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서로 함께 돌보아야 할 시간
65. 서로 함께 돌보아야 할 시간
  • 법장 스님
  • 승인 2020.05.06 13:49
  • 호수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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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이 이웃 함께 돌볼 때 희망 보인다

정부·시의 적절한 대응과 함께 
불자 등 공공의 헌신적 동참에
코로나19 극복 희망의 길 보여
이제 국민 모두가 서로 돌봐야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조금이나마 가라앉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종교단체에 의한 갑작스런 폭증을 제외하고는 선진국민의식과 적절한 정부대응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잘 이겨내고 있다. 또 불교에서도 산문을 폐쇄하고 중요 일정 등을 취소하며 이번 사태에 동참하여 훌륭하게 국난을 극복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지금도 곳곳으로 확산되는 중이기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각자의 위생관리를 지금만큼 해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두 달 가까운 시간동안 국가와 전 국민이 코로나19와 싸웠고 앞으로는 그 이후의 삶과 사회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 여러 미디어와 뉴스 등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우리나라를 염려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상황 속에 우리는 다시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코로나19에는 미처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어디선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있다. 이들을 외면하고 자신들만을 위한 내일을 준비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또한 코로나19는 강력한 전염병이기에 마지막 한 명이 완치를 받을 때까지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치료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런 우려 속에 다행히도 여러 곳에서는 이웃들에게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보내거나 격리된 환자분들을 위해 구호용품이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따뜻한 모습도 듣고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불교에는 다양한 수행이 있고 공덕이 되는 일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뽑는 것이 이런 아픈 이들을 돕고 보살펴주는 것이다.

‘범망경’은 제9경계인 ‘불첨병고계(不瞻病苦戒)’를 두어 아픈 이를 돌보지 않는 것을 죄로까지 보고 있다. 이 계율에서는 불교의 여덟 가지 복전 중에 아픈 이를 간병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며, 절이나 마을, 산, 길이든 아픈 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그들을 돌봐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비행은 실천에 의한 것으로 생각만 갖거나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고 그 안에서 그들과 함께 할 때 최고의 공덕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아픈 이를 돌봐준다는 것은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자신의 것을 떼어 그들에게 주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일이기에 가장 수승한 보살행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불교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산문을 닫거나 많은 행사를 취소하는 등의 강력하고 훌륭한 대응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그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사회와 경제를 염려하며 이후의 삶을 준비할 때 불교에서는 오히려 그 현상에 동반되지 못하고 뒤처진 이들에게 보다 눈길을 주고 보살펴야 한다. 불교에서 생각하는 보다 나은 미래란 특정 집단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아미타불이 법장 비구였던 당시 모든 중생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49대원을 세웠던 것처럼 우리는 사회적 시선보다 국민적 시선으로 한명 한명의 삶을 돌봐주고 천천히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팔복전 중에는 부모를 공경하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들도 들어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보다 불교에서 말하는 최고의 공덕이란 바로 가장 낮은 곳에서 힘들어 하는 아픈 이들의 간병이다. 단 한 명의 환자도 소홀하게 살피지 않고 마지막 단 한 명이 치료되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주위를 살피고 베풀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호국불교라고 불린다. 나라를 지키는 불교, 즉 국민을 지키는 불교이다. 전국의 모든 곳에서 모두가 보살이 되어 최고의 공덕을 쌓고 다시 그것을 베풀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하나로 나아갈 내일을 기대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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