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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부처님 은혜로 이겨낸 삶의 고난

기자명 광우 스님

관세음보살 염불‧법화경 사경으로 찾은 행복

남편 박사학위 취득 후 교수 임용‧자녀 해외 장학생 유학
시동생 사채 빚 떠안아 갚아야 할 길 막막해 힘들 때 비롯
난관마다 염불‧사경 기도 가피…세연 다할 때까지 기도 다짐

그림=육순호
그림=육순호

불법의 핵심은 깨달음이다. 그러나 모든 중생이 다 깨달음을 추구하기는 어렵다. 가정을 책임 진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깨달음보다도 당장 현실적인 삶의 문제가 더 큰 숙제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광대하고 심오하다. 깨달음의 길과 경지를 널리 펼치시되, 중생들이 인생에서 부딪치는 현장의 고뇌 또한 놓치지 않고 자비의 손길을 내밀어주신다. 우리는 그저 믿고 의지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가피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신행 생활을 하고 계시는 ‘자비심’ 불자는 현재 70대의 노보살이다. 젊었을 적부터 절에 다니며 부처님을 의지하였다. 인생의 고비마다 답답하고 괴로운 일들이 닥칠 때,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여러 번의 기적 같은 큰 가피를 체험하였다. 

기도의 가피를 처음으로 확신하게 된 것은 약 30년 전의 사건이었다. 남편은 대학 교수를 목표로 오직 학업에만 집중하였다. 집 안의 생활비는 아내였던 자신이 교직에 있으면서 살림을 꾸려나갔다.

남편은 결국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 뒤로 원하던 교수 자리는 쉽게 나지 않았다. 점점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조급하고 초조해져 갔다. 기다림에 점점 지치다가 문득 생각했다. 

“그래. 그냥 손 놓고 기다리는 시간에 부처님께 기도라도 올리자.”

자비심 불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마음으로 염원하였다.

“부처님. 우리 남편 꼭 교수되게 해주세요.”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한결 같은 기도가 정성이 닿았는지 남편은 서울의 유명대학교에 교수가 되었다. 그 때부터 자비심 불자의 마음에는 평생 부처님의 은혜를 갚겠다는 굳은 결심이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쯤에 아주 큰 우환을 겪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한 상황이었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던 시동생이 있었다. 파산을 하고 가정불화로 이혼까지 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여기서 문제의 불씨가 타올랐다. 시동생이 약 50군데에서 사채를 빌렸는데 빌린 금액이 모두 합쳐서 1억6000만원이었다. 그런데 그 빚을 모두 형 앞으로 담보를 잡은 것이다. 일이 꼬이고 꼬여서 그 모든 빚을 남편이 갚게 생겼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앞이 아찔했다.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안고 평소에 모시던 스님께 찾아가서 하소연을 했다. 스님이 말씀했다. “보살님,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도 밖에 없습니다. 이제 나 죽었다 생각하고 오직 기도하세요. 간절히 기도하세요.”

스님의 말씀대로 그날부터 기도를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밤에 잠들 때까지 오직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입으로 마음으로 하염없이 관세음보살을 간절히 불렀다. 또한 저녁마다 방에서 몇 시간씩 ‘법화경’을 사경하였다. 매일 같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염불하면서 ‘법화경’을 사경하였다.

그렇게 기도를 시작한지 60일 정도 지났을 때였다. 하루는 잠을 자는데 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다. 자신의 이가 한 개도 남김없이 싹 다 빠지는 꿈이었다. 이가다 빠졌는데도 피는 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남편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마당에 떨어진 이를 모두 손으로 줍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한테 다가와서 이 빠진 아내의 잇몸에다가 이를 다시 원래대로 꽂아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꿈에서 탁 깼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꿈같지가 않았다.

그 다음날이었다. 친정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했다. 

“네가 타고 다니는 차가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오빠가 걱정이 된다. 오빠가 돈을 좀 보태줄 테니까 차 한 대 새로 장만해라.”

그러면서 4000만원을 보내왔다. 큰돈이었다. 그리고 난데없이 절에 함께 다니던 도반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갖다 주었다.

“보살님. 이걸로 일단 급한 불부터 끄세요. 이자 없이 빌려드리는 거니까 나중에라도 천천히 갚으세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도반들이 모아준 돈을 보니 5500만원이었다. 

친정 오빠가 준 4000만원과 도반들이 빌려준 5500만원에, 나머지는 남편이 연금 공단에서 대출을 받아 빚을 순식간에 해결했다. 결국 사채 빚도 갚았고 2년 후에는 도반들이 모아준 돈까지 모두 다 갚았다. 

그저 감사하고 눈물 나게 고마울 따름이다.

빚은 갚았지만 몇 년 후에 큰 문제가 생겼다. 교수였던 남편이 빚을 갚느라고 노후자금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이다. 퇴임이 코앞인데 막막했다. 그저 부처님께 빌고 또 빌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부처님께서 또다시 가피의 손길을 내려주셨다. 남편이 그동안의 후덕한 인맥 덕분으로 퇴임 후에 지방대학교 부총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다행히 한시름 놓게 되었다.

자비심 불자는 아들이 셋이 있다. 늘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서 아침저녁으로 항상 기도를 올린다. 기도의 덕분이었을까. 아들 셋이 모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중에 아들 하나가 외국 유명 대학교에 유학을 가야하는데 추천서가 필요했다. 추천서가 있어야 장학금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외국 대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추천서를 끝내 얻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자비심 불자는 스님을 찾아가 심정을 내비쳤다.

“스님. 우리가 빽이 없어서 추천서도 못 받나 봅니다.”

스님이 혀를 끌끌 차면서 말씀하셨다.

“보살님. 빽 중에 최고의 빽은 부처님 빽입니다. 뭐가 걱정입니까. 기도하세요.” 

자비심 불자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다시 간절한 기도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1년 후에 추천서를 구비하여 외국의 유명한 공과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갔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실력을 인정받아서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그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자비심 불자는 생각한다. 칠십 나이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만약 부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행복이 과연 존재했을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그저 부처님 은혜이다. 
늘 마음으로 결심한다. 남은 삶 동안 부처님 은혜를 조금이라도 더 갚고자 세상 인연 다하는 그 날까지 신행을 이어가리라.

부처님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 속 저절로 떠오르는 한 구절이 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광우 스님 마음수행법회 지도법사 kgk515@hanmail.net

 

[1546호 / 2020년 7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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