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24년 10월 15일에 “‘직지’보다 앞선 금속활자본 ‘자비도량참법집해’ 찾았다”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을 제보하여 기사화된 적이 있다. 개인 소장 ‘자비도량참법집해(慈悲道場懺法集解)’(공인본, 대성암본으로도 알려져 있음)가 ‘직지’를 인쇄한 활자와 다른 금속활자로 인쇄된 금속활자본이며, ‘직지’가 간행된 고려 우왕 3년(1377) 이전에 인쇄된 판본이라는 연구 결과가 한국문화유산보존과학회 학술지인 ‘보존과학회지’ 제40권 제4호에 게재되었다. 개인 소장본과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2010년에 보물로 지정된 ‘자비도량참법
‘증도가자(證道歌字)’는 2010년 9월에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의 남권희 교수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를 1239년에 인쇄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하는데 사용된 활자라고 언론에 발표하면서 세상에 모습이 드러났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1377년에 인쇄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또는 ‘직지(直指)’보다 138년, 1455년에 독일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무려 216년 이상 앞선다. 다만, 서지학계에서는 ‘남명천화상송
지난주 10월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보물 지정이 무산된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는 ‘증도가자(證道歌字)’에 관한 감사원의 제보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7년 심의 당시 활자 조판 실험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요 사항을 누락하거나 통계 분석을 잘못 적용해 결론이 왜곡된 다수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고 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이첩받았으며 출처와 소장자가 불분명한 만큼 진위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백수(白壽)의 참회참회합니다참회합니다참회합니다백수(白壽)의 노스님생신을 축하하는 법석에서순백(純白)의 심연에서 피어나는 향운석가여래께서 생일을 축하하셨다는말씀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다시는 이런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고요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백수의 사자후였습니다백연화 피어나는 미소 띄우는대종사의 성스러운 얼굴오대산 달빛에 수행으로 가꾸고팔공산 파계(把溪)에 청연화 피어마주하는 생명의 자성을 밝혀주신네 가지 홍원(弘願) 충만하시네마갈의 광명염화의 미소소림의 불식조계의 무일물바로 여기조계의 일적수(一滴水)가파계의 몰현금(沒絃琴)이라청산은
샌프란시스코 시온 산 병원의 의사 리베트와 파인슈타인은 환자의 피부에 가해진 접촉 자극이 두뇌에 전기적 신호로 전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었다. 우선 환자에게 접촉 자극이 느껴질 때 버튼을 누르도록 일렀다. 그들은 두뇌가 자극을 0.0001초 만에 감지했고 환자는 자극이 가해진 후 0.1초 만에 버튼을 누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환자는 거의 0.5초 동안이나 자극도, 버튼을 누른 사실도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결정하고 행위 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믿음이나 개념으로만 존재
승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춤이다. 홀춤(solo)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주인 대풍류는 11번의 장단 변화와 40여 분 러닝타임을 지닌다. 춤꾼이 법고까지 연주해야 하므로 고도의 기량이 필요하다. 장단의 변화, 춤과 연주의 결합, 긴 러닝타임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 창작자는 알 수 없으나, 2021년 한영숙류 승무의 마지막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이애주 선생이 작고하면서 본질과 원형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거졌다.현재 3~4세대 춤꾼들이 ‘전판’ ‘완판’이라는 명칭을 달고 승무를 추고 있지만, 보유자가 부재한 지금 정신적
승무는 한국을 대표하는 춤이다. 승무는 홀춤(solo)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주음악인 대풍류는 11번의 장단 변화와 40여 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지닌다. 여기에 춤꾼이 법고까지 연주해야 하므로 고도의 예술적 기량이 필요하다. 장단의 변화무쌍함, 춤과 연주의 결합, 그리고 40분에 달하는 솔로 편성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하고 완결된 춤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전통예술이 그러하듯 승무의 창작자는 알 수 없다. 그러나 2021년, 한영숙류 승무의 마지막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였던 이애주 선생
조계총림 송광사의 도연법흥(度然法興, 1931~2025) 대종사께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지난 7월 1일의 일이었는데, 5일에서야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영결식이 봉행되는 날이었습니다.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스님의 각령(覺靈) 앞에 삼배(三拜)를 올리는 것이 도리인 사람입니다.스님의 열반과 영결에 대한 소식은 ‘법보신문’의 신용훈 기자가 쓴 보도에 충실하게 담겨 있습니다. 비록 생전에 스님을 직접 친견하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글을 통하여 스님의 생애와 교화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중대사실’이
연못에 수련을 키우고 있다. 그 수련은 하루에 2배씩 면적을 넓혀 나간다. 만약 수련이 자라는 것을 그대로 놔두면 30일 안에 연못을 완전히 뒤덮어 연못 속의 다른 생물들은 모두 질식해 사라져 버리게 된다. 당신은 수련이 너무 작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연못의 절반을 뒤덮었을 때 수련을 치울 생각이다. 29일째 되는 날 수련이 연못의 절반을 덮었다. 연못을 모두 덮기까지는 며칠이 남았을까? 29일? 아니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다.지속가능성 및 환경 분야의 기념비적 저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봄철 바람이 불고 산이 마르면, 우리는 또다시 산불을 걱정해야 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5년 3월, 경북 북부 일대에 발생한 대형 산불은 한순간에 수백 년을 품어온 사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송이밭도, 약초밭도, 스님들의 수행지이자 숲을 찾던 관광객의 발길도 함께 사라졌다.이번 산불은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인재(人災)였다. 그러나 피해는 고스란히 사찰과 그 공동체의 몫이 되고 말았다. 전통사찰은 「전통사찰 보존법」과 「산지관리법」에 따라 보호받는 국가 지정 보호지이며, 사찰림은 공익용 산지로 분류된다. 국가는 이러한
공안은 스승(선사)이 제자(납자)에게 풀어보라고 제시하는 숙제, 과제물이다. 쉬운 공안도 있고 어려운 공안도 있다. 또 공안은 깨달음 여부를 점검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공안의 기능에 대한 이해를 위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간시궐(乾屎橛) 공안을 하나 더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僧問雲門: 如何是佛? 門云: 乾屎橛.”(어떤 납자가 운문선사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운문선사가 답했다. ‘부처란 마른 똥막대기다’).이 선문답, 즉 이 공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는 말 그대로 공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운문선사의 답어인 ‘간시궐
한국 선수행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이번에는 화두와 공안의 기능이 다르다는 내용의 기고를 보내와 이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윤 대표는 ‘당송사원의 생활과 철학’을 저술해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무자화두 10종병에 대한 고찰’ 등 논문이 있다. 편집자화두와 공안은 기능적으로 서로 다르다. 기능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곧 공부(참구)하는 방법과 목적 또한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화두의 기능은 번뇌 망상을 퇴치, 극복하는 데 있으며, 공안의 기능은 선(禪)의 지혜, 반야 지혜를 터득하는
2025년 정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됐다.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므로 대통령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대통령은 죄가 없다"며 강한 반발을 보인다. 이로 인해 사회는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대립은 국가의 안정과 통합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여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구속을 "부당한 탄압"으로 여기며 분노한다.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한 것은
무아란 나 아닌 게 없다는 거고 그것이 참나란 뜻이다. 참나란 순수의식 즉 중도의 바다요 제 모습을 고집하지 않고 끊임없이 인연 따라 제 모습을 나타낸다. 즉 존재 자체는 생성에 의해 표출되고 ‘생성’이야말로 존재의 본질인 셈이다. ‘화엄경’의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하나의 티끌 속에 시방세계 들어있고 일체 모든 티끌마다 또한 역시 그러한 것과 같다. 이 상즉상입의 세계는 순수 가능성의 바다이고 만물은 한 생명이요 한 몸이다. 한 생명, 한 몸으로 사는 게 연기요. 연기에 따라 사는 삶의 방식이 계율이자 육바라밀이라 할 수
인도의 부처님 성지는 흔히 ’8대 성지’로 언급된다. 그중 상카시아(현재는 ‘상키사’로 부름)는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어머니 마야부인을 제도하기 위하여 도리천(忉利天)에 올라가서 설법하시고, 지상에 내려올 때 선택하신 땅이다.도리천에 올라가실 때 출발점은 사위성(舍衛城)이었으나, 돌아오실 때의 도착점은 상카시아인 것이다. 내려오는 장면은 삼계보도(三階寶道)라 하여, 불교미술에서 인기 있는 제재(題材)가 되기도 하였다.그런데 이 상카시아는 가기가 쉽지 않다. 필자도 개인 배낭여행을 통해서 성지순례를 한 일이 있고, 단체 순례단의 일원으
각 시스템은 그 자체가 각각이 구성요소로 환원될 수 없는 하나의 전체이다. 시스템의 고유한 성질과 능력은 그 시스템을 이루는 부분들 사이의 역학관계에서 나온다. 각 시스템은 상호작용하며 상승효과가 일어나 창발성이 발현되고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난다. 음의 피드백을 통해 안정성과 기존의 역학 균형을 유지하고 양의 피드백을 통해 붕괴하거나 새로운 균형 상태를 만들어 낸다.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ies) 즉 지구위험 한계선은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 공동소장을 비롯한 기후 및 환경과학자들이 시스템 과학을
사원의 규모도 비교적 작지 않고 도회지 인근에 있는 전통사찰인데 초하루 법회 참석 인원이 2명뿐이란다. 요즘 지방 사찰에는 초하루에 한 명도 신도가 오지 않는 절도 적지 않다는 소식을 들은 지도 10여 년도 더 된 것 같다. 물론 더 한 곳도 있을 것이다.출가자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 절벽 시대에 너무나 당연하다. 거기다가 비교적 물질의 궁핍함이 적은 요즘, 세상의 즐거움을 내려놓고 고행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행자의 길에 들어서는 이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이 더 이상하다.미래에도 우리 사회에 사찰과 불교가 존재하려면 어떻게 해
기성 서지학자들의 곡학아세(曲學阿世)- ‘증도가자(證道歌字)’ 실물 주장과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금속활자본 존재 부정‘증도가자(證道歌字)‘는 1239년 간행된 불교 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남명증도가, 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했다고 주장돼 온 금속활자다. 2010년 9월에 공개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만약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공인되면,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는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직지)’보다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
불자는 불교를 믿는 이들이다. 사단법인 세계불학원에서는 ‘바웃다’라고 한다. 바웃다는 붓다를 따르는 이들을 뜻한다. 바웃다, 즉 불자 가운데는 출가자도 있고, 재가자도 있다. 출가든, 재가든 불자라면 누구든지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한국불교 출·재가자들의 불교 신행은 어떨까. “불자가 지켜야 할 기본 가운데 하나인 ‘삼귀오계’ 등을 잘 지키고 있을까?” 하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불자라고 말하려면 어떠해야 할까. 다음 몇 가지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불자라고 할 수 없다.첫째, 적지 않은 한
오호라! 참으로 슬프고 슬픕니다.與山堂 慧炬 大宗師여!呑盡大海水不可說一擊太虛空難可稱金剛般若本分事華嚴香界得活計來當當 去當當生死涅槃無處所宗師所向何消息任性逍遙度衆生아~~!거룩한 님이여!참으로 슬프고 슬픕니다!여산당 혜거 대종사 영전에 고합니다.대종사의 위대한 수행업적은한 모금 큰 바닷물을 삼킬 수 있을지라도 가이 다 설할 수 없으며한 번에 큰 허공을 쳐부숴 버릴 수는 있어도 가이 칭할 수 없습니다.금강 반야로 본분사를 삼고화엄 향수법계로 살활의 방편을 수용하였습니다.올 때도 당당하고 갈 때도 당당하니생사와 열반에 처소가 없음이여!가도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