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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백양사, 울산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추모 수륙재 봉행

  • 교계
  • 입력 2020.06.26 19:08
  • 호수 1543
  • 댓글 0

6월25일, 140여 위 위패 조성
영남범패 집전으로 종일 설행
울산 차인 108인 추모 헌다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 기념법어

울산 백양사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울산 사부대중과 더불어 울산지역 보도연맹 희생자들을 위한 첫 수륙재를 봉행하며 고인의 희생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태화문화진흥원(이사장 산옹 스님)는 6월25일 울산 백양사 일대에서 ‘울산 시민의 번영과 안녕을 위한 2020년 국태민안 수륙대재’를 봉행했다. 이 법석은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전·후 울산지역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울산지역 보도연맹 희생자를 추모하는 첫 수륙재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보도연맹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군과 경찰에 의해 불법적으로 민간인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울산에서만 87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1960년 당시 백양사 앞에 합동묘 및 추모비가 건립되었으나 5.16 군사쿠데타 이후 훼손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태화문화진흥원 주최, 백양사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울산불교종단연합회, 울산조계종사암연합회, 울산불교신도회가 후원하는 등 울산 사부대중이 원력을 모아 가치를 더했다. 법회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 태화문화진흥원 이사장 산옹 스님을 비롯한 울산지역 대덕 스님과 재가 신도 단체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태환 중구청장, 조종래 울산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유족회장 등 유족회, 울산차인회 등 우중에도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운집했다.

태화문화진흥원 이사장이며 백양사 주지 산옹 스님은 추모사에서 “울산 대운산에서 870명의 유해가 발굴되어 이곳 백양사 함월루 주변에 가묘를 만들어 모셨다가 어느 날 어디로인지 없어졌다고 한다”며 “870명 중 이름 있는 분 415명, 이름이 없는 분이 455명, 유족이 있는 분이 205명, 유족이 없는 분이 210명으로 오늘 이분들의 70년 한을 풀어드리고 그 유족들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편안한 법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유족회에 따르면, 매년 가을 체육관을 빌려 추모식을 진행하지만, 공간적 제약으로 아쉬움이 컸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이날 희생자들의 합장묘가 있었던 울산 백양사에서 수륙재가 마련돼 유족회에서 느끼는 위안은 상당했다. 도량 내 희생자 위패를 봉안한 가운데 국가 무형문화재 제125호 수륙재 의식이 하루 내내 여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점도 추모의 가치를 높였다. 장맛비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울산차인회 소속 108명의 차인이 헌다의식을 봉행한 사실 역시 감동을 더했다. 오는 11월에는 희생자들을 위한 충혼탑도 울산시 차원에서 완공될 예정이어서 울산지역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조종래 유족회장은 “천도재가 봉행되는 백양사는 우리 유족과 인연이 많은 곳으로 오늘 이렇게 영혼들의 한을 풀어주고 나라의 평안과 울산 시민의 안녕을 기원해 주시니 유족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며 “부처님의 자애로움에 힘입어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며 어두웠던 지난날을 밝은 광명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련자료에 따르면, 울산 보도연맹원은 최소 1,561명이었으며 희생자는 적어도 87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410여 명에 불과하다. 희생된 장소는 울산 온양면 대운산 골짜기와 울산 청량면 반정고개로 특정되며 1960년 발굴된 유해는 백양사 앞에 합동 안장된 후 추모비도 세워졌다. 하지만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희생자를 위한 합동묘 및 추모비는 훼손됐고 이곳에 안장되었던 유해들은 울산 달동 화장터에서 화장된 이후 그 처리 과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43호 / 2020년 7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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