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명상은 삶의 기술
25. 명상은 삶의 기술
  • 신진욱 교수
  • 승인 2020.07.08 10:19
  • 호수 15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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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하는 세상 가운데 현재 머무는 법 체득

명상은 마음 자각하고 관찰하는 법
충실하고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
핵심은 매순간 온전히 깨어있는 것
모든 건 변하고 집착은 고통 불러와

명상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합니다. 이 중 어느 특정 명상법을 선택하는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충실하게 규칙적으로 매일 명상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음을 자각하여 집중하고, 호흡과 몸, 감정과 마음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면 어떤 명상이든 좋습니다. 명상의 목표는 마음을 정지하거나 어떤 특정한 마음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도 몰랐던 자기 마음의 여러 가지 모습에 가슴을 열어서 보다 또렷한 시선으로 매 순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의 몸과 감정을 열린 마음으로 보게 되면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에 판단하지 않고 자각하며, 점점 더 마음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따뜻하고 개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내 마음 안에서 인내심과 사랑의 마음이 생겨나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향해 마음이 열립니다. 그리고 호기심과 온기어린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깨어 있으면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처럼 명상은 현재를 보다 충만하게 살게끔 하고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과 살고 있는 세상을 더욱 명확하게 바라보도록 도와줍니다. 알아차림이 깊어질수록 현존에 머무는 깊이도 더해집니다. 

명상을 하다보면 매 순간을 온전하게 깨어 있게 되는데, 여기서 ‘깨어 있음’이란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성 있게 현재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모든 기술 중에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깨어 있어야 할까요?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다르마(Dharma)’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다르마는 우주의 진리, 즉 우주의 법칙과 그 법칙에 대한 가르침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입니다. 다르마는 언제나 우리가 발견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혜의 다르마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 환상과 과거의 기억이 아닌 ‘이 순간의 실재’에 들어올 때 존재합니다.

현재에 온전히 주의를 집중할 때 환상이나 지나간 생각의 덧없음과 불확실성을 통찰할 수 있습니다. 대개 우리는 과거의 경험이나 개개인의 성격, 감정, 생각 등이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약 항상 변하는 무엇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고 집착한다면 실망하고 점점 고통스러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것에 아무리 집착하더라도 변화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마치 중력과 같은 우주의 법칙처럼 만물이 존재하는 방식이 본래 그러합니다. 

일단 명상은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경험과 그럴 수 없는 경험을 구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무거운 물건이 내 발에 떨어지면 나는 그 물건을 발에서 옮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 발에서 느껴지는 욱신거림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이나 세상의 모든 것은 강물처럼 흐르고 변하므로 과거의 모습에 매달리는 것은 결국 고통과 실망만을 남길 뿐입니다. 원하던 원치 않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진리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며 집착은 고통을 불러온다는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나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경험하는 얻음과 잃음, 칭찬과 비난, 고통과 즐거움이 삶이라는 춤의 일부임을 알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고 하여 수동적인 태도로써 삶을 보살피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보다 유연하고 현명한 태도로 흘러가고 있는 현상을 저항 없이 수용하며 돌본다는 의미입니다. 

고통이 두려워 도망가거나 즐거움을 붙잡고 계속되기를 어리석게 갈망하는 대신, 현재 이 순간에 존재하고 지금 자리의 충만함을 느끼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현재에 머무는 법을 체득하면 마치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자유자재로 바다의 흐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는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대신 깨어 있는 자각으로 파도의 흐름을 탈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44호 / 2020년 7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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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2020-07-08 11:32:55
정신을 일깨우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