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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평상시 번뇌 상황 경계

미리 경계하면 인연 만나도 번뇌 발작 없어

번뇌 생기는 상황 수없이 많고 재물‧여색 등이 가장 사나워
일상에서 남에게 편의 베풀고 연민 품으면 번뇌는 사라져
번뇌에는 아무런 세력이 없고 원인은 모두 내가 자초한 것

인광대사는 불보살 앞에 공양물을 올리고 기도하듯, 일상에서 베풀며 탐심을 내려놓으면 번뇌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중국 보타산 전각의 관음보살 앞에 올려진 공양물.
인광대사는 불보살 앞에 공양물을 올리고 기도하듯, 일상에서 베풀며 탐심을 내려놓으면 번뇌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중국 보타산 전각의 관음보살 앞에 올려진 공양물.

제104칙 : 평상시 번뇌가 생기는 상황에 경계하여야 한다.

범부의 경계에서 누가 번뇌가 없겠는가? 모름지기 평상시 미리 경계하면 경계에 부닥치고 인연을 만날지라도 저절로 번뇌습기가 갑자기 발작하지 않게 된다. 발작을 일으켜도 바로 반성하면 소멸시킬 수 있다. 번뇌가 생기는 상황들은 수없이 많다. 그 중 가장 사나운 것을 들자면 단지 재산이나 여색과 횡포를 부리는 행위 몇 가지 방면을 그만 둘 뿐이다.

불의의 재물인줄 알면 그 해독은 독사를 능가하거늘, 불의한 재산을 구차하게 얻으려 고민하겠는가? 남에게 편의를 베풀면 결국 자신의 앞날이 창창할 것이다. 빈곤과 위급, 환난을 만난 자가 도움을 구하는데 돈을 아끼느라 돕지 않으려고 해 번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색의 경우 꽃 같고, 옥 같은 사람을 만날지라도 항상 자신의 자매와 같다는 마음을 간직하여야 한다. 설사 창녀를 만나더라도 또한 이런 생각을 하여서 연민을 품고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이러면 미색을 보아도 음욕이 발동하여 번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부부는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고, 아내는 자식을 낳아 기르고 대를 잇는 은인이라 여기며, 서로 쾌락을 행하는 도구로 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욕망을 구하여 몸을 망가뜨려 처자식을 부양하지 않고 자녀를 인재로 키우지 못해 번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자녀를 어릴 때부터 잘 교육하고 키운다면 부모님의 마음을 거역하고 집안을 망치려고 해 번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핍박과 횡포를 당하는 일을 만나게 되어도 반드시 연민을 품고 무지함을 불쌍히 여겨 그에게 따지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전생에 그에게 괴롭힌 적이 있어 지금 이런 연고로 마침내 이 오랜 빚을 갚으니,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핍박과 횡포로 보복하려고 해 번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은 처음 근기가 경계에 순응하는 법을 제시한 것이다. 만약 오랫동안 닦아서 증득하여 아공(我空)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다함없는 번뇌가 모두 대광명장(大光明藏)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제105칙 : 번뇌인줄 알면 불성이 저절로 현전한다.

괴로움으로 매일 번뇌 속에 지내도 이것이 번뇌인줄 모른다. 번뇌인줄 알면 번뇌가 곧 사라질 것이다. 마음은 본래 부처이나, 번뇌를 아직 제거하지 못해 헛되이 중생노릇을 하고 있다. 단지 번뇌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본래 갖추고 있는 불성이 저절로 현전할 것이다. 

비유컨대 도적을 잘못 가족으로 인정하면 모든 가산을 다 훔쳐갈 것이다. 그가 도적인 줄 알면 그는 도망칠 것이다. 금을 연단하지 않으면 순금이 되지 않고, 연마하지 않으면 예리하지 않을 것이다. 번뇌 속에 지내지 않고 번뇌의 경계를 만나면 곧 정신은 의지할 곳을 잃을 것이다. 번뇌에는 아무런 세력이 없고 정신을 피곤하게 하고 어지럽히는 원인은 모두 내가 자초한 것임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전에서 말씀하시길 “아공(我空)을 안다면 비방을 받는 자가 누구인가?” 하셨다. 지금 예로 말하면 “무아(無我)를 안다면 번뇌가 어떻게 생기겠는가?”이니, 고덕께서는 “모든 경계는 본래 한가한데, 오직 마음이 스스로 떠들썩할 뿐이다.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경계는 저절로 여여하다” 말씀하셨다.

제106칙 : 번뇌로 인해 악업을 일으키고, 그 과보를 받는다.

세 가지 장애, 즉 번뇌로 인한 장애, 업으로 인한 장애, 그리고 과보로 인한 장애이다. 번뇌는 즉 무명이고, 또한 미혹이라 하며, 바로 이치에 밝지 못함, 즉 탐진치를 가리킨다. 번뇌는 갖가지 이치에 맞지 않은 생각을 망녕되이 일으킨다. 갖가지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을 사라지게 하려면 먼저 세간의 일체제법이 모두 고(苦)이고, 공(空)이고, 무상(無常)이고, 무아(無我)이고, 부정(不淨)임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탐진치 번뇌의 마음이 있어 살생, 도둑질, 삿된 음행 등 악한 일을 일으킨다. 그래서 업이라 한다. 악업이 이미 이루어지면 장래 반드시 지옥, 아귀, 축생 삼악도의 과보를 받게 마련이다. 

제107칙 : 탐내는 생각을 멈추면 마음은 절로 청정하다.

이른바 탐욕은 바로 경계를 보고 마음속에 좋아하고 즐기는 생각이 일어남이다. 욕계중생은 모두 음욕으로부터 태어나니, 음욕은 애착으로 인해 생겨난다. 만약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을 밖에서 안까지 자세히 관찰하면 단지 때와 땀, 눈물과 침, 털과 손톱 이빨, 뼈와 살, 고름과 피, 대소변만 보일 뿐, 몸 냄새는 죽은 시체 같고 땀내는 화장실 같은데 누가 이 물건을 보고 탐을 내겠는가? 

탐내는 생각을 이미 멈추었다면 마음바탕은 절로 청정하다. 단맛이 양념을 받아들이는 듯이, 흰색이 색채를 받아들이듯이 청정심으로써 부처님 명호를 염하라. 인지(因地)의 마음으로써 과지(果地)의 깨달음에 계합하면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그 이익은 헤아리기 어렵다.

제108칙 : 나는 이미 죽었다 여기면 진노심이 일어날 수 없다.

진노심(瞋怒心)은 숙세의 습성이다. 현재 나는 이미 죽었다고 여기고 그가 칼로 자르고 향기를 바르는 대로 맡기고 나에게 간섭하지 말라. 모든 순조롭지 않은 마음의 경계를 만날 때 마다 나는 이미 죽었다고 여기면 진노심이 일어날 수 없다. 이는 바로 여래께서 전하신 삼매법수(三昧法水)로 일체중생의 죄업을 두루 씻는 방법이다. 이는 나 인광이 기발한 생각을 하여 망녕되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제109칙 : 관대한 마음으로 편협한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진노심은 숙세의 습성이다. 진노심이 자신에게 손해이고 남에게 무익함을 알게 된 이상, 바다와 하늘처럼 가없이 넓은 도량으로 일체 일을 수용해야 한다. 현재의 관대한 습성으로 숙생의 편협한 습성을 바꾸어 나가라. 만약 이렇게 대치하지 않고 분노와 습성이 점점 커져 가면 그 위해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제110칙 : 진노심은 남에게 무익하고 자신에게는 손해다.

진노심이 일어나면 남에게 무익하고 자신에게는 손해다. 가벼우면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 무거우면 간과 눈이 손상을 받는다. 반드시 마음속에 원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하나로 뭉치도록 하라. 그러면 질병은 사라지고 수명이 증가할 것이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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