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능산리 사지(寺址) 옆 성곽에 대한 정비가 시작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부여군(군수 박정현)은 7월16일 “능산리사지 옆 기존 정비구간부터 그 아래 옛 국도까지 정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부여 나성 성곽 170m에 대한 정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나성 정비는 동문지 주변 산과 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정비를 시작하는 구간은 동문지 북쪽 옛 국도와 연접한 지역이다. 성을 쌓는데 사용하는 돌인 성돌이 대부분 유실돼 돌을 새로 가공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는 곳이다.
문화재청은 주변에 능산리 사지와 능산리 고분군을 보러 오는 관람객들이 많아지자 석벽 복원 정비를 추진하게 됐다. 현재 문화재수리업체 선정을 마쳤으며 7월24일 착공해 2021년 4월경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적 제58호 부여 나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수도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왕성을 포함한 도시 전체를 둘러싼 ‘도성(都城)’으로는 동아시아에서 중국 북위의 낙양성과 함께 가장 이른 시기인 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6.3㎞ 중 4.5㎞가량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정비로 도시를 둘러싼 성곽 외에도 도시 밖에 조성된 왕릉인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 왕실 사찰로서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된 부여 능산리 사지(사적 제434호) 등을 통해 백제가 완성하였던 고대 도성 체계를 보다 쉽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편, 성곽은 이번 정비구간 남쪽의 옛 국도와 왕포천, 새로 난 국도로 인해 얼마간 끊겼다가 다시 이어진다. 해당지에 동문지가 확인됐고 주변으로 수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해당 구간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정비할 예정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6호 / 2020년 7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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