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산사 차기 주지의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4명의 스님이 입후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4월 17일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조계종 17교구본사 주지 후보에 현 주지 일원, 전주 서고사 주지 화평(종회의원), 전주 금선암 주지 덕산, 청주 정각사 주지 각진(종회의원) 스님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차기 주지를 단독으로 추대해온 금산사가 이번에도 단일화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원, 화평, 덕산, 각진 스님은 모두 2021년 입적한 월주 스님의 상좌·손상좌로 태공문도회 소속이다. 지난해 말부터 교구 내 상설기구인 전북불교미래본부 사부대중 원탁회의(의장 도법 스님)를 중심으로 후보 조율에 나섰지만, 최근까지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선거 없이 차기 주지가 선출됐으면 한다”는 조실 도영 스님의 의견에 모든 후보가 공감하고 있어 4월 30일 개최될 산중총회 직전까지 후보 조율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마 선언은 공식화됐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진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마 당사자들은 “선거 구도로 가더라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없이 건전한 경쟁을 하기로 합의했다. ‘전북 불교발전’에 초점을 맞춰 공약 중심으로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일원 스님은 월주 스님을 은사로 1975년 수계했다. 봉암사 태고선원, 금산사 서래선원, 칠불사 운상선원, 불국사선원 등에서 안거 수행하고 학소암, 영화사, 학림사 주지 및 제17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했다. 안정적으로 교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고사 주지 화평 스님은 월주 스님을 은사로 1988년 수계했다. 금산사 교무국장, 익산 심곡사 주지, 광진노인종합복지관장을 역임했으며 제16·17·18대 중앙종회의원을 3연임한 데다 조계종 환경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앙종무기관과의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덕산 스님은 도영 스님을 은사로 1979년 수계했다. 제16대 중앙종회의원·조계종 결사추진본부 총괄부장을 역임했다. 현 금선암 주지로 사업 추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각사 주지 각진 스님은 도영 스님을 은사로 1987년 수계했다. 금산사 포교국장·재무국장, 불광산사·흥복사 주지, 송광사 총무 등을 지냈다. 유력하다는 평은 듣지 못하지만 만만한 후보도 아니라는 평가다.
전북불교미래본부 사부대중 원탁회의장 도법 스님은 “차기 주지로 나선다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더이상 행사 중심의 업무가 아닌, 본말사들 관계를 파악해 대중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인천의 사표가 될 수 있도록 스님들을 실력자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평상 스님은 “결국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겠지만 젊은 스님들이 ‘교구발전’에 비전을 갖고 도전하는 모습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종단에서 추진하는 미래지향적인 설계에 발맞춰 금산사도 움츠린 교구가 아닌 기지개 활짝 켠 교구로 거듭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18~20일까지 후보등록을 받고, 4월 25일 후보자 자격심사를 한다. 선거인단도 4월 25일 확정한다. 투표를 실시할 산중총회는 4월 30일 열린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26호 / 2024년 4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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