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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중앙여고 이용의 교감

기자명 권오영

아이들이 저의 부처님입니다'

'청소년을 포교하는 것이 이 땅을 부처님의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길이라 믿습니다.'

이용의(56·법명 향곡) 전주중앙여고 교감. 세간 사람들은 그를 전북 청소년 포교의 '대부'라고 부른다. 파라미타 전북 지부 창립, 전북 교사불자연합회 결성 등 전북 청소년 포교 활동의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96년 청소년포교 서원… 전북 파라미타 창립 주도

그가 청소년 포교의 서원을 세운 것은 지난 96년.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던 그는 청소년들이 우리 사상과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오히려 서구문화를 자신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듯 한 태도에 늘 아쉬움을 느끼곤 했다. 그러던 차에 경주 불국사에서 열린 교사수련회에 참석하면서 불교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고, 청소년 포교에 매진할 것을 서원했다.

'불교에 대해, 그리고 교사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은 불교라는 결론을 내렸고 불교를 널리 알리는 일은 교사가 가장 적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전주로 돌아와 그가 제일 먼저 착수한 것이 바로 청소년 불교단체 결성이었다.

이를 위해 먼저 불자 교사와 학생의 성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교의 불모지라는 전북 지역의 특성은 곧바로 그에게 한계의 벽으로 다가왔다. 한 교실에 불자인 학생은 고작 1∼2명 뿐. 불자 선생님은 거의 찾을 수도 없었다. 전주 시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무작정 전화를 돌렸다. 단 한 명의 선생님이라도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았다. 밤낮으로 전화기와 실랑이를 벌이며 교사들을 설득했다.

96년 8월 그는 청소년 불교단체 결성을 위한 100일 기도 입재에 들어갔고 매일 108배와 참선 수행을 계속했다.

'청소년 불교단체 결성만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척박한 농토를 일구는 농부처럼 전북지역 불교 활성화를 위해 작은 씨앗을 뿌린다는 심정이었습니다.'

이 씨의 이 같은 노력은 10개월에 걸쳐 진행됐고, 마침내 전국 최초의 파라미타 지부를 전북에서 출범시켰다. 이날 발대식에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1000여명이 넘는 전북 지역 청소년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씨는 이날의 벅찬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정신 없이 행사가 끝나고 나니 비로소 '해냈구나'라는 벅찬 감동에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습니다. 아마 태어나서 이날만큼 울어본 적도 없었을 거예요.'

이 씨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후 뜻 있는 교사들과 전북교사불자회를 결성하고 청소년 포교의 방향을 모색했다.

불교사상에 심취 개종 결심…매일 수행 정진

이 씨가 불교에 귀의한 것은 의외로 그리 오래된 편이 아니다. 92년 불교에 귀의하기 이전까지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그 이전까지 이용의 씨의 눈에 비친 불교는 미신을 숭배하는 것에 불과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황금빛 불상에 맹목적으로 절을 하는 것이 청년시절 그가 알고 있던 불교의 전부였다. 그런 그가 불교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전북대 대학원을 다니면서부터다.

강건기 전북대 철학과 교수가 지도하는 '동양사상' 강의를 들으면서 그는 불교에 대해 깊이 매료되기 시작했다. 강 교수가 권해주는 책들은 족족 읽었다. 그러면서 그는 서서히 불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불교는 불상에 절만 하는 우상 숭배쯤으로 여겼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스스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구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충격이고 감동이었습니다.'

불교에 귀의하면서 그는 늦깎이 불자라는 마음에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정진했다. 불교 대학을 다니며 교리 공부를 충실히 다졌고 아침저녁으로는 108배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갑작스런 개종은 역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자신의 아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

10여 년을 넘게 큰 싸움 한번 없는 금슬 좋은 부부로 소문났던 이들 부부사이에 종교의 벽이 가로막았다. 이 씨는 아내를 거듭 설득하고, 불교에 대해 설명했지만 쉽게 아내를 이해시키지 못했다. 97년 전국교사불자회가 김천 직지사에서 개최한 교사불자회 연수회에서 이 씨는 초청강연을 하게 됐다. 이 자리서 그는 자신이 불교로 개종한 일, 파라미타 전북지부를 창립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서원 했던 일들을 얘기했고, 이 연설을 들은 이 씨의 아내는 자신도 불교에 귀의하겠다며 개종을 선언했다.

제자 10명 출가 목표로 포교

전북 청소년 포교의 거름이 되고자했던 이 씨의 노력은 이제 서서히 결실을 거두고 있다. 전주 지역 몇몇 학교에서부터 출발한 파라미타 전북지부가 이제는 27개 학교로 크게 늘어났고 전주, 군산, 익산, 정읍 등 전북 지역 곳곳에 생긴 지회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고 있다. 또 각 지역의 사찰을 중심으로 청소년 불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5일 파라미타 전부지부 정기총회에서 이용의 교감은 자신이 갖고 있던 파라미타와 교사불자회의 모든 직책을 후배 교사들에게 이양했다. 전북 청소년 포교를 이끌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노력으로 일군 기름진 토양 위에 백제불교의 찬란했던 옛 영광을 되찾게 하는 것을 후배들에게 맡긴 셈이다.

'그럼 이제 선생님은 청소년 포교에서 손을 떼시는 건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소리, 난 내 손으로 키운 제자 최소 10명이 출가하기 전에는 청소년 포교를 놓지 않을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용의 교감이 말하는 청소년 포교 노하우

'강요보다 제대로 알게 해라'

침체에 빠진 전북지역 불교계에서 청소년 포교에 선구자 역할을 하는 이용의 교감의 포교 노하우를 공개한다.

▽수업시간 적극 활용

수업시간은 교사와 학생간의 학문적으로 자연스럽게 불교 사상을 교육할 수 있다. 특히 역사나 사회, 윤리 과목의 교사들은 교과서에 수록된 불교 내용과 함께 불교 사상을 첨가해서 교육한다면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있는 불교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절대 강요해서는 안되지만 제대로 알게 해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사찰 순례

교사와 학생들이 가까운 사찰을 찾는 것도 좋은 포교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사찰문화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찰에 있는 불교 문화재를 직접 관람함으로써 불교 문화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주위사찰과 연계한 장학금 지급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불교계에서 주는 장학금은 포교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관심과 애정보다 더 훌륭한 포교방법은 없다. 교사뿐 아니라 교계의 전반적이 노력이 필요하다.


전주=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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