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구순을 맞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 스님의 비폭력 투쟁과 그 행적이 현대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 출간되며, 이를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루헌(대표 배정화)은 11월 25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교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달라이 라마 신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간 ‘티베트의 대변자, 달라이 라마’의 주요 내용과 출간 배경, 시대적 의미를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정화 하루헌 대표가 참석했다.
배 대표는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투쟁이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달라이 라마는 분열과 갈등이 극심한 시대에서 불교의 자비정신에 기초한 비폭력이 유효한 해법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책에 실린 비폭력 저항 사례 중 가장 인상 깊은 대목으로 “달라이 라마가 무력 투쟁을 통해 중국에 대항한 ‘불법수호자원단’에 ‘무장을 해제하라’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고, 불법수호자원단이 이에 따랐던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또 “달라이 라마는 1970년대 초, 무장 투쟁 노선이 티베트의 생존에 치명적이라고 판단해 ‘중도’의 관점에서 비폭력 투쟁 노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2001년 달라이 라마를 처음으로 친견한 뒤, 그의 말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관련 서적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며 “이번 신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기존 달라이 라마 서적과의 차별점을 묻자 배 대표는 “이번 책은 달라이 라마의 정치사적 자서전”이라며 “중국 지도부와의 협상 과정과 망명정부 수립 과정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티베트불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수행자의 마음을 지키면서 ‘자비가 현실 정치의 원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신간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티베트의 대변자, 달라이 라마’는 달라이 라마의 구순 회고록으로, 지난 3월 미국에서 출간됐다. 이후 11월 23일부터 국내에서 독자와 만나고 있다.
책은 총 16장으로 구성됐으며, 1950년 15살에 중국의 침략을 마주한 달라이 라마가 75년 동안 전개한 비폭력 투쟁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전쟁과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사회에 대화와 자비의 가치를 전한다.
백진호 기자 kpio99@beopbo.com
[1803호 / 2025년 12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