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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도회 통합 분위기 고조

기자명 채한기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조계종 중앙·전국 신도회 합쳐지나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는 과연 통합될 수 있을까?
최근 조계종 전국신도회 제18대 회장에 추대된 선진규씨가 통합 가능성을시사해 이 문제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조계종은 그동안 '한 종단 두 신도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1955년11월 창립된 전국신도회와 개혁 종단 출범 이후 97년 3월 창립된 중앙신도회를 놓고 교계는 왜 한 종단에 두 신도회가 존립해야만 하느냐는 지적을해왔다. 당시 중앙신도회는 전국신도회를 흡수 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지만 전국신도회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신도회의 40여년의 역사를 버릴 수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양 신도회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가운데 중앙신도회는 송재건 회장을주축으로 조직 구성에 들어갔고, 전국신도회는 박완일씨를 중심으로 조직재 정비에 들어갔다. 중앙신도회는 조계종 총무원의 지원을 받아 전국 사찰의 신도회를 중심으로 조직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중앙신도회의 한계를 보였다는 것이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국신도회의 사정은 중앙신도회 보다 더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국신도회 7인 대책위원회는 96년 8월 박완일씨를 회장으로 추천하며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전국신도회의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박완일씨는 회장직을계속 고사했고, 내부에서는 회장 선출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를 놓고 시시비비가 일었다. 이에따라 박완일씨는 회장에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을갖지 못하는 헤프닝을 보여야만 했다. 이후 박완일씨는 신도회장직 사퇴를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중앙신도회와 전국신도회는 나름대로 당위성과 정통성을 갖고 명실상부한 신도회를 구성하겠다고 단언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전국신도회가 지난 1월 27일 갑자기 전국 임시대의원 총회를 소집, 신도회장을 선출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거의 뇌사상태에 이르렀던 신도회를 추스리지 못할 경우 재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화광광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전국신도회는 그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 등록 취소 위기에 몰려있었다. 그토록 전국신도회가 자랑한신도회 역사가 끊길 수 있는 급박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는 대의원 186명 중 137명이 참석, 전국신도회의 재건 의지를 보여 위기를 넘길 수있었다.

선회장은 회장으로 추대된 직후 교계 기자들과의 회견을 통해 중앙신도회와의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회장은 "한 종단에 두 신도회가 있다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라며 "중앙신도회 측이 통합 제의를 해 올 경우 굳이 마다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 두 신도회간의 실무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물밑 접촉을 통해 통합에 대한 심도있는 의견을 나눠왔다. 이같은 선상에서 선회장의 통합 가능성시사 발언은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다. 이와 관련 김한곤 중앙신도회 회장직무대행은 "중앙신도회가 출범할 당시에도 전국신도회 통합은 전제됐던것"이라며 "중앙신도회가 정상화 되면 이 문제가 거론될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현 회장 직무대행 역시 통합에 대한 당위성은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양 신도회의 통합 가능성은 3월께나 돼야 가늠해 볼 수 있다.
일단 중앙신도회는 2월말이나 3월초께 신도회장을 선출해야만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교계는 중앙신도회 회장이 선출 된 후 통합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고조될 경우 통합에 대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통합 행보를 하게 될 경우 두 신도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우선 전국신도회에 중앙신도회가 흡수 되느냐, 아니면 중앙신도회에 전국신도회가 흡수되느냐 하는 문제다. 여기에는 전국신도회의 정통성 인정 여부 문제가 내재돼 있다. 이 문제는 중앙신도회 출범 때부터 불거진 문제. 중앙신도회가 전국신도회를 흡수하더라도 전국신도회의 40여년 역사를 인정해야 한다는여론이 교계에 일고 있다. 조계종 태동에 전국 신도회의 역할은 지대했기때문에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양 신도회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여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한곤 중앙신도회 회장직무대행은 "통합에 대한 의견만 일치한다면 그같은 문제를 푸는데는 여러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중앙신도회가 전국신도회의 역사와 정통성을 굳이부인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두 신도회 통합에 가장 걸림돌이었던 문제가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대목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남은 숙제는 조계종 총무원과의 관계다. 두 신도회가 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았을 때 과연 총무원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하는 것. 양 신도회는 고산 총무원장 집행부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교계는 그러나 신도회를 이끌어가야 할 두 신도회가 합의점만 찾는다면 굳이 총무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있겠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신도회는 이제 신도들의 힘으로 끌고 가야 할 때가 왔다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두 신도회는 일단 자체 조직 정비에 더 매진할 것이 확실하다. 중앙·전국신도회가 아직 평탄한 길을 걷고있지 못하기 때문. 통합 작업은 물밑으로 하고, 대외적으로는 자체 조직 강화에 힘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는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두 신도회가 나름대로 정상화 돼야 통합을 위한 상호 의견이 조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의 힘이 현격하게 기울어질 경우 '무조건 흡수'를 서로 제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양측 어느 신도회도 통합 결정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관계자들의대체적인 의견이다.

두 신도회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조직이 지금은 미약하지만 합치게 되면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두 신도회의 3월 행보에 벌써부터 교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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