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 삶에서 남은 시간이 1년뿐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렇게 내 인생에서의 시간이 단 1년뿐이라면, 오늘 하루 무엇을 어떻게 할까? 누군가는 좌절하며 부정적 생각으로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또 누군가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지난날을 성찰하고 떠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나는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베스트셀러 ‘누가 죽는가’의 저자이기도 한 스티븐 레빈이 이 책 ‘만약 내가 1년만 산다면 오늘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서 어떻게 하면 하루하루, 매 시간, 나아가 매 순간을 나에게 남겨진 마지막인 것처럼 의식하며 집중해서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담아냈다.
제자들에게 ‘죽는 일까지도 지고한 지혜를 닦는 일로 여기라’고 한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스티븐 레빈은 실제 1년 동안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오직 그 시간뿐인 것처럼 살았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책에 옮겼다.
대승불교 사상을 서양에 소개하는데 공헌했던 저자는 “죽음을 의식하고 일 년이라는 시간을 내 생애 마지막 순간으로 여기고 산다는 것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회이자, 내 삶 자체와 완전히 새롭고 생생한 관계를 맺는 길이기도 하다”며 이 책에서 1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전략과 효과 높은 명상 방법을 제시했다.
1년 프로젝트는 첫째 달에 남은 시간 인생에서 변화시켜야 할 것들과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일, 그리고 마무리되지 못한 일들을 갈무리해야 하는 일이 어떻게 서로 맞물려 있는지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둘째 달에 죽음을 예비하는 일은 어떻게 시작하고 또 무슨 의미인지 탐구하고, 다섯 번째 달에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내려놓는 훈련을 강도 높게 진행한다. 일곱 번째 달에는 육신이 소멸하고 나면 남는 건 무엇인지,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또 무엇이 존재했는지를 깊이 파고들고, 여덟 번째 달에는 환생에 대한 여러 가지 입장과 가능성을 탐구한다. 열 번째 달에는 유언‧추도문‧묘비명 등을 작성하고, 마지막 열두 번째 달에는 몸 구석구석을 의식으로 빗질하는 청소 명상을 통해 드러나는 외적 측면들에 집중한다.
저자는 12개월에 걸쳐 매달 진행해야 할 과정을 안내하고 그 시기마다 적절한 명상법을 함께 제시한다. 또 스스로 매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기록할 수 있게 독려하면서 합리적으로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마가 스님이 감수한 책에서 제시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언젠가는 다가올 마지막 순간에 당황하거나 준비하지 못해 허둥대는 일은 없을 것이다. 1만1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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