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접기-폐품수집- 헝겊모으기 5년째 굶는 어린이 돕기 ‘노익장 과시’
이 할머니가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사나흘에 한번 꼴로 출근하는(?) 곳은 진각복지재단에서 운용하는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지하 봉투 작업실.
“여럿이 함께 하니까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처음에야 숙달이 안돼 100여 개 만들기도 버거웠지만 이젠 하루 600∼700개는 거뜬하다우.”“나이가 엇비슷한 불자 노인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쇼핑용 봉투가 산 같이 쌓인다”며 흐뭇해 하는 이 할머니는 불우 이웃을 위해 봉투를 제작하는 일은 분명 부처님 말씀 중 “이웃을 위해 보시행을 실천하라”는 말을 행하는 것이라며 힘주어 말한다. 80을 훌쩍 넘기 나이에도 봉투를 잘도 접는 이 할머니가 하루 8시간 동안 손이 저릴 정도로 일하면서 버는 돈은 4900여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땅을 아무리 파 보세요, 단 돈 10원이 나오는가”라고 되물으며 이 돈은 네팔이나 인도, 파키스탄 등 못 사는 나라 어린이들에게 ‘생명을 샘솟게 하는 귀한 보병’이라고 말한다.
이 할머니가 봉투를 접어 제 3세계 어린이를 돕게 된 인연은 5년 전 ‘불교기아도움기구’라고 새긴 저금통을 우연히 손에 넣으면서부터의 일이다. 할머니는 이 때부터 매월 1만 7∼8000원의 동전을 모아 불교기아도움기구에 보내오고 있다.
이 할머니는 장위동 인근에서는 길거리 곳곳을 다니며 모은 폐 화분이나 그릇을 이용해 화단을 가꾸는 ‘꽃집 할머니’로 통한다. 쓰레기통에서 나뒹구는 토끼 모양의 폐 저금통이나 둥근 대야 등도 이 할머니의 손길을 거치면 훌륭한 화분으로 되살아난다. 집 옥상에 꾸민 화단에는 우리 꽃 30여 종이 소담스럽게 자라나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옷 감 공장에서 나오는 천 조각 역시 이 할머니의 바느질 솜씨 앞에서는 이내 ‘예쁜 방석’이나 ‘덧 신’으로 탈바꿈한다.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은 무엇이건 쓸모가 있다”고 말하는 이 할머니는 “요즈음 젊은 사람들 너무 씀씀이가 커서 걱정”이라며 의미 없는 씀씀이를 줄여 불우 이웃을 돕는 일에 참여하기를 권유한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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