주의 역사와 수행 이야기’는 바로 그 익숙함 속의 깊이를 탐구한 첫 학술서다.해인사에서 출가해 불교학과 미술사학을 두루 연구한 스님은 어느 날 문득 자신조차 염주에 대해 제대로 아는 바가 없음을 깨닫고 경전과 불화, 의궤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집요하게 모았다. 인도와 네팔, 티베트, 한국으로 이어지는 불교 전파의 흐름 속에서 염주의 의미가 어떻게 변모했는지
“청소란 더러움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닦는 일이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선(禪) 사상가인 마스노 슌묘 스님은 일상의 ‘청소’를 수행의 한 형태로 제시한다. 절판된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스님의 청소법’을 새롭게 다듬은 ‘스님의 청소법-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법’은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비우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진정한 풍요를 발견하게 하는 수행 지침서다.책은 전체 여섯 장으로 구성됐다. 1장 ‘집도 마음도 하루 세 번 청소하라’에서는 공간이 곧 마음의 거울임을 강조하고, 2장 ‘스스로 몸을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도 깨어 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일러주는 주석 스님의 산문집 ‘순간들’이 출간됐다. 이 책은 ‘오늘의 발끝을 내려다본다’와 ‘그대가 오늘의 중심입니다’ 두 권의 대표 산문집에서 선별한 글을 엮은 스페셜 에디션으로, 스님의 사유를 한데 모아 ‘삶의 중심을 지키는 마음의 순간들’을 기록했다. 단순한 재편집본이 아니라 산문과 자작시, 짧은 감상을 세 결로 구성해 사색의 리듬을 살려냈다.책은 “삶을 살아내는 힘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이 순간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는 스님의 다정하면서도 단호한 메시지로
“현실을 떠나야 깨닫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현실 속에서 깨어나는 것이 참된 수행입니다.”불교계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자현 스님이 신간 ‘한방에 깨닫는 법, 마음 혁명’을 통해 ‘동아시아 정신문화의 심층 구조’를 새롭게 조명했다. 물질은 넘치지만 마음은 지친 시대, 스님은 그 답을 ‘관점의 전환’, 곧 마음의 혁명에서 찾는다.이 책은 유가·도가·불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완성한 동아시아의 일원론적 사유를 핵심으로 삼는다. ‘현실 긍정, 욕망 승화, 인식 환기, 걸림 없는 자유’라는 네 축을 따라가며, 불교의 선(禪)이 어떻
현대인의 고통은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경쟁과 소외, 불안과 우울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학문이 절실하다. 윤희조 교수의 신간 ‘불교상담학 연구’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책이다. 저자는 전작 ‘불교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불교철학과 심리상담을 통합한 ‘불교상담학’의 체계를 한층 더 정교하게 확립했다.이 책은 불교가 지닌 지혜를 단순히 ‘마음의 평안’으로 축소하지 않는다. 존재론과 인식론, 진리론에서 출발해 깨달음과 무명, 사념처 수행 등 수행적 주제를 상담의 궁극적 목표와 연결하며 불교상담이 인간의
선시(禪詩) ‘증도가’는 영가현각이 자신의 체득을 노래한 한 편의 ‘깨달음 사용설명서’다. 그러나 한문 비유와 선적 어법은 오늘의 독자에겐 높은 문턱이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증도가 강설’을 펴내 이 장벽을 현재의 언어로 맞추며, 선의 고전을 오늘의 삶으로 끌어당겼다. 문자 뜻풀이를 넘어 상처받을 때, 일이 잘될 때, 관계가 틀어질 때 마음을 어디에 둘지 구체적 장면으로 안내한다. 핵심은 고락·시비의 분별을 거두고, 인연 따라 일어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책은 124화로 나뉘어 일상에 맞닿은 질문을 던진다.
오대산 월정사가 지구적 위기와 인간의 성찰을 주제로 한 종합 교양지 ‘오대산’을 창간했다. ‘인간의 목소리, 지구의 숨소리’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 매체는 지난해 출범한 ‘오대산지구시민작가포럼’의 비전과 활동을 담아내며, 인간 중심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창간호에는 이문재 시인을 비롯해 과학자, 종교인, 환경운동가, 사회학자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했다. ‘오대산’ 창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인공지능 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을 성찰하며, 종교가 미래 사회의 윤리적 나침
미술사학자 유홍준의 신작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는 ‘한 권으로 읽는 한국미술 통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제목 그대로 구석기시대의 석기에서부터 근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의 흐름을 시간의 강 위에 유려하게 펼쳐 보인다. 664쪽에 달하는 본문과 1000여 점의 도판은 그 자체로 한 권의 미술관이자, 우리 문화의 정수를 품은 답사길의 기록이다.유홍준은 1985년부터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강좌를 통해 대중에게 미술의 언어를 쉽고 생생하게 전해왔다. 이번 책은 그 강의가 40년 만에 완성된 결실로, 13년에 걸쳐 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