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로서, 시인으로서 아득한 경지에서 유유자적하며 격외가를 부르던 설악 무산 스님이 입적한지 2년. 설악산 신흥사는 6월3일 오전 10시 경내에서 무산 스님 입적 2주기 추모 다례재를 봉행한다.
무산 스님 입적 2주기 추모 다례재는 원래 5월4일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한 달 연기됐다. 당시 신흥사는 “모든 분들의 생명과 안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무산 스님의 유지를 따른 것”이라며 양해를 당부했었다. 추모 다례재는 행장 소개와 추도사, 추모 법어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시대 마지막 무애(無碍)도인으로 불렸던 무산 스님은 2018년 5월26일 속초 신흥사에서 승납 60년, 세납 87세로 입적했다.
스님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7살에 입산해 1959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직지사에서 출가했다. 신흥사·계림사·해운사·봉정사 주지를 거쳐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과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추대됐다. 조오현이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무산 스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조시인이기도 했다. 1968년 ‘시조문학’에 등단한 이후 시집 ‘아득한 성자’ ‘비슬산 가는 길’ ‘적멸을 위하여’ ‘마음 하나’ 등 6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이 같은 작품 활동으로 스님은 1992년 현대시조문학상을 시작으로 남명문학상(1995), 가람문학상(1996), 한국문학상(2005), 정지용문학상(2007), 공초문학상(2008)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38호 / 2020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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