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란 더러움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닦는 일이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선(禪) 사상가인 마스노 슌묘 스님은 일상의 ‘청소’를 수행의 한 형태로 제시한다. 절판된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스님의 청소법’을 새롭게 다듬은 ‘스님의 청소법-쓸고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법’은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비우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진정한 풍요를 발견하게 하는 수행 지침서다.
책은 전체 여섯 장으로 구성됐다. 1장 ‘집도 마음도 하루 세 번 청소하라’에서는 공간이 곧 마음의 거울임을 강조하고, 2장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라’에서는 선 수행의 기본이 ‘동(動)’과 ‘정(靜)’의 조화임을 밝힌다. 이어 3장 ‘비록 청소일지라도 계획을 세워라’에서는 리셋 청소법을 소개한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작은 일부터 계획적으로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4장에서는 ‘아침마다 5분만 투자해 청소하라’는 아침 청소의 힘을 말하고, 5장 ‘있어야 할 것을 있어야 할 곳에 두라’에서는 현관, 부엌, 욕실, 거실 등 생활 공간별 청소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6장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환경부터 바꿔라’에서는 청소가 곧 깨달음의 길임을 설한다. 향엄지한 선사가 대나무에 부딪히는 돌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고사가 상징하듯, 무심히 빗자루를 움직이는 가운데 번뇌가 사라지고 본래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스노 스님은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청소를 꾸준히 해서 그 습관이 100일을 넘기면 삶 전체가 바뀔 것이라고 단언한다. 청소는 번뇌를 비우고 자비를 길러가는 수행이며, 티끌 하나 닦아낼 때마다 마음의 거울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스님의 청소법’은 물질적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를 되찾는 길을 보여준다. 깨끗이 쓸고 닦는 일상의 수행을 통해, 독자는 어느새 청정한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799호 / 2025년 11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