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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영 칼럼 - 전쟁으로 묻힌 日 역사왜곡

기자명 법보신문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행보를 보면 나치와 군국주의의 망령이 떠오른다.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교과서 왜곡 문제로 외교적 비난이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른바 “문명의 충돌”이라고 불리우는 미국과 이슬람의 갈등과 대립속에서 그가 보복전쟁의 지원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을 공습하자마자 중국으로 가서 테러대응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물론 중일전쟁의 발화지인 루거오차오 등을 방문하여 전쟁희생자들에 대한 사죄와 애도도 표시했다. 그러나 중일관계의 악화원인이었던 야스쿠니 신사참배나 교과서 왜곡문제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 우리는 고이즈미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이즈미가 한국에 와서도 중국처럼 역사적 범죄행위에 ‘면제부’만을 주는 꼴이 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일본의 ‘병주고 약주는 식’의 외교전략에 또 말려드는 결과가 된다. 이는 일본정부의 과거행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일본의 총리와 고위관료들은 그동안 끊임없이 한국의 식민지지배와 관련된 망언을 쏟아 놓았다. 그리고 화해와 사과의 메시지도 어김없이 보냈다. 이 얼마나 서글픈 이중적인 정치적 쇼인가.

한편 미국에 대한 이슬람의 테러사건을 계기로 자위대를 강화하고 국제적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나치와 일본의 국수주의적 군국주의가 우리 인류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다 주었는가.

우리 한국인들은 비교적 성질이 급하다고 한다. 과거의 엄청난 일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고이즈미 총리가 우리를 방문하여 정치적 쇼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한일관계의 역사의 그늘속에서 은폐되고 왜곡된 일들을 바로 잡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한일간에 가리워지고 버려진 미해결의 현안문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

아직도 일제식민시대에 일본인들이 저질른 만행에 대하여 현실적인 보상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위안부 등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밝혀 줄 자료공개를 일본정부는 거부하고 있다. 참으로 부도덕하고. 반인륜적이다.

최근에 일본은 국익을 앞세워 최근에는 러시아와 함께 남쿠릴 해역에서 한국어선의 꽁치조업을 금지하는 합의를 했다. 이 남쿠릴 지역에서 국내 전체 꽁치생산량의 35%를 공급해 왔는데 졸지에 어장을 잃게되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굴욕적인 한일어업협정이 체결된지 2년 9개월만의 일이다. 물론 우리정부의 외교력 부족을 탓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정부의 태도는 결코 우리를 동반자로 여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꽁치분쟁을 계기로 우리에게 불리하게 잘못 체결된 어업협정을 다시 협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현단계에서 일본교과서 왜곡문제도 다시 한번 집고 넘어가야 한다. 일제의 침략행위를 전적으로 부인하거나 침략을 아시아국가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합법적인 진출이었다고 호도하고 있다. 비인도적 범죄를 삭제하거나 표현을 바꾸어서 일본내 우익보수세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웃나라에 준 상처를 외면하고 역사를 미화해서 다른 사회를 차별하도록 교육받은 일본의 젊은이들의 장래가 뻔하다. 국제화, 세계화 된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의 일본을 위해서도 이러한 왜곡된 역사는 마땅히 고쳐야 한다.

고이즈미 방문전에 그동안 우리정부와 국민들이 요구해 왔던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 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일본은 불교신도가 많은 나라로 세계에 알려져 있다. 지금이라도 일본정부는 깊이 반성하고 인류와 세계의 공동선을 위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와 화합의 정신을 실천해 주길 바란다.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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