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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위두라 자타카 ①

대론자 침묵시킨 부처님 지혜

▲ 태국 방콕 불교사원의 위두라 자타카(Vid hurajātaka) 전도.

남방 팔리 자타카는 547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게송의 숫자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 게송의 숫자가 많을수록 뒤로 가게 되는데, 538번부터 547번까지 있는 마지막 10개의 자타카들에 가장 많은 게송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마지막 10개의 자타카들은 위대한 마하 자타카(Mahā jātaka)로 불리면서 중세 스리랑카에서 현대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남방불교권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마하 자타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가장 마지막에 있는 547번 웨산타라 자타카(Vessantarajātaka)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야기가 545번 위두라 자타카(Vidhurajātaka)이다.

545번째 팔리어 자타카
부처님 위두라에 태어나
죄짓는 것을 막은 이야기

위두라 자타카는 인도의 경우 가장 고대에 속하는 바르후트(Bharhut)에서도 부조로 나타나 있다. 비록 산치(Sanchi)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아잔타의 2번 석굴에서 자세한 부조로 나타나 있고 아마라와띠, 나가르주나콘다, 보드가야 등의 불탑 부조에서 종종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고대 인도의 주사위 게임 일종인 도박으로서 바르후트의 부조에서부터 다양하게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에까지 이어져서 태국 방콕의 불교사원에 걸려있는 위두라 자타카 전도에서도 확인된다. 여기에서 중앙의 궁전 하단에 초록색으로 표현된 약카(yakkha) 웻사와나(Vessavana)와 다난자야(Dhanañjaya)왕이 서로 마주앉아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주사위 게임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제타와나에 머무르실 때 비구들이 완전한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시작된다. “부처님의 지혜는 너무나 완벽하기 때문에, 대론자의 논리를 세세한 부분까지 설득하고 완전히 논파하여 침묵시킨다. 부처님의 말씀이 끝날 때가 되면 대론자는 부처님에게 깊이 귀의하게 되고 자동으로 열반으로 향한 긴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며 부처님의 완전한 지혜를 찬탄했다.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으시고 여래(Tathāgata)가 대론자를 논파하고 설득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이 과거 현인 위두라(Vidura)로 태어났을 때 흑산의 꼭대기에서 약카(yakkha) 웻사와나(Vessavana)를 설득하여 그가 큰 죄를 짓는 것을 막은 적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위두라 자타카 이야기를 시작하셨다고 한다.
먼 옛날 카시(Kāsi)의 수도 바라나시(Bārānasi)에 4명의 부유한 브라만들이 있었다. 이들은 함께 현역에서 은퇴하여 수행자의 길로 들어섰는데, 함께 유행하다가 앙가(Anga)의 수도인 캄파(Campā)에 도착하자 그곳의 한 아름다운 정원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식사는 같이 했지만 식후에 각각 신통력으로 다른 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밤에 되돌아왔다. 낮 시간을 한사람은 천상 세계의 33천에서 보냈고, 한사람은 뱀들이 있는 지하 세계인 나가(nāga)의 세계에서 보냈으며, 한사람은 독수리들이 있는 공간인 가룰라(garula)의 세계에서 보냈고, 한사람은 인간들의 세계에서 쿠루(Kuru)의 수도인 인다팟타(Indapa tta)에서 보냈다. 이들이 생을 마치고 다음 생에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을 때, 한사람은 33천의 왕인 삿카(Sakka) 인드라 신을 태어났고, 한사람은 나가의 왕인 바루나(Varuna)로 태어났으며, 한사람은 갈룰라의 왕으로 태어났고, 한사람은 인다팟타에서 다난자야(Dhanañjaya) 왕으로 태어났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디난자야 왕이 가장 아끼고 소중히 생각하는 현인(pandita)으로서 국정을 돕고 있는 위두라(Vidura)로 태어나셨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17호 / 2017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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