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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기 행자교육원 유나 지 현 스님

기자명 권오영

'제대로 된 스님 만들어야죠'

'올바른 수행자를 양성하는 것이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첫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행자교육원의 교육을 통해 초발심을 그대로 간직하며 수행에 전념하는 올바른 수행자를 양성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24기 행자교육원 유나(維那) 지현(송광율원장) 스님. 스님의 화두는 어느새 올바른 수행자를 양성하는 것으로 돼버렸다. 올바른 수행자가 없으면 올바른 수행풍토를 확립할 수 없고 이로 인해 한국 불교의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입산 당시 처음 가졌던 자신의 발심을 그대로 간직한 채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깨달음을 위해 정진하는 수행자를 양성하는 것이 스님에게 있어 최대 목표인 셈이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이라고 했습니다. 깨닫고 나니 초발심 바로 그 때가 깨달음의 순간이었다는 것이지요. 진정한 수행자는 탐냄, 성냄,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했던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91년 해인사 제1기 행자교육원을 시작으로 행자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던 스님은 이번 24기 행자교육원에서는 행자 교육에 있어 실질적인 총책임자인 ' 유나 ' 소임을 맡았다. ' 유나 '란 행자교육에 있어 교육을 담당하는 습의사, 교수사를 관할하고 교육원 등 종단과의 관계 속에서 행자교육의 진행을 총괄하는 중책이다.

13년째 교육…바른 수행자 될때 보람

종단 상설 행자교육도량 개원 급선무

그래서 종단에서는 유나 스님의 자격을 승랍 25년 이상인 종단교육경력자로서 계정혜 삼학에 정통한 스님들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중책을 스님에게 맡긴 것은 행자 교육에 임하는 스님의 열정과 관심 때문이었다. 스님의 행자교육원에 대한 열정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식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스님을 통해 배출된 사미-사미니만 해도 이미 수백 명이 훌쩍 넘는다. 그래서 이제는 전국의 어떤 사찰을 가더라도 인연을 맺은 스님이 한 두 명은 꼭 있다고 한다. 또 스님으로부터 교육받은 행자가 이제는 스님과 함께 후배 행자들을 지도하는 습의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행자교육원에 있어 유나는 교육의 중심이라기 보다는 울타리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자교육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습의사를 관리하고 행자들이 교육기관 동안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행자교육을 마치고 올바른 수행자로 거듭나는 스님을 볼 때면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스님은 그러나 건강상, 정신적인 문제로 행자교육원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행자들을 볼 때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조금만 참아줬다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려운 일에 봉착하면 쉽게 포기해 버리는 요즘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승가에도 스며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과거에 비해 행자교육이 외형적인 면에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것 같아 나아진 면도 있지만 깨달음을 구하려고 했던 행자들의 순수했던 발심은 지금이 훨씬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발심도 중요하지만 수행을 시작하는 나이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스님은 ' 종단의 출가자 나이 제한 '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깨끗한 천에 물들이기가 쉽듯 몸에 습이 적은 수행자가 깨달음을 구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생활 등으로 인해 이미 많은 습을 가지고 있는 나이든 행자들은 쉽게 자기 습을 버리지 못하고 이로 인해 수행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반드시 출가를 통해 수행을 하는 것이 최상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스님이 이처럼 행자교육에 있어 나이를 중요시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됐던 행자교육원에서 고령의 행자들이 대부분 중도에 탈락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스님은 '중국에는 유마거사와 같이 세속에 살면서도 스님 이상으로 수행을 잘한 분도 있었다'며 '늦은 나이에 발심 했다면 꼭 출가를 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절에서 스님을 스승으로 삼고 정진하는 것이 오히려 자기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스님은 올바른 행자교육을 위해 종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님은 '올바른 수행자를 양성하는 것은 종단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이를 위해 종단의 체계적인 뒷받침 속에서 전문적으로 행자를 교육하고 연구할 수 있는 행자교육원의 상설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어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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