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나 보다. 새로운 정당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올해에만 벌써 두 개의 정당이 창당되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결성신고를 마친 창당준비위원회도 8개나 된다. 공교롭게도 올해 창당된 두 개의 새 정당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8월8일자로 등록한 한국기독당과 9월26일자로 등록한 기독자유민주당이다.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22개이다. 이 가운데 종교 정당은 3개인데 모두 기독교계이다. 가장 오래된 정당은 제17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2004년 3월 26일 등록한 기독사랑실천당이다. 지난해 기독사랑실천당 대표가 된 민승 목사는 취임인터뷰에서 “기독교 사회책임을 강조하는 기독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지만 기독사랑실천당은 강령에 ‘신본주의와 신정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못박아
요즈음 조계종 화쟁위원회에서 발표한 종교평화선언을 두고 내외로 여러 반응들이 있다. 그 가운데 좀 특이한 일은 일반 언론과 시민대중의 반응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데 비해, 의외로 불교계 내부의 반발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참으로 불교인들의 일반 정서가 그렇게 반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의 반응이 크게 드러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일정 정도 불교계 내부의 조율을 거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어떤 점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한 번의 발표로 끝나기보다는 이런 논의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불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의식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종교평화선언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정확힌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쓸데없는 발목잡기식의 논쟁은 어떤 생산적인
최근 정부가 개발제한구역 내 사찰의 증축규제를 완화했다. 조계종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논평했는데, 뼈있는 한마디가 전제돼 있었다. ‘미흡하지만.’ ‘전통사찰’은 자연공원법, 건축법, 국유재산법, 농지법 등 적어도 18개의 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바꿔 말하면 주지가 이 법을 꿰뚫지 못하면 범법자가 된다는 말이다. 해우소 하나라도 잘못 지었다간 말이다. 18개의 법 중, 전통사찰에 속하는 문화유산을 보존해 민족문화 향상에 이바지 하겠다는 ‘근사한’이유를 들어 만들어진 법이 하나 있다.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여기에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법조항이 하나 있다. ‘전통사찰의 주지는 동산이나 부동산을 양도하려면 소속단체 대표자의 승인서를 첨부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
“깊어가는 가을밤에 낯 설은 타향에 외로운 맘 그지없이 나 홀로 서러워. 그리워라 나 살던 곳 사랑하는 부모형제. 꿈길에도 방황하는 내 정든 옛 고향 ” 망향의 애틋함이 담긴 노래 “여수”이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고향에 부모를 둔 사람들은 귀향에 가슴 설레는 시절이다. 그러나 추석이 되어도 귀향할 일이 없는 나에게는 어쩐지 이 노래가 쓸쓸하게 가슴에 여울진다. 올 여름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기였다. 지구온난화 탓으로 지루하게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장마철이 지난 후에도 줄곧 비가 내렸고, 현재까지 서울에 내린 강수량만 해도 연간 평균치 1450mm를 훨씬 초과했다. 내가 사는 우면산 자락은 지난 7월말 내린 집중호우성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여 큰 난리를 치렀다. 사람들이 죽었고, 토사가 우리
다음 달 서울시민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주민투표가 무산되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주민투표는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하면 아예 개표를 하지 않는다. 주민투표가 무산될 전망이 커지자 다급해진 오세훈 시장은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마침내 서울시장직까지 걸었다. 이렇게 안간힘을 썼지만 주민투표율은 25.7%에 머물렀고 오 시장은 물러났다. 이번 주민투표는 참으로 이상한 투표였다. 무상급식정책에 대한 서울시민의 의사를 묻는 정책투표이지만, 이미 무상급식 조례안 무효소송이 제기돼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하는 무상급식을 서울시가 주민투표로 끌고 간 것도 이상하고, 재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투표를 강행한 것도 이상하다. 사실 더 이상한 것은 법정
조계종 포교원이 9월 말까지 1000명의 대원을 확보해 스카우트 불교연맹 창립법회를 가질 것이라 한다. 참으로 불모지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뒤진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영역에 새로운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는 일이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스카우트 하면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닌데 그렇게 여겨져 왔다는 사실이 불교가 얼마나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뒤져 왔던가를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카우트는 단지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 연대를 가진 대표적인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불교가 이 영역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청소년 포교가 아니라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첫 걸음인 것이다.
지난 7월 26일부터 3일간 서울, 경기, 강원지역의 유례없는 폭우로 우면산 춘천등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수십 명이 사망했고 서울 강남 도심이 물바다가 되어 운행하던 차량이 침수되는 등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기상청의 보도에 의하면 이 시기 서울의 연속강우량은 587.5mm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현재까지 104년간 최대의 강우량이라고 한다. 기상청은 지난 7월 22일 올해 장마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장마는 보통 6월~7월에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한냉다습한 오호츠크고기압사이에 형성된 장마전선이 한반도에서 남북으로 진동하며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점차 강화되어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7월 하순에 만주지방으로 올라가 소멸된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운 여름 날씨
8월 15일은 광복절이었다. 한반도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날이다. ‘빛을 되찾은’ 광복(光復)은 국권을 되찾았다는 말이다. 국권은 분명 우리에게 있다. 빛은 온전히 되찾았을까? 간혹,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처음 뵙는 스님과 인사를 나눈 후 명함을 주고받을 때, 어느 사찰을 참배하며 본 리플릿을 보았을 때가 그렇다. 출가한 스님이 법명 앞에 속성을 붙인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혹자는 법명 앞에 속성 붙이는 게 ‘무슨 대수’냐 할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젠 재가불자는 물론 스님들 사이에서도 법명 앞에 속성을 붙여 김00스님, 윤00스님, 송00 스님, 오00 스님을 자연스럽게 부르고 있으니 말이다. 만해 스님도 지금까지 한용운 스님이라 하고 있으니 한 번쯤 짚어볼 만하다. 중국에서 세속의 성
문제는 다시 연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 가운데 하나가 연대이기 때문이다. 연대의 위력은 이미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드러났다. 여당에게는 끔찍한 악몽이 될지도 모르지만 야권에게는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야권이 연대논의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도 가세했다. 민주와 진보를 지향하는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 대표들은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를 만들어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의 통합 및 연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야권연대는 풀기가 쉽지 않은 고차원 방정식이다. 야권연대에 동의하면서도 정당마다 정파마다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르다. 말하자면 연대라는 총론에는 합의했으나 각론, 그러니까 어떻게 누구와 손을 잡을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연대냐 통합이냐
조선왕조실록 성종조에는 “무인년부터 회암사(檜巖寺)와 유점사(楡岾寺) 두 절의 역사(役事)가 점점 일어나서 도첩(度牒) 을 받는 자가 6만 3천여 인이며…”라는 기록이 보인다. 뒤에는 간경도감 등에서 도첩을 받은 자는 그 배가 넘는다 하고 있다. 이 기록에 따른다면 성종조에 승려들의 수가 적어도 10만은 넘었을 것이라 보는 것이 옳다. 그 당시의 인구는 많이 잡아도 1000만을 넘지 않을 것이다. 천만이 안 되는 인구에 10만의 스님이 있었다. 그것도 불교가 박해를 받는 조선조의 일이다. 조선조의 초기에 해당하기에 고려조의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대단히 많은 수이다. 이것이 대단히 많은 수라는 것은 지금의 현실과 비교할 때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지금 불교 최대의 종단인 조계종의 스님 수가 1만3000을
바다 건너 미국 땅에서 일어난 일 하나가 화제로 떠올랐다. 한 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어떤 영향력을 펼쳐 보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한다. 뉴욕 양키스의 팬인 23세의 크리스티안 로페즈는 지난 10일 양키스타디움을 찾았다. 이날 횡재수가 있었는지 대박을 맞았다. 자타공인 양키스의 최고 인기선수인 데릭 지터가 쏘아 올린 홈런볼을 손에 쥐었다. 수일 전부터 데릭 지터의 3천 안타를 기대했던 팬들이 많았는데 이 날 드디어 그 안타가 터진 것이다. 내외야에 공이 떨어졌다면 3천 안타 야구공은 별다른 무리 없이 데릭 지터의 손에 쥐어졌을 터. 그런데 그 안타가 담장을 넘어 갔으니 응당 그 볼은 잡은 사람의 소유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놀랍게도 그 홈런볼을 잡은 청년은 구단을 통해 곧바로 데릭 지터에
지난 7월2일 등록금을 벌려고 경기도 고양시 이마트 지하에서 냉동기를 점검하던 서울시립대 휴학생 황승원씨가 유독가스에 중독되어 숨지고 말았다. 황씨는 편모슬하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대학진학의 꿈을 갖고 검정고시를 거쳐 2009년 대학에 진학했으나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군에 입대했다. 그의 꿈은 대학을 졸업한 뒤 좋은 직장에 취직해 그간 고생한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매월 100만원을 버는 어머니에게 수백만원의 한 학기 등록금을 기댈 수가 없어 지난 5월 제대한 이틀 뒤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벌려고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아름다운 효심을 지녔던 이 착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심각한 문제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