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현장-선산 원각사

"세살 불심 여든까지"

농촌·공단 지역 어린이 포교 선두
눈높이 포교, 다양한 프로그램 실시

인재 불사에 궁색한 불교계 풍토에도 불구하고 동심(童心)을 끌어 안기위해 진력하고 있는 곳이 있다. 경북 구미 원각사(주지 대혜 스님) 대웅전은매주 일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어린이들의 재잘 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다.지난 해 8월 어린이 법회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법당 안은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찾을 수 있는 놀이터로 변해 버렸다.

원각사 어린이 법회는 경북 구미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두 개의 사찰 어린이 법회 중 한 곳. 새싹 포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활동에 있어선 너무도 열악한 것이 교계의 현실.

50여 개의 사찰이 있지만 어린이 법회가 열리고 있는 곳은 구미불교포교원. 그나마 먼 지역의 어린이들은 포교원 어린이 법회에 참여한다는 것은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원각사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법회를 마련한 것은 새싹 포교에 있어 단비와도 같다.

"종교 교육을 통해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 맑고 건강한 국가를 만들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전하는 것은 이 나라 불교의 미래를 다지는 초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혜 스님의 어린이 포교에 원력을 세운 이유다. 스님은 일요일 하루일지라도 법당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마음껏 뛰고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확한 교리와 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불교적인 환경에 저절로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님은 법회가 어린이의 수준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스님의 모습 때문일까. "스님이 들려주시는 부처님 얘기는 모두 다 재미있어요. 그리고 무섭게만 느껴지던 법당이 너무 좋아졌어요"라고 말하는 선산초등학교 5학년 강상철군은 일요일이면 가장 먼저 절을찾는 독실한(?) 불자가 되었다.

원각사의 어린이 법회 프로그램은 4주로 각각 나뉘어 실시된다. 첫째 주는 원각사 자체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그리기, 쓰기 등이 진행되고, 둘째 주는 불교 레크리에이션 전문강사를초청, 게임을 통해 서로 친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셋째 주는 음악과 율동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즐겁게 불교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지막주는 특별법회을 열어 그 달에 생일을 맞은 어린이를 축하하는 등 행사를진행하고 있다. 대혜 스님은 "많은 분들이 절의 규모나 신도 수를 늘리는것이 불사라고 여기고 있지만 참다운 불사는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며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경북지사 = 공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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