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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짜안'한 페미니즘문학의 정수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노희경
소설가 이문열씨의 최근작 《선택》이 페미니즘(feminism)에 반기를 든 소설이라는 논란이 여성계 및 문단에게 일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시대를 역행하는 시도'라는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고, 이에대해 이문열씨는 `지나친'페미니즘을 지적한 것일뿐 페미니즘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문열씨의 `지나친' 페미니즘론에 수긍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문열씨의 입장을 옹호하는 평론이 거센 여성계의 비난을 무릎쓰고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80년대 학생운동식의 페미니즘 운동 양식은 그 주장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일정부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설 《아버지》가 날개돋힌 듯 팔리는 것도 이같은 현상의 한 표출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 것을 보면 `…테러리스트가 돼라'는 식의 섬찍한 페미니즘 운동은 이제 중대한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와중에서 나온 신예작가 노희경씨의 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한민사 펴냄, 6천5백원)은 여성을 물론 남성에게서도 절대적인 공감을 사는, 페미니즘 문학의 정도(正道)를 제시하고 있다. 어머니를, 그리고 아내를, 또 딸과 연인으로서의 여성을 소설 속의 표현처럼 `가슴을 짜안하게' 하는 감동으로 다시한번 생각하게하는 수준급 소설이다. 자궁암으로 죽어가는 한 어머니의 비극적인 생을 리얼하게 표현해낸 작과의 역량도 역량이지만,잠시나마 잊었던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해준다는 점에서 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인간의 심성을 맑게해주는 한편의 법문이라는 찬사를 받을만하다.

`아는 만큼 보고 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은 적어도 예술을 감상하는 차원에서는 금언(金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연극이나 발레를 보러가거나, 화랑을 찾아 근대 유화를 감상할 기회가 있을때 어떤 것이 좋은 작품인지, 어떤 관점에서 이 예술폭을 대해야 좋은 것인지 몰라 내심 당황해하는 이가 적지않다.

일부 전문가나 관계학자를 제외하면 일반인 대다수가 예술 감상에 관한한 초보자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솔직한 현실이다.

대원사 `빛깔있는 책들'시리즈가 기획해 출판하고 있는 `즐거운 생활'이라는 기치아래 잇따라 펴내고 있는 `감상법 시리즈'는 이런 점에서 매우 시의 적절한 책이다. 《연극 감상법》, 《발레 감상법》, 《근대유화 감상법》은 어느 신문이건 한 면이 공연문화 채워질 만큼 급속히 대중화하는 공연예술을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래서 진정한 문화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요긴한 안내서이다.

《연극 감상법》은 연극평론가 안치운씨의 글과 연극전문지 <한국 연극〉의 사진기자 정소영씨의 사진으로 `제대로된 연극읽기'방법을 제시했다. 《발레감상법》은 세종대학교 교수이며 대한무용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서차영교수가 글과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발레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근대 유화 감상법》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미술평론가 윤범모 경원대교수의 글과 사진을 통해 토착화에 성공한 우리 유화의 다른 감상법을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 시리즈는 문화에 대한 욕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시대, 진정한 문화인으로 가는 길라잡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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