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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의 뜻을 마음으로 인도한 설법

  • 불서
  • 입력 2025.11.14 13:32
  • 호수 1801
  • 댓글 0

금강경 직지설법 1
김태완 지음/침묵의 향기/374쪽/1만6800원

불교의 궁극은 깨달음이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먼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이미 드러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 ‘금강경 직지설법 1’이다. 김태완 무심선원장은 조사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이자, 수행자다. 그는 2001년부터 수행자들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금강경’의 뜻을 곧장 마음으로 인도하는 설법으로 펼친다.

이 책은 ‘금강경’이 전하려고 한 ‘본래 마음’을 체험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선원장은 “모든 이름과 모습이 곧 이름과 모습이 아니다”라는 가르침을 통해, 언어와 형상 너머 ‘이것 하나’의 실상을 가리킨다. 그 하나가 온 세상에 살아 숨 쉬며, 망상 속에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 바로 깨달음이다. 중생의 마음과 부처의 마음은 본래 하나이며, 단지 깨달음의 유무만이 다를 뿐이다.

육조 혜능이 ‘금강경’을 듣고 깨달았듯, ‘금강경’은 선불교의 핵심 경전이다. 그러나 김 선원장은 이를 다시 ‘체험의 경전’으로 되살린다. 그가 말하는 깨달음은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꿈속에서는 평화를 얻을 수 없듯, 번뇌망상이라는 꿈에서 깨어나야 비로소 자유와 행복이 드러난다. “꿈에서 깨는 것이 바로 깨달음입니다. 그다음 다시는 꿈을 꾸지 않으면 됩니다.”

그의 설법은 철저히 체험 중심이다. 본래 마음은 이름 붙일 수도, 알 수도 없는 것. 다만 항상 지금 여기 존재하며, 둘이 아니고, 생겨나거나 사라지지 않는 우리의 본래면목이다. 모든 존재는 이 하나의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삼계유심(三界唯心)의 진리를 스스로 드러낸다.

또한 책에는 수행자를 위한 조언이 담겼다. 수행이란 무언가를 얻거나 버리는 일이 아니라, 분별심이 뚝 끊어지는 자리에서 드러나는 하나의 진실이다. “색즉시공”의 뜻처럼, 모든 것이 드러나 있으면서도 본래 공하다는 체험이 바로 그것이다.

‘금강경 직지설법 1’은 그래서 깨달음을 현실 속에서 살아 있게 하는 수행자의 지침서다. 그리고 김태완 선원장은 “모든 중생은 본래 부처다. 다만 생각이 그 빛을 가리고 있을 뿐”이라며 누구나 이 마음을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깨달음은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 이미 모든 존재 안에 깃든 불성의 자각이다. 이 책은 그 단순하고도 분명한 진리를 ‘곧장 마음으로’ 보여주는 살아 있는 경전이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801호 / 2025년 11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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