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듯 쏟아지는 땀·아픈 다리
하루 일과수행 가능할지 불안
3000배 도전하며 도반에 감사
참회로 회향하면서 벅찬 감동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아비라 카페에서 만난 회원분이 알려주신 대로 홍천에서 춘천, 춘천에서 대구까지 이동했고 대구에서 차량팀을 만났다. 차량의 도움을 받은 보살님께서 백련암 전각을 같이 돌며 설명도 해주셨다. 3000배에 들어가기 전 공양은 세상에서 맛본 적 없었던 행복하고도 두둑한 포만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죽비가 세 번 울리고 예불문을 올렸다. 이어 대참회문으로 3000배가 시작되었다. 그동안 참회문을 외운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배, 200배는 수월하게 지나갔다. 300배는 오히려 개운했다. 그런데 500배를 지나 1000배를 채우기 전부터 무릎의 통증이 커졌다. 흐느적대는 다리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다리를 주무르고 앉아있을 시간도 없었다. 시작을 알리는 죽비에 맞춰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1500배가 끝났을 때, 절 횟수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터라 미처 느끼지 못했던 카페 회원들의 관심과 정성이 비로소 느껴졌다. 정법인 보살님의 칭찬과 격려, 쉴 때 찾아와서 나의 상태를 체크해주신 혜정하 보살님,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빼먹기 허다한 일과기록에도 격려와 관심을 보내주시며 자칫 게을러질 수 있는 나를 깨워주신 아비라 카페 도반님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나도 이분들의 호흡에 합류해 있던 것이었다. ‘이런 것이었구나.’ 혼자 이루어내는 것은 결코 없었다.
물론 혼자서도 3000배를 시작 할 수는 있었겠지만 아마 콧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어 2000배도 넘기지 못했을 것 같았다. 놓쳤던 감사함에 사과하며 참회로 2000배를 채웠다. 무릎의 통증은 남은 1000배를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죽비소리에 이끌리듯 몸을 일으키고 절을 시작했다. 나를 위로하면서 시작된 2500배의 시작은 어느 순간이 되면서 지나온 힘들었던 시간들, 현명하지 못했던 후회스러운 순간 등 여러 가지 생각들로 눈물과 땀이 섞여 참회로 이어지고 있었다. ‘나의 업으로 내 가까운 이들에게 장애가 생기지 않게 해주십시오. 이 고통을 이겨냄으로 저의 참회를 인정해 주신다면 참고 이겨내 보겠습니다.’ 마지막 남은 500배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여기며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로 시작했다. 아무리 마음을 다독여도 끙끙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래도 한 배, 한 배를 이어나갔고 3000배가 끝이 나면서 능엄주 독송이 울려 퍼졌다. 불명을 받을 때 눈물이 흘렀다. 벅찬 감동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행복함으로 매일 일과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늘 혼자 기도하고 수행하던 것이 익숙했던 시간들, 하지만 도반들과 함께할 때의 환희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용기가 된다는 사실을 3000배 수행을 통해 절실히 알게 되었다. 덕분에 일과 수행도 더욱 철저해졌다. 기도를 습관으로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108배를 하고 나면 고통도 따른다. 무엇보다 매일매일 하는 일과로 만든다는 것은 혼자서는 결코 안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3000배 정진의 꿈같은 시간을 떠올리며, 오늘도 아비라 카페 도반들을 향한 고마움으로 108배 수행을 이어갈 것이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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