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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덕행 ➁

기자명 박희택

보신은 영원성·역사성 동시 구비

법신이 자성신 성격이라면
응신과 화신은 변화신 성격
수행자는 단지은 불과삼덕
용지비 실천삼덕으로 수렴

세친이 ‘섭대승론석’에서 삼신과 삼덕을 상응시키면서 보신(報身)은 언급하지 않았음을 전회(前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법신의 단덕, 응신의 지덕, 화신의 은덕으로 설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보신의 덕행은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삼신은 법신과 보신과 화신을 일컫고, 사신(四身)이라 할 때 응신까지 포함시킨다. 삼신의 보신이 누락되어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넓은 의미에서는 화신에 응신을 포함시켜 이해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화신과 응신은 구분된다. 진호국가(鎭護國家) 경전으로 신라와 고려에서 존숭된 ‘금광명최승왕경’의 분별삼신품 등에 따르면, 부처 상호(相好, 32상 80종호)를 원만히 갖추어 화현하는 변화신을 응신이라 하고, 부처 상호를 띠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상황에 응하는 변화신을 화신이라 한다. 세친은 응신의 부처 출현을 지덕의 전개로 보았으며, 화신의 무궁무진한 변화를 중생에 대한 은덕으로 본 것이다.

법신이 자성신(自性身)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응신과 화신은 변화신(變化身)이다. 서원과 수행으로 부처 위(位)에 이른 아미타불이나 약사불과 같은 보신불은 수용신(受用身)이 된다. 법장비구의 48대원의 공덕이 수용되어 아미타불로, 약왕보살의 12대원의 공덕이 수용되어 약사불로 그 몸[身]이 보(報)해진 것이다. 그런데 보신과 응신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법신의 영원성과 화신의 역사성을 동시에 구비한 보신은 법신의 응신으로서 부처 상호를 띠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섭대승론석’의 응신은 보신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실제로 ‘심지관경’ 같은 경전에서는 ‘섭대승론석’과 같이 단덕과 지덕과 은덕을 설하면서, 자성신(법신)의 단덕이라 하고, 수용신(보신)의 지덕이라 하며, 변화신(화신)의 은덕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보신의 덕행은 지덕이 된다. ‘심지관경’ 보은품의 삼덕론을 보기로 한다.

“오직 하나인 불보에 세 가지 불신이 갖추어져 있으니, 자성신과 수용신과 변화신이 그것이다. 첫째 불신인 자성신(법신)은 큰 단덕이 있어서 이공(二空, 아공과 법공)의 나타남이니, 온갖 부처님들께서 모두 평등하시다. 둘째 불신인 수용신(보신)은 큰 지덕이 있어서 진상무루(眞常無漏)하니, 온갖 부처님들께서 모두 뜻을 같이 하신다. 셋째 불신인 변화신(화신)은 큰 은덕이 있어서 정통변현(定通變現)하니, 온갖 부처님들께서 모두 작용을 같이 하신다(唯一佛寶具三種身, 一自性身二受用身三變化身. 第一佛身有大斷徳二空所顯, 一切諸佛悉皆平等. 第二佛身有大智徳眞常無漏, 一切諸佛悉皆同意. 第三佛身有大恩徳定通變現, 一切諸佛悉皆同事).”

불과(佛果)에 갖추어진 삼덕인 불과삼덕은 불신(佛身)의 공능(功能)으로 설해지기 마련이다. 불과를 지향하는 수행자의 입장에서는 단지은(斷智恩) 불과삼덕을 용지비(勇智悲) 실천삼덕(전회 참조)으로 수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설법으로 한국 현대밀교 중흥조 회당의 “지비용 탐친치”가 있다. 회당은 법론집 ‘실행론’에서 이렇게 설하였다.

“지혜로써 인(因)을 하고, 대비로써 행(行)을 하고, 용예로써 혹(惑)을 끊어, 탐진치를 단제(斷除)하고, 자성중생 제도하여 공덕 널리 회향하고, 나라 위해 의무 다해 동업은혜 서로 갚고, 조상 위해 추선(追善)하여 부모은혜 모두 갚고, 믿음 항상 굳게 세워 삼세불은 갚으리다.”

이 설법의 구조는 ‘삼덕 실천 - 탐진치 단제 - 사은(四恩) 보은’이다. 지비용의 실천으로 중생의 고질병인 탐진치 삼독을 단제하고, 나아가 사은을 보은하라고 실천의 대도를 밝히고 있다. 지비용 실천삼덕으로 안으로 탐진치를 없애고 밖으로 사은을 갚으라는 가르침은 아주 명료하여 불자들의 삶에 지남(指南)이 된다. 

인(因)이 되는 지혜로써 탐심을, 행(行)을 하는 대비로써 진심을, 혹(惑)을 끊는 용예로써 치심을 단제해 나갈 일이다.

박희택 열린행복아카데미 원장 yebak26@naver.com

 

[1533호 / 2020년 4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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