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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무남북(佛性無南北)

귀화인 가야의 허왕후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 아요디아에서 열린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참석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허왕후는 금관가야 김수로왕의 부인으로 ‘삼국유사’에는 인도 아유타국 공주로 기록돼 있다.

일부 학자들은 허왕후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설화일 뿐이고, 백번 양보해 역사적 사실이라 하더라도 아유타가 기념공원이 들어서는 인도 아요디아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신중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 천명 이후 조급증에 빠진 정부가 신화를 역사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많다. 이렇게라도 가야사가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것 자체가 성과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허왕후 논란에서 기억했으면 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사실이든 설화든 허왕후는 귀화인이라는 점이다. 우리역사에는 수많은 귀화인들이 등장한다. 허왕후를 비롯해, 아랍국에서 귀화한 신라의 처용. 중국에서 귀화한 고려의 쌍기, 베트남 왕족 출신 이용상, 여진에서 귀화한 조선의 이지란, 네덜란드인 박연 등이 대표적이다. 280여개에 이르는 성씨 중 절반이 귀화한 성씨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국내거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낯가림이 심각하다. 많은 외침 속에서 싹튼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족보를 중시하는 순혈주의 전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귀화인이 유입돼 문화적 다양성이 풍부했을 때 나라 또한 부강했다. 통일신라가 그랬고 청자와 불화의 나라 고려가 그랬다.

‘육조단경’에 불성무남북(佛性無南北)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성품에는 결코 차이가 없다는 가르침이다. 고향과 피부색, 언어에 대한 편견을 버릴 때 사람이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00만에 육박하는 우리민족이 다른 나라에 퍼져 살고 있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64호 / 2018년 1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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