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함께 수행하고 살아갈 때
71. 함께 수행하고 살아갈 때
  • 법장 스님
  • 승인 2020.06.29 17:58
  • 호수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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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게 있는 재물도 나만의 것 아니다

불교는 행복의 길 안내해
일상에서 지혜의 길 제시
욕심과 탐욕 가장 경계해
내 것이란 존재하지 않아

불교는 우리들의 삶 속에서 만족을 느끼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가르침을 알려주는 종교이다. 즉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말하는 신의 종교가 아닌 오늘 하루 동안에 경험하는 수많은 일상 속에서 법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실의 종교이다. 특히 부처님이 수행을 통해 깨달으신 연기법은 우리들이 경험하고 만나는 모든 상황과 일들을 가장 원만하게 이해시켜주고 풀어주는 가르침이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그 원인으로 인해 그에 상응하는 결과도 반드시 생겨난다는 것이 연기법(인과법)이다. 그것을 일반적으로 ‘인과응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인과응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에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지나 반대로 생각하면 좋은 일을 한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좋은 과보(행복한 결과)도 생긴다는 뜻이다.

이러한 가르침을 말하는 불교이기에 그 안에 속해있는 구성원들도 항상 그러한 가르침을 따르고 지켜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거나 줄 수 있는 어떠한 일이나 물건 등을 그저 자신의 것이라고만 생각하여 남에게 베풀지 않거나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연기법을 무시하고 바른 삶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래서 ‘범망경’ 제6경계인 ‘탐재석법계(貪財惜法戒)’에서는 “재물을 탐하거나 아끼는 행동을 하면 죄가 된다”고 했다. 불교의 수행법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육바라밀에서도 그 첫 번째를 보시바라밀이라고 하듯이, 불교에서는 나와 너, 나의 것 등의 구별을 두고 지금 나에게 있는 재물이나 능력이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나’라는 존재는 하나의 독립된 존재인 듯 하지만 사실 나를 불러주고 상대해주는 다른 이들과 그 안의 환경에 의해 그 존재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가르침이다.

지금 내가 지니고 있는 것들은 누군가의 덕분에 내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언젠가 다시 나의 곁을 떠나 누군가에게로 가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우리는 그 상대를 정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수행이다. 즉 법(가르침)의 경우 듣는 사람들마다 생각과 이해가 다르기에 각 사람들에게 맞는 적절한 법을 알려주어야 하며 자신에게 그러한 능력이 없다면 그것을 알려줄 수 있는 다른 스승을 소개해주어 그 사람이 바른 법을 만나고 불교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그것을 모른다고 하여 무시하거나 혹은 삿된 이익을 바란다면 법을 원하는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과 더불어 자기 자신도 깊은 죄를 지어 언젠가 그 사람으로부터 원망을 듣거나 과보를 받게 된다. 

그리고 재물의 경우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보시해야 한다. 우선 자신에게 충분한 여유가 있다면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탬이 되어야 한다. 비록 작은 보시일지라도 그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로 인하여 다시금 삶에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라면 반드시 재물을 보시할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나 여러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따스함을 전해주면 된다. 이렇게 다른 이들에게 전해준 재물이나 정성은 비록 지금 나의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지만 그 가치는 수십 배의 공덕이 되어 반드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필자도 긴 유학기간 동안 언제나 믿어주고 도움을 주었던 소중한 분들의 공덕 덕분에 지금 이렇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는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지닌 가르침이나 재물을 나만의 것이라고 욕심을 내고 아끼는 것은 이 세상을 홀로 살아가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도움을 준다면 그 사람은 그 보시로 인해 삶의 가치를 키울 수 있게 되고, 그것은 다시 큰 공덕이 되어 우리들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모습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바라밀행의 실천이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보살행의 완성인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43호 / 2020년 7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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