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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종정 수락 법어

  • 교계
  • 입력 2020.08.10 11:17
  • 호수 1549
  • 댓글 0

“주장자에 눈이 있는데 그 눈을 보았느냐”
8월3일 종도들에게 종정 수락 법어 내려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이 소리를 알아들으면 눈이 있고 이 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면 눈이 어두운 것이라, ‘봉두유안(棒頭有眼)’이다 하는 것은 주장자에 눈이 있다, 주장자에 눈이 있는데 그 눈을 보았느냐 이겁니다.”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이 8월3일 종도들에게 종정을 수락하는 법어를 내렸다.

지허 스님은 종정 수락 법어를 통해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사해탈”이라며 “불교가 불교다워지려면 생사해탈을 한 사람이 많아야 되고, 생사해탈을 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생사해탈을 위해 내야 할 구체적인 마음으로 나도 생사해탈을 할 수 있다는 ‘대신심(大信心)’, 다른 사람은 다하는데 나는 왜 못하냐는 대분심(大憤心), 활구 화두를 들어야 한다는 ‘대의심(大疑心)’을 꼽았다.

지허 스님은 “여러분이 산 신심을 일으키고 산 분심을 일으켜 언젠가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도인이 나와 세상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고종은 7월15일 순천 선암사 만세루에서 원로회의를 비롯해 총무원장, 종회의장, 호법원장의 3원장이 참여하는 종정추대회의를 개최하고 지용지허(智溶指墟) 스님을 제20세 종정으로 만장일치 추대했었다.

다음은 지허 스님 종정 수락 법어 전문

“주장자에 눈이 있는데 그 눈을 보았느냐”

이것을 주장자라고 하는데 “이걸 주장자라고 해도 맞지 않고, 주장자가 아니라고 해도 맞지 않다”고 조사스님들이 그렇게 말씀을 했습니다. 주장자를 이렇게 들어 올리면 들어져 보이고, 주장자를 이렇게 내리면 내렸다고 합니다.

그 보이는 것은 무엇이 보았느냐, 나도 보고 여러분도 보았는데 그 보는 것은 눈이 본 것입니다. 눈이 보았는데 눈 안에 뭐가 있다는 겁니다. 눈에 보인다고 하는 그놈이 있다는 말입니다. 보이고 안 보이고 하는 것은 보이고 안 보이게 느끼는 주인공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름을 자성이라고도 하고, 본성이라고도 하고, 부처라고도 하고, 마음이라고도 하고, 또 마음이 아니라고도 하고, 자성이 아니라고도 하고, 본래 한 물건이 아니라고도 하고 그렇습니다. 마음 앞에 모든 것은 다 평등합니다. 대자대비라고 하는 것은 일체중생 실유불성이다, 모든 생명은 다 불성이 있다 이겁니다. 그 불성 앞에 누가 높고 낮음이 있겠습니까.

수상니우경월색(水上泥牛耕月色)이요,
운중목마체풍광(雲中木馬掣風光)이로다.
위음고조허공골(威音古調虛空骨)하니,
고학일성천외장(孤鶴一聲天外長)이로구나.

물결 위에 진흙소가 달빛을 갈아엎네.
구름 가운데 나무로 된 말이 풍광을 빚어낸다.
위음왕불의 옛 곡조가 허공의 저 뼈다귀이네.
외로운 학 한 마리가 하늘 밖에서 울고 가네.

이 소리를 알아들으면 눈이 있고 이 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면 눈이 어두운 것이라, 봉두유안(棒頭有眼)이다 하는 것은 주장자에 눈이 있다, 주장자에 눈이 있는데 그 눈을 보았느냐 이겁니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사해탈입니다. 불교가 불교다워지려면 생사해탈을 한 사람이 많아야 되고, 생사해탈을 한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생사해탈을 하려면 마음을 내야 됩니다.

생사해탈 하려는 그 마음 세 가지 중 하나는 대신심(大信心)입니다. 신심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냐, 나도 생사해탈을 할 수 있다, 나도 부처님같이 될 수 있다, 나도 가섭존자같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자신을 가지라는 겁니다. 우리가 이 생명을 받을 때 이 생명이 얼마나 귀중합니까. 다음 세상에 사람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이 다음 세상에 불교를 만날지 못 만날지도 모릅니다. 지금 만났으니 지금이 기회입니다.

둘째는 대분심(大憤心), 대분심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은 다하는데 나는 왜 못하느냐 이겁니다.

셋째는 대의심(大疑心),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니라, 화두를 드는데 그 화두를 활구 화두를 들어라 이겁니다. 그래서 깨달아야 한다 이겁니다.

여러분이 산 신심을 일으키고 산 분심을 일으켜 언젠가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도인이 나와 세상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약인수도도불행(若人修道道不行)이나
만반사견경두생(萬般邪見競頭生)이로다.
지검출래무일물(智劍出來無一物)이나
명두미현암두명(明頭未現暗頭明)이로다.

누가 도를 닦는다 하면 닦아지지 않는다.
온갖 그릇된 소견만 다투어 일어날 뿐
지혜의 칼을 빼내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베어버려야
밝음이 나타나기 전에 어둠이 밝아지리라.

나무아미타불

불기 2564(2020). 8. 3.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지허 합장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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