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자기를 속이지 말라
51. 자기를 속이지 말라
  • 법장 스님
  • 승인 2020.01.28 13:49
  • 호수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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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다른 이에 앞서 나부터 속이는 중죄”

망어계는 크게 2가지로 구분
깨달았다 공표하는 대망어와
거짓말과 거짓행동도 파계행
망어는 누군가의 목숨도 앗아

우리가 살면서 가장 쉽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무엇일까? 불교에서는 우리가 항상 하는 ‘말’을 가장 주의시킨다. 말은 무엇을 하건 항상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기에 그것에 따르는 책임은 무겁다. 불교에서는 말로써 짓는 죄를 ‘망어(妄語), 양설(兩舌), 악구(惡口), 기어(綺語)’의 4가지로 보고 엄격하게 주의시키고 있다. 이는 어떤 죄보다도 말로 하는 것이 가장 가볍게 저지를 수 있고 그 책임에 대한 마음을 쉽게 못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로 짓는 죄를 ‘범망경’에서는 ‘제4 망어계’로 다루고 있다. 이 망어계는 다른 사람을 속이겠다는 마음을 갖고 행하는 모든 말을 중죄로 다룬다. 어떤 의도에서 했던 간에 그 말 안에 삿된 의도가 들어 있었다면 모두 죄가 되는 것이다. 보다 세분화된 내용을 48경계 중에 ‘제18 무해작사계(아는 것 없이 스승이 되지 말라)’와 ‘제19 양설계’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이 망어계 안에서 보다 무거운 죄로 거듭 주의시키고 있다.

망어에 대해서 ‘대지도론’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자는 먼저 자신을 속인 뒤에 다른 사람을 속여서 거짓을 실제라고 하여 거짓과 실제를 구분 못하여 바른 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는 우선 자신부터 속이게 된다. 어떤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다른 의미로 전달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속이고 그 진실을 자신 안에서 없애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뒤에도 그 거짓말을 강하게 주장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거짓말이 거짓말이었던 것조차도 잊어버리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없고 어떤 조언도 들리지 않게 된다. 즉 거짓말을 했던 의도조차도 사라지고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속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망어계에 대해 불교에서는 크게 2가지로 나누고 있다. 일반적으로 망어계라고 하는 것은 ‘대망어’라고 하여 거짓으로 자신이 깨달았다고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된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대망어는 특히 율장에서 엄하게 다루고 있는데 거짓된 수행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것이기에 죄의 무게가 그 어떤 잘못 보다도 더 무겁다. 옴진리교의 가스 테러 등은 우리가 경험한 잘못된 종교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만큼 올바른 종교와 그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청정한 계율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바른 수행을 통해 얻어진 가르침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한없이 베푸는 참된 종교를 선택하여 함께 수행하고 보다 밝은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이런 종교를 거짓으로 포장하여 사람들을 속이는 행위는 어떠한 죄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일반적인 거짓말과 행동은 ‘소망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 율장에서는 다소 가벼운 죄로 구분하지만 ‘범망경’에서는 이 또한 같은 망어로 보고 무거운 죄로 판단한다. 즉 ‘범망경’에서는 사람을 속이려는 마음을 가진 것 자체를 죄의 원인으로 판단하여 그러한 마음으로 대망어를 하든 소망어를 하든 전부 사람을 속인 것이기에 중죄가 된다고 한다. 가벼운 거짓말이라도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에 별 뜻 없이 한 거짓말이 상대에게는 큰 상처가 되거나 비극적인 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터넷 등에서 악플을 쓰는 행동들도 이러한 망어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악플을 달고 자신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다고 하는 행위는 명백한 망어이며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주는 것이기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남을 속이겠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자신을 속이고 무거운 죄를 만든 것이다. 자신에게 솔직하듯이 남에게도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고 말을 한다면 그 마음과 말은 우리에게 그대로 되돌아오게 된다. 보다 좋은 사회를 바란다면 바로 우리 내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22호 / 2020년 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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