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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준비하는 '불서'가 없다"

기자명 이학종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기초 연구자료 조차 부재…기독교계는 단행본만 수십종
근거 확실찮은 '미래문명 불교가 주도'환상 교계에 만연




21세기를 목전에 둔 현재, 불교계에는 21세기를 효과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방안을 다룬 저술이나 논문 등 출판물이 거의 전무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서점마다 미래 또는 21세기를 대비한 서적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도 이들 서점의 불교서적 코너나 주요 불교전문서점에서조차 `21세기'나 `미래'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불교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로, 불교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불교 종단이나 출판계, 학계 등이 여전히 경전을 번역하거나 옛 교설에 대한 해석이나 연구 등 훈과학적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1세기에 대한 교계의 대체적인 전망도 `21세기에는 동양사상, 특히 불교가 세계문명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는 따위의 막연하고도 희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와는 달리 기독교계는 21세기에 대한 갖가지 저술이 쏟아져 나오고 기독교계 잡지 등 정기간행물들도 21세기에 대한 특집을 다투어 게재하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어 불교계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구교회의 현실을 진단해 21세기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서적, 21세기 미래목회의 대안을 제시하는 서적, 외국목회전문가나 학자들의 저술을 번역해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을 전망하는 서적, 기독교 교리와 경제원리를 접목해 단일경제권으로 개편되는 세계적 추세에 대비하는 서적 등이 기독교 서점가를 장식하고 있다. 《21세기 한국교회 어디로 가야하나》, 《유럽교회는 어디로 갔는가》, 《매력있는 교회 만들기》, 《21세기 교회를 붙잡아라》,《마케팅이 뛰어난 교회가 더 성장한다》, 《21세기를 향한 목회의 비전》,《21세기를 향한 비전과 리더십》, 《미래교회를 준비하는 목회자들》, 《시간관리의 프로가 되려면》, 《21세기를 움직이는 설교, 이렇게 합시다》, 《미래 기독교의 여명》, 《통일한국의 비젼》, 《21세기 한국교회를 가슴에 안고》등 수십종의 21세기와 미래 관련 기독교 서적들이 현재 시판 중에 있다.

불교계에 21세기를 대비한 저술이 거의 없는 것에 대해 대원정사 고명석 부장은 "그같은 저술은 사회 전반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불교적 사고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나올 수 있다"며 "학계에 불교문화 전반에 대한 연구 자료조차 축적되지 않은 만큼 이들 연구자료의 축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계 한 출판사의 모 부장은 "구태에 젖어있는 출판사 경영진의 인식도 이런 현실을 초래하는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출판사업을 생계유지 수단으로 삼는 경우나 출판사를 비전문인이 경영함으로써 불교출판물의 참신한 기획이나 전문성을 담보해낼 수 없는 현실등에서 21세기 관련 저술의 출간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인과응보'나 `준비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거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불교가 21세기를 막연하게 맞이하는 한 21세기에도 불교가 종교간 경쟁에서 열세에 놓일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게 교계 뜻있는 불자들의 지적이다.

`불교출판가엔 미래가 없다'는 것은 곧 `불교에 미래가 없다'는 것과 같다는 지적에 불교계 종단이나 학계, 출판계, 신행단체 등이 귀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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